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에 대한 거의 모든 지식 - 상 - 조선의 왕 이야기 한국사에 대한 거의 모든 지식
박문국 지음 / 소라주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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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한국사에 대한 거의 모든 지식-조선의 왕 이야기 상/박문국/소라주

 

카카오스토리 36만 채널 <5분 한국사 이야기>운영자인 박문국의 한국사에 대한 거의 모든 지식- 조선의 왕 이야기는 카카오스토리 36만 채널 <5분 한국사 이야기>에 싣던 이야기를 엮은 책이다. 카카오스토리를 보지 않지만 역사부문 1위에 올랐던 조선 왕에 대한 흐름을 읽으며 이전에 알던 한국사에 튼실한 살과 근육을 붙인 느낌이다. 이미 알고 있던 조선시대의 왕에 대한 지식에 보충 설명이 더해졌기에 조선 왕에 대해 제대로 알차게 훑고 지나가는 느낌이다.

 

 

책에선 태조에서부터 선조에 이르는 이야기까지 있다.

조선의 개국을 이야기 할 때 빠지지 않는 것이 고려 말의 망국적 분위기와 위화도 회군, 충신 제거, 왕위 세습의 안정화일 것이다. 여태 알고 있던 역사적 내용에 연구 결과물이 더해져 많은 보충 설명들을 접할 수 있어서 좋았다.

 

이성계의 위화도회군은 조선의 개국에 있어서 가장 드라마틱한 사건일 것이다.

원나라 관직을 가졌던 이성계의 아버지 이자춘은 큰 나라인 원 나라를 두고 왜 원에 사대하던 조선에 귀화한 걸까? 단지 원나라의 이민족 차별정책 때문일까? 원나라의 망국의 분위기를 눈치 챈 것은 아닐까? 고려는 귀화한 이자춘의 도움에 힘입어 고려의 옛 땅인 쌍성총관부를 되찾는데 성공을 하게 되지만 곧 호랑이를 들여온 꼴이 되고 말았으니, 누구를 탓해야 할까? 이러한 결탁에 대해 세력이 약해진 고려, 민심이 돌아 선 고려의 결말을 예측한 충신은 없었을까?

이성계의 회군의 가능성을 눈치 채고 요동정벌에 나설 결심을 하지만 최영의 참전을 반대한 우왕으로 인해 최영은 우왕 곁에 남게 된다. 만약 최영 장군이 참전했다면 회군을 막지 않았을까? 위화도회군을 막을 절호의 기회를 놓쳐버렸다는 사실이 최영의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클 것 같다. 만약 최영이 요동정벌에 나섰다면 우왕의 염려대로 우왕이 이성계 측근에게 시해당했을까? 겁쟁이였던 고려왕들을 보며 신하들은 얼마나 답답했을까 싶다.

활솜씨가 뛰어나 일본과 중국에서도 알아주던 신궁이었던 이성계의 활약도 눈부시다. 장수들마저 그런 이성계의 회군에 동의했다는 것은 고려의 망조나 이성계의 군사반란에 힘을 실어준 것이다. 만약 위화도 회군이 아니었다면 이성계가 정권을 잡기까지 시간이 꽤나 걸리지 않았을까 싶다.

 

 

이성계의 정권 욕심을 눈치 챈 이인임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부하인 이성계를 믿었던 최영은 이성계도 자신처럼 사사로운 욕심 없이 고려에 충성한다고 믿었던 걸까?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 최영의 결말이 못내 아쉽다.

 

위화도회군이 성공한 이후엔 이렇게 자연스럽게 정권을 받으려는 구색을 갖추게 되고, 조선 건국 이후 고려의 색을 벗기 위한 법 제정, 안정기에 접어들 때까지의 숨은 공신들 이야기 등에 대한 보충 설명들이 몹시 자세하다. 우왕의 폐위와 우왕의 아들인 여덟 살 창왕의 즉위와 폐위, 45세 공양왕의 즉위, 평화적인 정권 교체인 양 선양의 방식으로 공양왕에서 이성계로 이어진 정권 교체를 보면서 힘이 빠진 고려왕들의 무기력함에 백성과 신하는 얼마나 참담했을까 싶다.

 

 

자신의 고향인 화령과 고대국가인 조선중 하나를 국호로 선택해 달라며 명나라에 사신을 보내야 했던 사대의 시대였지만, 조선에서는 그 후에도 남은과 정도전 등이 동명왕의 땅을 되찾자며 요동정벌을 주장한 이야기에선 중국의 손아귀에서 벗어나고 싶은 열망을 엿보게 된다. 조선왕조의 틀이 태종 이방원에 이르러서야 본격적인 틀을 갖춘 이야기, 이후에 이어지는 왕들의 이야기까지 새롭고 참신한 이야기들이 많은 책이다.

 

죽은 이후에 붙여지는 왕의 이름인 묘호의 기원이 기원전 1500년대의 왕조인 상나라 때부터 시작했으며, 원칙적으로는 황제만 쓸 수 있었으나 조선에서도 사용한 이유, 군주가 죽은 이후 태묘에서 제사 지낼 때 쓰는 이름이지만 선왕의 업적을 기리거나 역사서를 편찬할 때에도 사용했던 이야기까지 덤으로 볼 수 있었던 책이다.

 

마치 인기리에 방송되는 KBS 역사저널 그날을 보는 느낌도 들었다. 아무튼 드라마틱한 조선의 왕에 대한 이야기에 술술 읽히는 책이다. 제목만큼이나 조선 왕에 대한 거의 모든 지식을 섭렵한 기분이다. ㅎㅎ

 

하나의 역사적 사건에는 그 배경과 무대, 의미, 주연과 조연, 엑스트라 등의 인물이 있는 법인데, 그런 설명까지 곁들이고 있기에 역사의 한 장면 속으로 빨려드는 기분이었다. 그 인물에 몰입되어 역사 속 그날 속으로 들어갈 수 있었던 책이다. 하나의 사건을 설명하기 위해 중국과 일본 등 동아시아 역사도 가져오고, 조연들의 의도까지 세심하게 살필 수 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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