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칙한 콘텐츠 인문학 - 신데렐라부터 건담까지, 콘텐츠 속에 감춰진 시대의 욕망 읽기
박규상 지음 / 팜파스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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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칙한 콘텐츠 인문학/박규상/팜파스/다양한 콘텐츠에서 비틀어보고 인간 욕망을 해부하다~

 

발칙한 행동에는 기발하게 다르거나 참신하다는 의미를 내포한다. 발칙한 행동은 막된 행동이거나 모범을 벗어난 표현이다. 사전에는 발칙하다는 말의 정의를 하는 짓이나 말이 매우 버릇없고 막되어 괘씸하다라고 한다. 그래도 발칙한 행동이나 말은 새로운 충격을 주기에 얄밉지 않고 귀엽다는 느낌이 든다.

 

 

발칙한 콘텐츠를 더욱 발칙하게 비틀어 보는 인문학을 통해 다양한 콘텐츠에 감춰진 인간의 심리를 읽고 인간의 욕망을 파헤쳐 보니, 참으로 신선하다. 이전과는 다르게 비틀어보는 이런 발칙한 시도를 통해 현재의 인간 욕망을 이해하고 미래 사회를 상상하는 힘을 얻게 된다. 책 속의 작은 주제들마저 발칙스럽다.

 

백마 탄 왕자님이 사실은 못난 찌질이가 아니었을까? 라니! 이렇게 고정 관념을 뒤집은 제목이 몹시 재미있다. 많은 소녀들의 로망인 백마 탄 왕자님이 만약에 찌질이라면 그의 인기가 곧 시들해질 텐데. 모든 동화 속 왕자는 백마 탄 왕자라고 상상하는 게 동화적으로 그럴 듯해 보이는 이유로 신화 속의 나는 백마 페가수스, 인도신화에 등장하는 신 비슈누의 10번째 환생체인 영웅 칼키가 타고 다닌 백마. 신라 천마도의 백마, 기독교의 백마 등을 등장시킨다.

 

 

동화적 상상에서 생겨난 백마 탄 왕자는 원작에는 없지만 산업화 과정에서 생겨난 가공의

소산이기에 허상이기에 어쩌면 찌질이 였을 수도 있다니. 제발 소녀들의 로망을 깨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 비록 헛된 로망이라도 로망을 가짐으로써 얻는 위로도 있으니까.

 

왕자는 클럽 부킹 녀로 신데렐라를 선택했다? 왜 슈퍼히어로는 거추장스런 망토를 입을까? 슈퍼히어로의 이중생활을 바라보는 시선, 800년의 욕망, 작은 발의 신데렐라 등 기존 생각을 비틀어 보는 이런 저런 시도가 무척 흥미롭다.

 

지금은 창의력 시대다. 그러니 이렇게 동화의 생각을 비틀고, 만화의 내용물을 바꾸고, 예술에 대한 고정관념에 저항하는 것이 대세다. 이렇게 세상의 풍조를 알 수 있는 콘텐츠를 통해 세상을 알아가고 삶의 지혜를 찾고, 삶의 방향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의인화의 상상력과 패러노멀 상상력이 만들어 낸 다양한 콘텐츠의 시대이기에 기존 가치를 뒤집어보고 고정 관념을 깨는 일은 의미 있는 일이다.

 

 

저자의 시선을 따라 다르게 보고, 뒤집어 보고, 비틀고 거꾸로 보다가 보니, 어느덧 다양한 콘텐츠를 더욱 비틀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동화 속 도움을 주는 어른을 대부분 키다리 아저씨로 상상한다. 만약 도움을 주는 아저씨가 두꺼비처럼 못생기고 땅딸막한 노인이라면 소녀들의 로망에 찬물을 끼얹는 일일까? 만약 도움을 약속했던 키다리 아저씨가 아닌 키다리 아줌마였다면 이야기의 묘미는 떨어지는 걸까?

 

인간의 욕망을 드러내는 발상들이 지나치게 참신해서 낯설기도 하고, 노골적인 표현에 거부감도 들기도 한다. 그 모두가 인간의 이중적인 모습의 반영이 아닐까 싶다. 이렇게 발칙한 콘텐츠만 모아도 보는 맛이 있는데, 발칙한 콘텐츠를 인문학으로 풀어 놓으니 더욱 발칙한 생각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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