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잣돈 갚기 프로젝트 - 제15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수상작 보름달문고 62
김진희 지음, 손지희 그림 / 문학동네 / 2015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노잣돈 갚기 프로젝트/문학동네]이런 프로젝트, 나도 해봤으면 좋겠네!^^

 

노잣돈 갚기 프로젝트!

15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수상작이라기에 일단 믿고 읽은 동화다. 다 읽고 난 지금은 유쾌하고 통쾌하면서도 가슴이 따뜻해지며 전율이 인다. 물론 저승사자가 등장하고, 학교 폭력, 거짓말, 도둑질 등 섬뜩한 장면도 있고, 죽을 뻔한 사고도 등장한다. 하지만 그런 충격적인 경험으로 인해 친구에게 저지른 자신의 일탈적 행동들에 용서를 빌고 서로 화해하면서 모두들 제자리로 돌아간다니, 이 얼마나 탁월한 프로젝트인가.

 

 

 

 

책을 읽으면서 나도 이런 프로젝트를 해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자신의 나쁜 버릇이나 습관을 알면서도 잘 지켜지지 않을 때, ‘노잣돈 갚기 프로젝트가 있다면 누구나 행동 수정이 가능할 테니까. 예를 들면 학교 폭력 가해자나 피해자, 다이어트 실패자, 목표를 세우면 작심삼일로 끝나는 사람 등……. 개개인에 맞게 작동하는 노잣돈 갚기 프로젝트가 있다면 분명 대박일 텐데...... 물론 죽었다가 살아 돌아와야 한다는 것이 끔찍하지만 말이다. 실제로 하려면 뇌에 칩을 이식해야 할까. 피부에 칩을 주입해도 가능할까. 어쩜 미래 누군가가 개발하지 않을까 싶은데......

 

주인공 동우는 학교 폭력 가해자이다. 자신보다 약하고 축구도 못하는 준희를 괴롭힌다. 준희의 돈을 뺏거나, 준희를 왕따를 시키거나, 준희를 무시하는 말을 서슴지 않는다. 그러다 결국 사고가 나게 된다.

 

동우는 돈을 달라며 준희를 쫓다가 차도에 뛰어 든 준희를 따라 차도에 뛰어 든 것이다. 문제는 자동차에 심하게 부딪쳤는데, 정신은 말짱한데 유체이탈이 된 것이다. 동우의 몸은 구급차에 실려 가고 혼만 빠져나와 마중나온 저승사자를 따라 저승으로 가게 된다.

 

 

 

 

다행히 저승관문에서 동우는 자신이 잘못 끌려온 것을 알게 된다. 사주와 이름이 같은 아이와 착각한 저승사자의 잘못이었다. 하지만 이승으로 돌아가려면 노자가 필요하다는 저승사자의 말에 노잣돈을 갚기로 하고 노잣돈을 빌리게 된다. 저승시왕 7명에게 심판을 받는 49일 동안 빌린 노잣돈을 갚기만 하면 된다기에 홀가분하게 빌려 이승으로 다시 오게 된다.

 

어쨌든 병원에서 기적적으로 살아난 동우는 저승의 일을 잊고 평소 습관대로 행동하게 된다. 그러다가 저승사자의 경고를 받게 된다. 여행 경비인 노자는 좋은 일을 했을 때 곳간에 저축된다는 저승사자의 말은 깜박 잊은 채 지내다가 저승사자가 보낸 노자 장부를 보게 된 것이다. 50개의 바를 자가 빼곡히 적혀 있고 커다란 빈 수레가 그려져 있는 노자 장부를 채워야 한다는 경고에 깊은 고민에 빠진다. 노잣돈이 김준희에게 갚아야 할 돈일까.

 

 

 

 

친구 태호네 집에서 기적의 소년 퇴원 축하 파티를 하다가 친구들과 함께 태호 아빠의 외국 돈을 훔치는데 가담하게 된다. 노잣돈이 준희에게 갚아야 할 돈이라고 생각한 동우는 준희에게 돈을 주게 된다. 하지만 노자 장부는 전혀 줄지 않자 동우는 더욱 고민에 빠지게 되고, 저승사자와 노자 장부가 수시로 나타나면서 현실과 꿈이 뒤죽박죽 된다. 저승사자는 상대방을 잘 관찰하라는 힌트를 주고 가지만 평소 괴롭힐 줄만 알았던 동우에게 준희에 대한 관심은 어색하기만 할 뿐이다.

 

늘 모둠 활동 후 정리나 청소는 준희 몫인 걸 본 동우는 조금씩 준희를 돕거나 준희 편에 서서 친구들에게 대변해 주게 된다. 그럴 때마다 노잣돈이 줄어든 것을 발견하면서 노잣돈 갚는 방법을 깨치게 된다. 머석하지만 준희를 도와 자기 책상 정돈도 하고, 축구에서 소외된 준희를 자기편으로 끌어들여 함께 즐긴다. 무엇보다 그동안 준희에게 한 못된 짓을 적어보고, 준희의 행동을 적극적으로 관찰하기 시작한다. 그렇게 나름대로 노잣돈 갚기 프로젝트를 실행하게 되는데......

 

하지만 태호네 집에서 훔친 외화 사건을 들키게 되고 학교 선생님들까지 모두 알게 된다. 자신에게 불리하더라도 약한 아이들 편에 서서 올바른 말을 할 수 있게 된 동우의 변화는 힘 센 아이들의 표적이 되고...... 그래도 꿋꿋하게 옳은 일을 하며 옳은 행동을 하게 되면서 동우는 결국 모든 노잣돈을 갚게 된다.

 

진짜 돈을 갚는 게 아니라 준희에게 친절을 베풀거나 돕거나 준희가 좋아하는 일을 할 때 노잣돈이 갚아진다니, 큰 친절이 아니어도 작은 친절로도 노잣돈은 갚을 수 있다니, 준희의 고맙다는 말에 노잣돈이 사라지다니, 준희가 좋아하는 길고양이 도와주기는 대단히 값진 일이라니. 미처몰랐던 진정한 우정의 의미, 그동안의 행동과 말이 얼마나 잘못이었는지를 스스로 깨치는 과정들이 무리없이 진행되기에 이야기 속으로 저절로 빠져들게 된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학교 폭력의 가해자이거나 동조자, 방관자, 피해자라는 사실에서 학교 폭력의 위험성을 절감한다. 학교폭력의 결과, 자살과 우을증, 공포와 외상 후 스트레스를 얻기도 하고 자존감에 상처를 받거나 정상적인 성장에 방해를 받는 경우도 있다는 소식을 접할 때마다 괜스레 마음이 무거웠다.

자신의 행동이나 말에서 무엇이 잘못인지를 점차 깨닫게 되는 동우를 통해 학교 폭력의 해법을 생각한다. 잘못인 줄 모르고 하는 행동, 피해 학생의 마음을 읽지 못하는 가해 학생들의 행동과 말, 그런 학교폭력을 힘으로, 법으로, 돈으로 해결하려는 어른들의 모습도 반성하게 되고......

 

 

  

친구를 관찰하고 친구의 마음을 진심으로 읽을 수 있는 프로젝트가 있다면 해법일 텐데...... 돈으로는 절대 해결할 수 없는 노잣돈 갚기 프로젝트를 통해 친구에게 진 양심의 빚을 갚고, 위험에 빠진 친구를 도와주고, 친구에게 한 모든 잘못을 제대로 용서받는 과정들이 가슴을 뜨겁게 한다, 줄어들지 않는 학교 폭력이기에 이런 관찰과 이해 프로젝트, 용서와 화해 프로젝트가 있다면 해법이 되지 않을까. 돈으로는 절대 해결 할 수도 없는 학교 폭력 해결법이다. 힘이나 법으로도 해결하지 못하는 학교 폭력 해법이기에 노잣돈 갚기 프로젝트, 매력 있다.

 

자신의 잘못을 알면서도 고치기란 얼마나 어렵던가. 어른도 어려운데, 아이들이라면 더욱 어려울 것이다. 이런 프로젝트, 나도 해봤으면 좋겠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