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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멋진 문장이라면 - 필사, 나를 물들이는 텍스트와의 만남
장석주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15년 10월
평점 :
이토록 멋진 문장이라면/아이들과 함께 한 필사의
순간들~
어린 시절부터 시나 수필을 읽다가 보면 여러 번 음미하게 되는 부분이 있었다. 그렇게 여러 번 음미하다가 보면 저절로 펜을 잡고 베껴쓰기를
하곤 했다. 그게 필사라는 걸 최근에 와서야 알았다. 비록 부분적인 필사이지만 나도 나름 필사를 해 온 것임을 책을 통해 알게 된 것이다. 많은
작가들이 필사를 통해 글 쓰는 법을 익히고, 필사를 통해 글의 깊이를 음미하고, 작가의 문장과 정신을 탐한다고 했다.
![](http://image.yes24.com/blogimage/blog/a/r/ary68017/SDC10336.JPG)
내게도 필사는 글 속에서 보물을 만나는 시간이다.
삶의 지혜가 담긴 좋은 문장을 베껴쓰다가 보면 문장의 리듬을 알게 되고, 함축적 의미를 담은 낱말을 따라 쓰다가 보면 그 세련미에 반하게
된다. 그렇게 좋은 글을 필사하고 있으면 마치 멋진 신세계에 들러선 기분이 들고, 여러 번 음미하다가 보면 나도 그렇게 글을 쓰고 싶어진다.
![](http://image.yes24.com/blogimage/blog/a/r/ary68017/SDC10337.JPG)
장석주 시인이 쓰고 엮은 필사책 《이토록 멋진 문장이라면》을 읽고 베껴쓰면서 마치 어릴 적 소풍날 즐겨햇던 보물찾기를 한 기분이다.
익숙한 문장은 반갑게 필사하게 되고, 낯선 문장은 처음 만난 즐거움에 빠져 필사를 하게 된 책이다.
![](http://image.yes24.com/blogimage/blog/a/r/ary68017/SDC10338.JPG)
감정을 다스려주는 명문장, 인생을 깨우쳐주는 명문장, 일상을 음미하게 해주는 명문장, 생각을 열어주는 명문장, 감각을 깨우는 명문장
등 많은 글들과 조우하며 설렘과 감동, 깨우침의 기쁨을 만끽하게 된다.
동서고금의 유명 작가들을 한 자리에서 만나는 즐거움도 준다.
![](http://image.yes24.com/blogimage/blog/a/r/ary68017/SDC10339.JPG)
내가 만년필로 필사를 하고 있으니 유치원에 다니는 조카도 만년필로 따라하고 싶다기에 좋아하는 부분을 필사하게 했다.
![](http://image.yes24.com/blogimage/blog/a/r/ary68017/SDC10341.JPG)
손에 온통 잉크를 묻히고 말았지만 시를 쓰면서 시를 변형시키기도 했다. ㅎㅎ
빗방울이 자동차 위에 떨어진다. 띠용-띠용-띠용-띠용 떨어진다.
빗방울이 내 우산 위에 떨어진다. 통-통-통-통 떨어진다.
빗방울이 내 머리 위에 떨어진다. 숑-숑-숑-숑 떨어진다.
빗방울이 창문 위로 떨어진다. 줄-줄-줄-줄 떨어진다.
빗방울이 내 손바닥 위에 덜어진다. 탕-탕-탕-탕 떨어진다.
곁에 있던 훈이도 노래를 변형하겠다며 동요<달>의 내용을 바꾸고 그림도 그렸다. ㅎㅎ 피자가 먹고 싶었나 보다.
![](http://image.yes24.com/blogimage/blog/a/r/ary68017/SDC10340.JPG)
한 번의 필사는 몇 번의 읽기와 맞먹는다고도 했던가? 매일 독서를 하면서도 전체적인 필사를 해본적은 없기에 언젠가는 멋진 소설을 필사하고
싶다. 비록 부분적 필사이지만 필사는 나의 소중한 취미이기도 하기에 내게로 온 멋진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