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할아버지의 이상한 마당 한림아동문학선
임혜령 지음, 임석재 동시, 이광익 그림 / 한림출판사 / 2015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야기 할아버지의 이상한 마당/이야기와 동시가 샘솟는 신기한 정원 같아~

 

 

옛 이야기를 들려주는 할머니나 할아버지, 어른들의 존재감은 손자손녀의 삶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대단한 것 같아요. 어릴 적 외할아버지에게서 들은 이야기들이 아직도 기억이 나고, 명절 때마다 큰집 어른들에게 듣던 집안 이야기가 아직도 가슴에 남아 있는 것을 보면 말입니다.

 

 

동화책 속의 이야기 할아버지의 너른 마당엔 갖가지 꽃들이 피어나기에 새와 곤충, 동물들이 마구 뛰어다니는 곳입니다. 이 한국형 정원에선 계절을 따라 꽃들이 피고지고를 반복하기에 온갖 일이 일어납니다. 이야기할아버지는 계절마다 일어나는 이야기를 엮고 다시 동시로 들려 주기에 독특한 형식의 동화랍니다. 할아버지의 널따란 마당은 상상하는 모든 것이 이뤄지는 곳입니다. 원하는 모든 것이 가능한 곳입니다. 그러면서도 사랑과 배려, 관심과 이해, 조화와 흥겨움이 있는 곳입니다. 인간과 동물, 식물의 언어가 모두 하나인 곳이기에 누구와도 대화가 가능한 소통의 꽃밭입니다. 무엇보다 이야기와 동시가 매일 매일 샘솟기에 신기한 한국형 정원 같아요. 비밀의 화원 같은 이야기 화원 말이죠.

 

이야기 할아버지의 너른 마당엔 계절을 알리는 꽃들이 피는데요. 봄의 전령사인 노란 개나리가 늦잠꾸러기인가 봅니다. 겨울잠을 더 자고 싶은 개나리가 눈을 뜨지 않는 바람에 할아버지 마당의 꽃들도 온통 겨울 나라입니다. 하지만 노란 개나리꽃이 보고 싶다며 귀엽게 재잘대는 병아리의 애교에 개나리도 반갑게 꽃을 피웁니다. 봄의 시작을 알리는 개나리의 노란 종소리에 연초록의 버드나무가 가지를 뻗으며 기지개를 폅니다. 나비 한 쌍도 날아들면서 이야기할아버지의 봄 마당엔 활기찬 봄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시간이 지나 여름이 오면 솔방울들과 찌르레기들, 참새들의 여름 이야기가 생겨납니다.

 

가장 흥미로운 것은 가을인데요. 어느 가을날 늦은 밤 결혼식을 치르는 두더지들의 결혼식이 멋지게 펼쳐집니다. 이야기할아버지의 주례와 마당 가득한 꽃과 나무들의 들러리, 노란 축복의 등불이 되어준 달맞이꽃, 별빛과 꽃빛으로 베를 짜는 베짱이의 축하 선물, 별빛 달빛 조명, 달나라 옥토끼의 계수나무 씨앗 선물과 떡 선물, 달나라로의 신혼여행 등 환상적인 이야기가 흥미롭네요.

 

 

이야기 할아버지의 이상한 마당은 이야기와 동시가 샘솟는 신기한 마당입니다. 비밀의 이야기 가 가득해서 가보고 싶은 마당입니다.

 

<이야기 할아버지의 이상한 마당>을 읽으며 문득 오래 전에 작고하신 외할아버지를 생각하게 됩니다. 무뚝뚝한 경상도 할아버지지만 한 번씩 내뱉는 옛날이야기가 그렇게 구수할 수가 없었기에 할아버지의 시시콜콜한 이야기에 빨려 들던 어린 시절이 그리워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