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으로 똥을 닦는 돼지
최은옥 지음, 오정택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15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책으로 똥을 닦는 돼지 /책 사용법 대회를 여는 이상한 마을에서는 지금...

 

백성들을 지도자에게 쉽게 복종하도록 만드는 방법이 여러 가지 있겠지만 글을 가르치지 않는 것도 한 방법일 것이다. 글은 알아도 아무 책을 읽지 않도록 금지도서를 만드는 것이리라. 독서로 인해 생각이 달라지기에 막강한 독재자라면 아예 책 사용법을 달리할 지도 모를 일이다. 책으로 똥을 닦는 돼지처럼 말이다.

 

 

버드나무 마을은 이상한 마을이다. 마을의 모든 동물들이 책읽기를 하지 않는다. 동물들은 책이 읽는 물건이라는 사실도 모르기에 아예 읽을 생각조차 없다. 대신 마을 동물들에겐 나름의 책 사용법이 있다. 시장님이 직접 가르쳐 주기도 하고, 버드나무 마을 시장이 일 년에 한 번씩 여는 책 사용법을 자랑하는 대회를 통해 배우기도 한다. 점수를 많이 얻게 되면 상품도 주는 책 사용법 대회는 마을에서는 큰 잔치이기에 모두가 기다리는 대회다. 이번에도 버드나무 마을 시장은 책 사용법 대회를 개최한다고 마을 동물들에게 알렸다.

 

마을 동물들이 익힌 기발한 책 사용법이 나름 유용하거나 기발하다.

꼬마돼지 레옹은 책으로 똥을 닦는다. 뱀 할머니는 책을 햇빛 가리개로 사용한다. 곰 아저씨는 책을 잠잘 때 베는 베개로 사용한다. 개구리는 책을 세워놓고 펄쩍 뛰어 넘기 등 놀이기구로 사용한다.

 

 

동물들은 책 사용법을 알려주는 자상한 시장님을 존경하기에 마을 광장 분수대엔 거대한 시장님의 동상이 세워져 있다. 모두들 시장님이 똑똑하고 최고라지만 그 말에 왠지 레옹은 거부감이 든다.

 

어느 날, 레옹은 좋아하는 꼬마 고양이 샤샤를 만나러 시장님 댁에 들르게 되면서 시장님의 비밀을 알게 된다. 시장님 댁에서 일하는 샤샤를 만나러 갔다가 시장님 댁에 들른 레옹은 아픈 샤샤를 대신해 시장님 망원경을 갖다 놓다가 비밀의 방을 알게 된 것이다. 비밀의 방에는 커다란 방 가득히 책으로 채워져 있다. 그리고 그 방에서 책을 보며 재미있어하는 시장님을 몰래보게 된다. 그제야 책이 읽는 물건임을 처음으로 알게 된 레옹은 충격에 휩싸인다. 게다가 모두가 존경하는 시장님이 마을 동물들을 어리석다며 조롱하며 비웃는 소리도 엿듣게 된다.

책 읽는 법을 알게 되면서 책의 재미에 빠져 들게 된 레옹은 올바른 책 사용법을 책 사용법 대회에서 알리면서 시장님이 마을 동물들을 비웃은 이야기도 폭로하게 된다. 더구나 이상한 소리를 들었다는 샤샤의 이야기를 듣고 샤샤의 어머니 등 시장님 댁에서 일하던 분들까지 찾아내게 된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상상도 못하는 버드나무 마을을 배경으로 꼬마 돼지 레옹의 활약이 돋보이는 귀여운 동화다. 용감하고 정의로운 꼬마 돼지 레옹이 펼치는 활약상이 그려진 동화가 어린이를 위한 신나는 추리동화 같다. 책 속의 재미난 이야기에 빨려드는 버드나무 마을 동물들의 모습도 귀엽다. 신나는 모험이 가득한 책, 지식이 풍부해지는 책, 마음이 따뜻해지는 책, 재미있는 이야기책 등 책의 종류와 책읽기의 재미, 독서의 중요성을 알리는 유쾌한 동화다. 문득 조지오웰의 동물우화소설인 동물농장이 떠오르기도 하고, 북한정권이 떠오르기도 하는 동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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