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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의 일인자 1~3 세트 - 전3권 (본책 3권 + 가이드북) - 1부 ㅣ 마스터스 오브 로마 1
콜린 매컬로 지음, 강선재 외 옮김 / 교유서가 / 2015년 7월
평점 :
[로마의 일인자/콜린 매컬로]‘가시나무새‘ 작가가 쓴 로마사 이야기...
로마의 일인자!
제목만 들어도 로마의 공화정 시대의 치열했던 공화정, 군인정치, 원로원, 삼두정치가 떠오르고 마구 설렌다.
더구나 1970년대 후반에 쓴 『가시나무새』로 널리 알려진 오스트레일리아 여류 작가 콜린 매컬린의 작품이라니, 흥분할 정도다. 『로마의 일인자』는 콜린 매컬로의 ‘마스터 오브 로마’ 시리즈 3부작 중 제1권이기에 거의 대하소설 급이다. 해서 전쟁 영웅들과 귀족들의 정치적 교섭, 정략결혼, 로맨스를 세세하게 담고 있다. 만약 이 소설이 드라마화 된다면 미니시리즈가 되겠지.
오, 이런!
책 속엔 저자가 직접 그린 로마 시 지도와 지중해 세계지도, 루키우스 코르넬리우스 술라 등이 있어 이해를 돕는다. 글 솜씨에 그림 솜씨까지 있다니, 놀랍다.
어느 나라든 일인자가 되긴 어려운 법이다. 더구나 세계를 호령했던 대 로마대국의 일인자가 되기란 쉽지 않은 법이다.
소설은 로마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인 기원전 110~27년의 기간의 로마사다. 왕정을 몰아내고 공화정으로 전환된 로마의 세력다툼과 지중해 전 지역으로 영토를 확장하면서 로마제국이 완성되는 과정을 다룬다. 엘리트 집단인 원로원, 집정관, 기타 관직에 대한 권력과 재력을 지닌 귀족과 전쟁 영웅들의 치열한 자리다툼이 나와 있다.
저자는 이탈리아 중부에서 시작한 로마가 지중해 전 지역으로 퍼져가는 정복의 역사, 그런 대국을 통치하기 위한 로마 권력층의 고민, 전리품으로 얻은 막대한 부를 흥청망청 사용하면서 사치와 부패로 타락하는 일부 세력들, 가난한 권력자와 침략전쟁으로 막대한 부를 획득한 신진 부자들과의 결탁 등의 로마사를 흥미진진한 드라마로 만들었다.
초반에 나오는 낯선 이름들과 그에 관련된 인맥들을 읽어 내기는 힘들지만 신흥 세력인 마리우스와 카이사르의 딸 율리아와의 정략결혼이 나오는 부분부터는 쾌나 흥미진진해서 속도감있게 읽힌다.
1편에서 가장 인상적인 대목은 가문이 좋으나 재산이 적은 카이사르가 재산이 많아진 기사계급 출신의 장군인 마리우스에게 자신의 장녀와 정략적인 결혼을 제의하는 장면이다. 카이사르는 자신의 아들에겐 원로원 자리를 얻을 수 있는 재산을 얻게 하고, 로마 최고의 갑부축에 들지만 내세울 것 없는 가문의 마리우스에겐 집정관 자리를 서로 약속하면서 윈윈 전략을 세운다. 30년 차이가 나는 결혼이지만 아버지뻘의 마리우스를 좋아하는 율리아의 사랑도 흥미진진하고…….상류층이 아닌데다 여자보다 군대를 사랑한 가이우스 마리우스가 천재적인 군대 지도력으로 영토를 넓혀가며 쌓은 부로 로마 최고의 갑부층으로 등극할 수 있었다니, 피해지역의 통곡 소리가 들리는 것 같고......
가난했던 아버지 밑에서 자란 술라가 동성에게 더 끌리다가 뒤늦게 카이사르의 둘째 딸에 끌리는 이야기, 카이사르와 마리우스의 견제 등 모두 흥미로운 이야기다.
가장 뛰어나다고 해서 로마의 일인자가 될 수 없었던 시절이기에 적절한 기회를 잡기 위해 전략을 짜는 세력가와 자산가들의 이야기가 예나지금이나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정치를 하고 싶었던 전쟁 영웅들, 돈이 있어야 진출할 수 있는 원로원이나 집정관 등 관직, 재산, 파벌, 집안에 끌려서 하는 정략결혼 등 지금과 달라진 것이 없음에 놀랍다.
작가가 쓴 로마사이기에 쉽게 읽혀지는 걸까? 소설 형식으로 썼기에 인물의 성격 묘사나 행동 묘사가 생생해서 더욱 실감나게 읽힌다. 권력에 대한 집착을 드러내는 세력가들을 보며 춘추전국 시대의 제왕들이 떠오르기도 하고, 명문가 출신과 부유한 평민들의 정치적 결탁과 투쟁을 보며 삼국지의 군웅할거가 연상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