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트웨인의 미스터리한 이방인
마크 트웨인 지음, 오경희 옮김 / 책읽는귀족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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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트웨인의 미스터리한 이방인 /마크 트웨인의 유고작, 역시 은유와 유머가~

 

이건 뭐지? 싶은 책이다. 톰소여의 모험, 허클베리 핀의 모험의 저자인 마크 트웨인 식의 풍자와 유머지만 여태껏 읽은 톰소여의 모험, 허클베리 핀의 모험등 마크 트웨인의 글과는 생판 다르다. 마크 트웨인의 유고 작이라는데, 인간 존재에 대한 종교적 편견을 가진 중세인들의 이야기이기에 일단 낯설다. ‘인간 존재론적 자기반성의 철학적 통찰!‘ 이라는 표지의 말처럼 종교적이고 철학적이기에 깊은 생각을 유도한다. 더구나 근대와 현대의 모습이 아니라 중세시대인 1590년대의 오스트리아의 종교적 분위기를 배경으로 인간의 탐욕과 변덕스러움 등 인간의 내면을 그리기에 넓은 이해를 필요로 한다.

  

종교가 세상을 지배하던 중세에 신은 있었을까 싶다. 권력자나 종교 지도자가 신보다 우위에 있지 않았을까 싶다. 어쩌면 신도 없고 인간도 없고 오직 힘 센 욕망의 지도자만 존재하지 않았을까?

 

소설에서는 소년의 가면을 쓴 사탄이 미스터리한 이방인으로 등장한다. 사탄은 아이들의 눈을 통해 인간 사회의 진실을 보게 하고 깨닫게 하면서 인간 사회를 마구 조롱하고 비웃는다. 어린왕자 같은 마크 트웨인 식의 낯선 이방인 소년이 마치 선악을 알게 하는 존재 같다는 생각도 든다.

 

바야흐로 중세인 16세기 말, 종교적 색깔이 짙은 오스트리아에선 하느님의 계획에 불만을 표시할 수 있다는 이유로 보통 사람들의 지식 교육은 위험한 것으로 여겨졌다. 교육이란 오로지 신실한 크리스천이 되도록 하는 지식으로 족하던 시대였다.

마을의 종교 지도자엔 사탄과 맞짱 떴다고 알려진 열정적이고 올곧은 아돌프 신부님과 마을 사람들이 사랑하는 피터 신부님이 있었다. 하지만 점성술사를 신뢰하는 아돌프 신부님과 달리 점성술사를 신뢰하지 않는 피터신부님은 이단처럼 말을 했다는 고발을 당한다. 더구나 자신의 조카인 마게트로부터 고발당했다는 이야기가 떠돌기도 한다. 결국 점성술사와 적이었던 피터 신부님은 소신껏 한 말로 인해 이단으로 오해받게 되고 성직에서 해고되면서 가난하고 힘든 생활을 하게 된다.

 

 

한편 마을의 삼총사 니콜라우스, 세피, 테오도르는 절벽 꼭대기에 있는 성의 하인에게서 유령 같은 초자연적인 것을 무서워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그러다가 만난 소년은 자신이 천사이자 사탄이라며 재미난 이야기를 들려준다. 안 되는 것이 없는 이상한 소년은 낯선 이방인이 되어 마을 곳곳을 돌아다니며 마을 주민들을 시험하기 시작한다. 길고양이를 통해 돈으로 유혹하면서 사람들의 마음을 보여준다.

사탄은 먹거리도 없을 정도로 가난해진 피터 신부님의 지갑에 거액의 금화를 넣어주고 물욕을 시험하기도 한다. 피터 신부님은 그 금화가 사탄의 시험이자 함정임을 알면서도 자신의 어려움을 구하기 위해 그 금화로 빚도 깊게 된다.

하지만 점성술사는 그 돈이 자신의 돈이라는 유언비어를 터뜨려 피터 신부님을 감옥에 보내게 되고, 억울하게 도둑 누명을 쓴 피터 신부님은 유죄 판결을 받으면서 미치광이가 된다.

 

인간이 얼마나 욕망 덩어리인지, 약하고 가련한 존재인지, 동물보다 못한 도덕관념을 가졌는지, 얼마나 어리석고 하찮은 존재인지, 돈 앞에 흔들리는 약한지, 항상 거짓을 일삼고 지키지도 못할 도덕을 요구하는 불합리한 존재인지를 꼬집는 이야기다. 중세 분위기에 대한 이해가 어렵지만 역시 유머와 풍자가 가득하다. 마크 트웨인 특유의 유머를 곁들인 풍자에 반성까지 담겨 있다.

 

 

지배층과 생각이 다르거나 기득권층에 불리한 입장을 가진 이들을 여지없이 이단으로 내몰거나 마녀사냥을 하던 시대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의 이중성을 생각한다. 언제나 자신들에게 유리한 쪽으로 해석하고 싶어 하는 변덕스러운 잣대의 불합리성을 생각한다.

 

미스터리한 이방인은 사탄의 모습으로 그려졌지만 선악을 구별하게 하는 존재일 것이다. 인간의 불합리와 부도덕, 비이성에 비판을 던지는 날선 존재일 수도 있다. 어쩌면 잘못된 풍조에 거부하고 싶고, 잘못된 종교에 저항하고 싶은 내면의 일부를 형상화한 것이 미스터리한 이방인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마크 트웨인의 유고 작이라기에 반갑게 읽은 책이다. 역시 마크 트웨인의 은유와 유머는 날카롭고 힘이 있어서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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