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고 굵은 고전 읽기/고전, 그저 재미있게 읽으면 돼요~~

짧고 굵은 고전 읽기 - "고전 읽어 주는 남자" 명로진의
명로진 지음 / 비즈니스북스 / 2015년 10월

짧고 굵은 고전 읽기/명로진/비즈니스북스/고전, 그저 재미있게 읽으면 돼요~~ 

고전 읽기를 즐기는 편이지만 아직도 그 깊이와 넓이는 약한 편이다.  여전히 고전이라면 으례 읽으면서 음미해야 된다는 생각이 들고, 읽으면서도 난해하거나 복잡한 인물 관계도에 막혀 읽는 속도가 느려져 따분해 질 때가 있다. 그러니 시작은 했으나 완독은 어려운 것이 고전 읽기요. 읽기는 했으나 여전히 이해는 어려운 것이 고전읽기다.

명로진의 짧고 굵은 고전 읽기!

딱딱한 고전이나 어려운 고전, 메타포가 많은 고전을 어렵지 않게 술술 풀어 쓴 책이라서 반갑다.  저자인 명로진이 신문 기자, 배우, MC, 강사의 이력을 살려 함축적 의미가 가득한 고전들을 드라마틱하게 내려 쓴 책이랄까. 이전에 저자의 저서를 몇 권 읽으면서 재미있게 쓰는 작가임을 알았기에 선뜻 고른 책이기도 하다.

대개 고전을 읽으려면 배경지식이 필요한 법인데, 그런 배경 지식도 담고 있기에 깊은  이해를 도와준다. 그러니 술술 재미있게 읽힐 밖에. 

저자가 말하는 고전을 이해하는 방법을 보자.

 동양 고전인 《논어》를 이해하려면 춘추전국시대를 전반적으로 알아야 하고, 춘추전국시대를 알려면 명나라 문장가 풍몽룡이 쓴 《열국지》를 통해 춘추전국시대의 인물에 대한 이해부터 있어야 한다. 그리고, 《사기》, 《중국 역대 인명 사전》,《중국사》등을 꿰고 있어야 《논어》에 대한이해가 제대로 시작된다. 서양고전《일리아스》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배경지식은 필수다.《일리아스》를 이해하려면   헤시오도스의《신들의 계보》, 오비디우스의 《변신 이야기》등을 읽어야 된다.

《논어》,  《맹자》, 사마천의 《사기열전》,  헤로도토스의 《역사》, 플라톤의 《향연》, 한비자의 《한비자》,  《시경》, 플라톤의 《소크라테스의 최후》, 호메로스의 《일리아스》,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 《장자》, 오비디우스의 《변신이야기》 등 12편의 동서양 고전 중에서 중요한 부분을 고르고 골라 살을 붙인 이야기를 정말로 소파에 뒹굴며 읽었다. 이미 알고 있는 내용들이 많아서 더욱 재미가 있었다고 할까?  

자로야, 너에게 안다는 것이 무엇인지 가르쳐 주마. 아는 것을 안다고 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 것, 이것이 진짜 아는 것이니라!  -《논어》 <위정>  편

너 자신을 알라고 하며 아테네 시민들이 모르고 있다는 사실을 수긍하게 만들었던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소크라테스나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인정하게 만든 춘추전국시대의 공자를 보면 아는 척하는 습관의 미개성을 깨닫게 된다. 정확히 알지 못하면서 아는 척 하는 습관이 무지의 소치임도, 소인배의 소행임도 깨닫게 된다. 

자기가 원하지 않는 것을 남에게 행하지 마라.- 《논어》 <위렬공>  편

무엇이든지 남에게 대접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에게 대접하라던 예수님의 말씀이나 진배 없는 표현이다. 굳이 고전을 아니어도 살면서 깨치는 이야기지만 그래도 진리는 예나지금이나 다르지 않고, 동양과 서양이 다르지 않음에 새삼 경이롭다.

평소에 동양 고전은 많이 읽은 편이기에 서양고전 편이 더욱 새롭게 와 닿았다. 헤로도토스의 《역사》나 오비디우스의 《변신이야기》, 호메로스의 《일리아스》는 아직도 접한 적이 없기에 말이다. 

한 편의 고전을 이해하기 위해 엄청난 양의 배경지식을 필요로 하는 고전이기에 나도 고전의 완독을 욕심내지는 않는다. 첫 술에 배부르지 않음을 알기에 고전의 완전한 이해도 욕심 내지 않는다.  그러니 이렇게 고전의 짧은 대목이나마 풀어준 책을 만난 것만으로도 무지 반갑다.   짧은 고전 읽기이지만 쉽게 풀어준 책으로 인해 하루의 지혜를 즐겁게 얻는 것만으로도 족하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