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시를 쓰다 - 마음필사 사랑시 편 손으로 생각하기 2
고두현 지음 / 토트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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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마음필사 2, 사랑시 편/사랑, 시를 쓰다/당신을 어떻게 사랑하느냐고요?

 

 

고두현의 마음필사 2!

이번에는 사랑시 편입니다. 이전의 <마음필사 1> 은 시와 명문장 필사였다면, 이번의 <마음필사2>는 사랑시가 가득한 필사입니다. 풋풋한 첫사랑의 설렘을 담은 시, 운명 같은 끌림을 담은 지고지순한 시인의 사랑 이야기, 미완의 못 다 핀 사랑 등 다채로운 사랑시의 향연입니다.

 

 

메마른 가슴을 불을 지펴주는 사랑은 엘리자베스와 연하의 로버트 브라우닝의 사랑시입니다. 너무나 유명한 시이지만 두 시인의 사랑고백은 읽을수록 감동을 받게 됩니다. 더구나 이들의 러브 스토리는 너무나 아름답고 숭고하기에 영혼이 정화되는 느낌입니다. 심지어 잠시나마 마음이 경건해지기까지 합니다.

당신을 어떻게 사랑하느냐고요? 헤아려 볼까요?

안 보이는 존재의 끝과 영원한 은총에

내 영혼이 닿을 수 있는

그 깊이와 넓이와 높이까지 당신을 사랑합니다.

하루하루의 가장 평온한 필요에 이르기까지,

태양 밑에서나 촛불 아래서나 당신을 사랑합니다.

권리를 주장하듯 자유롭게 당신을 사랑하고

(중략)

나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나의 평생의 숨결과

미소와 눈물로 당신을 사랑합니다! 그리고 신이 허락하신다면,

죽어서도 더욱 당신을 사랑할 거예요.

 

-엘리자베스 배럿 브라우닝 <당신을 어떻게 사랑하느냐고요?> 일부 -(168)

 

 

소아마비에 척추까지 다친 장애인 소녀 엘리자베스는 시를 사랑하는 낭만적인 문학소녀였답니다. 하지만 가슴동맥까지 터져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습니다. 장애를 가진 시한부 인생이기에 그녀는 평범한 삶을 포기한 채 시를 썼죠. 8세에 호메로스의 작품을 그리스어로 읽었던 소녀에게, 14세 때 서사시 마라톤 전쟁을 썼던 소녀에게 유일한 낙은 독서와 시를 짓는 일이었죠. 하지만 뒤늦게 그녀는 멋진 사랑시를 담은 편지를 받게 됩니다. 서른아홉 살에 두 권의 시집을 낸 그녀에게 사랑을 담은 연시를 보낸 이는 바로 여섯 살 연하의 시인 로버트 브라우닝인데요. 일상이 평범하지 않은 그녀였기에 기쁨보단 두려움이 앞섰던 그녀는 로버트의 사랑고백에 대한 거절의 편지를 보냅니다. 하지만 브라우닝의 지치지 않는 사랑 고백에 그녀는 결국 용기를 내어 마음을 열었고, 그렇게 브라우닝의 사랑을 받아들입니다. 물론 사랑의 힘으로 그녀는 병도 극복하고, 아이도 낳고......

 

눈이 오신다고

잠이 깰까봐

전화대신 이렇게

메일로 보낸다고

 

눈길 속을 소리 없이 왔다 간

네 발자국 때문에

새벽 꿈이 그리

뽀드득거렸다. - 고두현 <간밤에>전문 - (20)

 

 

첫사랑을 담은 시를 따라 쓰다 보니 설레는 첫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됩니다. 멋진 사랑 고백을 담은 시에 괜스레 가슴 두근거리기도 합니다. 이루지 못한 사랑을 담은 시에는 안타깝고 애틋한 마음이 듭니다. 오랜만에 설레며 읽거나 필사한 사랑시이기에 자꾸만 눈길이 머물게 됩니다. 저절로 펜을 잡게 되고 즐거이 필사를 하게 됩니다.

 

필사의 매력은 글을 음미하며 읽고 쓰기에 느릿한 여유를 만끽하는 거겠죠? 오랜만에 차 한 잔을 마시며 넉넉한 시간을 가지고 입으로 읊조리며 사랑시를 마음필사 했답니다. 손으로 끼적이며 사랑시를 베껴 쓰다가 보니 더욱 시인의 마음에 동화가 되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필사를 하다 보니, 좋은 소설이나 좋은 시, 좋은 칼럼 등을 많이 필사하고 싶네요. 그냥 읽을 때와 달리 마음필사의 순간에 찾아오는 감동은 더욱 진하고 깊은 여운을 남기니까요.

 

잠깐의 필사이지만 언제나 긴 여운을 남기기에 공책에 자주 하고 싶습니다. 느림의 여유와 설렘의 추억, 넉넉한 사랑을 느낀 하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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