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멋진 문장이라면 - 필사, 나를 물들이는 텍스트와의 만남
장석주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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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멋진 문장이라면/아이들과 함께 한 필사의 순간들~ 

 

 

어린 시절부터 시나 수필을 읽다가 보면 여러 번 음미하게 되는 부분이 있었다. 그렇게 여러 번 음미하다가 보면 저절로 펜을 잡고 베껴쓰기를 하곤 했다. 그게 필사라는 걸 최근에 와서야 알았다. 비록 부분적인 필사이지만 나도 나름 필사를 해 온 것임을 책을 통해 알게 된 것이다. 많은 작가들이 필사를 통해 글 쓰는 법을 익히고, 필사를 통해 글의 깊이를 음미하고, 작가의 문장과 정신을 탐한다고 했다.

 

 

 

내게도 필사는 글 속에서 보물을 만나는 시간이다.

삶의 지혜가 담긴 좋은 문장을 베껴쓰다가 보면 문장의 리듬을 알게 되고, 함축적 의미를 담은 낱말을 따라 쓰다가 보면 그 세련미에 반하게 된다. 그렇게 좋은 글을 필사하고 있으면 마치 멋진 신세계에 들러선 기분이 들고, 여러 번 음미하다가 보면 나도 그렇게 글을 쓰고 싶어진다.

 

 

장석주 시인이 쓰고 엮은 필사책 《이토록 멋진 문장이라면》을 읽고 베껴쓰면서 마치 어릴 적 소풍날 즐겨햇던 보물찾기를 한 기분이다. 익숙한  문장은 반갑게 필사하게 되고,  낯선 문장은 처음 만난 즐거움에 빠져 필사를 하게 된 책이다.

 

 

감정을 다스려주는 명문장, 인생을 깨우쳐주는 명문장, 일상을 음미하게 해주는 명문장, 생각을 열어주는 명문장, 감각을 깨우는 명문장 등 많은 글들과 조우하며 설렘과 감동, 깨우침의 기쁨을 만끽하게 된다.  

동서고금의 유명 작가들을 한 자리에서 만나는 즐거움도 준다.

 

 

내가 만년필로 필사를 하고 있으니 유치원에 다니는 조카도 만년필로 따라하고 싶다기에 좋아하는 부분을 필사하게 했다. 

 

 

손에 온통 잉크를 묻히고 말았지만 시를 쓰면서 시를 변형시키기도 했다. ㅎㅎ   

 

빗방울이 자동차 위에 떨어진다. 띠용-띠용-띠용-띠용 떨어진다.

빗방울이 내 우산 위에 떨어진다. 통-통-통-통 떨어진다.

빗방울이 내 머리 위에 떨어진다. 숑-숑-숑-숑 떨어진다.

빗방울이 창문 위로 떨어진다. 줄-줄-줄-줄 떨어진다.

빗방울이 내 손바닥 위에 덜어진다. 탕-탕-탕-탕 떨어진다.

 

곁에 있던 훈이도 노래를 변형하겠다며 동요<달>의 내용을 바꾸고 그림도 그렸다. ㅎㅎ 피자가 먹고 싶었나 보다.

 

 

 

한 번의 필사는 몇 번의 읽기와 맞먹는다고도 했던가?  매일 독서를 하면서도 전체적인 필사를 해본적은 없기에 언젠가는 멋진 소설을 필사하고 싶다. 비록 부분적 필사이지만 필사는 나의 소중한  취미이기도 하기에 내게로 온 멋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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