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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 메이 페일
매튜 퀵 지음, 박산호 옮김 / 박하 / 2016년 1월
평점 :
절판
러브 메이 페일/매튜 퀵/박하/영화화되는 소설은 역시 영화에 대한 기대감이~~
책을 읽고 리뷰를 쓰다보면 별을 주게 되는데요. 책을 읽다가 보면 대부분 빨려들기에 대체로 순간적인 감동으로 별을 넉넉하게 주는 편입니다. 때로는 다섯 개를 주는 것으로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요. <러브 메일 페일>도 별을 넘치게 주고 싶은 소설입니다.
저자는 영화화 된 소설인 <실버라이팅 플레이북>을 쓴 매튜 퀵인데요. 이 책에는 저자의 고등학교에서의 문학과 영화 교사, 상담교사의 경험이 녹아 있기에 1020 세대가 좋아할 것 같습니다.
이 소설을 헐리우드에서 영화로 만들고 있다니, 기대가 됩니다. <버드맨>, <스파이더맨>에 나왔던 엠마스톤이 주연이라니, 영화가 나오면 꼭 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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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벽두에 읽어서인지 새출발을 하는 시점에 참 잘 어울리는 소설입니다. 대개 소설은 제목에서 많은 연상을 하게 합니다. 이 소설도 마찬가지고요. 러브 메이 페일! 사랑은 실패할 지도 모른다!
누구에게나 실패는 상가의 일상일 겁니다. 때로는 사랑이나 삶도 실패하게 되겠죠. 그래서 반전이 있는 사랑과 삶은 드라마틱하거나 소설 같다는 생각이 들면서 짜릿한 쾌감을 느끼게 하죠. 저자는 사랑에서 실패를 경험할 수도 있지만 새롭게 시작하는 기적을 만나기에 우울해하거나 기죽을 이유가 없음을 말하고 싶었나 봅니다.
포르노 영화 제작자인 사랑했던 바람둥이 남편을 지켜보며 자신의 삶을 비난해왔던 포샤는 마침내 벽장 속에서 10대와 불륜을 하는 남편을 훔쳐보며 권총을 뽑으려다가 포기합니다. 자칭 페미니스트인 포샤지만 남편의 불륜을 보고도 멋지게 한 방 먹이지 못하고 서러운 눈물이 흘리며 고향으로 돌아가 엄마 집에 머무르게 됩니다. 이름도 모르는 아버지의 존재로 힘들었던 고교 시절에 자신의 버팀목이 되어주었던 문학 선생님의 이야기를 들으며 새로운 용기를 내게 됩니다.
포샤는 대학중퇴자이기에 취업의 길도 까마득하지만 학생에게 두들겨맞아 불구가 된 옛 스승인 버논을 찾아가 그를 벼랑에서 건져 올리죠. 소설가의 꿈을 키우주던 버논 선생님은 포샤에겐 자신에게 <죽은 시인의 사회>에 나오는 키딩 선생님이었거든요. 때로는 아버지 같았던 버논 선생님이 제자에게 만신창이로 맞아 불구가 되었고 자살하고 싶다니, 기가 막힌 일이었죠.
포샤는 절망에 빠져 삶의 기력을 잃은 스승을 구하기 위해 선생님의 이성과 감성 찾기 프로젝트를 시행합니다. 물론 문학교사였던 스승의 감성을 깨어나게 하려고 미국문학을 이용한 여행과 농담으로 분위기를 띄웁니다. 남편 켄의 카드를 긁어 비싼 호텔에서 숙박하며 마크 트웨인의 생가를 찾기도 하고, 소설 <호밀밭의 파수꾼>에 나오는 주인공 홀든 콜필드가 되어 하루를 보내기도 합니다. 켄에 대한 복수도 하고, 선생님에 대한 은혜도 갚는다는 거죠.
그리고 자신처럼 버논 선생님의 은혜를 기억하는 친구 오빠인 척 베이스를 만나면서 소박한 사랑도 키우게 됩니다. 척은 한때는 마약중독자였지만 버논 선생님의 영향으로 마약의 늪에서 빠져나와 이제는 아이들을 가르치며 가난하지만 아이들을 사랑하는 교사가 되기로 했거든요. 포샤는 버논과 연락이 두절된 할머니 수녀 매브를 위해 아들 버논과 어머니 매브를 잇는 가교 역할도 합니다.
인생의 추함과 아름다움......
...... 기억해라-
네가 뭐가 되건
네가 선택한 대로
된다는 걸-115쪽
실패와 기적은 하나의 수직선 위에 공존하는 삶의 형태라는 생각도 들고, 종이의 양면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실패나 성공도 다 생각하기 나름이고, 대처하기 나름이라는 것도요. 삶도 사랑도 실패할 수가 있지만 다시 기적을 일으키기도 하니까요. 사랑이 끝났다는 순간 모든 것을 놓아버리는 사람도 있지만, 알고 보면 새로운 시작의 기회이기도 함을, 자신을 돌아보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함을 느끼게 하는 소설입니다. 새해 벽두에 어울리는 소설입니다. 영화로도 만들고 있다니, 영화에 대한 기대도 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