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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당신이 다른 곳에 존재한다면
티에리 코엔 지음, 임호경 옮김 / 밝은세상 / 2015년 9월
평점 :
절판
만일 당신이 다른 곳에 존재한다면/반전이 거듭되는 심리소설~
삶과 죽음은 연속선 위에 있지만 죽음에 대한 생각보다는 삶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한다. ‘언제쯤, 어떻게 죽게 될까?’라는 생각을 별로 해본 적이 없지만 이런 종류의 소설을 읽다가 보면 죽음을 생각하게 된다. 주인공처럼 만일 누군가의 죽음이 내 탓이라면 죽음에 대한 강박증을 가지게 되지 않을까?

36살의 잘생긴 독신남이자 능력 있는 중견 간부인 노암은 죽음에 대한 불안증에 시달린다. 어릴 적 엄마를 죽음으로 내몬 교통사고가 자신의 탓이라는 생각에 죄책감과 그로인한 불안발작 증세를 가지고 산다.
그러던 어느 날 노암은 세 살 된 사랑하는 조카 안나가 무심코 내뱉은 소리에 충격을 받는다.
넌 다섯 사람과 함께 같은 날 심장으로 죽을 것이다. (67쪽)
엄마의 죽음에 대한 죄책감으로 늘 죽음에 대한 과민한 반응을 보였던 노암은 오랫동안 자신의 심리치료를 맡았던 아동심리학자인 로랑스 박사를 찾아간다. 하지만 로랑스 박사는 다른 심리치료사 리네트를 소개해주게 된다. 노암은 리네트를 통해 조카의 말이 예언자의 말이라는 이야기를 듣게 되면서 예루살렘에 사는 예언하는 소녀 사라를 만나게 된다. 사라는 노암과 같은 날 사망하게 될 다섯 명이 있다며 한 명씩 이름을 알려 준다. 사라가 전해준 이름을 찾아 그들을 만나면서 전혀 다른 나이, 다른 지역의 사람들이지만 공통점을 발견하게 된다. 그것은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아기, 죽음의 문턱에 이른 노학자, 완벽할 정도로 행복한 가정의 가장 등 전혀 다른 상황에 있는 이들이지만 모두 행복한 이들이라는 점이다.
행복한 가정에서의 즐거운 삶을 모르고 자란 노암이 포기하려던 찰나에 예언자의 명부에서 첫사랑 쥘리아의 이름을 발견하게 되고, 퍼즐의 끝엔 심리 치료사 리네트가 있고......

노암은 어머니의 교통사고로 인한 어머니의 죽음에 대한 죄책감으로 불안과 우울로 보내면서 사람들과의 단절과 불안, 위기, 추락, 회피, 부정 등의 정서로 가득한 삶이었다. 하지만 리네트의 접근법으로 심리치료 효과는 얻게 되고, 더구나 첫사랑이자 유일한 사랑인 쥘리아와 해후하게 된다. 하지만 리네트와 어머니의 죽음에 얽힌 진실도 알게 되고......

새로운 만남을 통해 과거의 어두운 기억에서 벗어나게 하는 방법을 통해 과거의 잘못에 대한 용서를 구하는 방법이 특이하다. 리네트의 접근법이 복잡하고 기이하지만 그래도 노암에게 행복을 찾아주고자 오랫동안 추적한 그 마음에 가슴이 훈훈해진다.
죽음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한 남자, 죽음의 고통을 인식하는 남자의 뒤를 따라가다 보니, 예상 밖의 반전에 허를 찔리게 된 소설이다. 반전에 반전을 더하는 이야기가 마지막까지 전율로 휘몰아친다. 심리 게임 같은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