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샤이닝 걸스
로렌 뷰키스 지음, 문은실 옮김 / 단숨 / 2015년 8월
평점 :
샤이닝 걸스/무서우리만치 소름 돋는 시간여행자인 연쇄살인마~
누군가 요즘 사람들의 심리를 알려면 범죄소설을 읽어보라고 했다. 추리소설이나 스릴러에는 사람들의 심리가 그대로 녹아 있다는 뜻이리라. 시간을 넘나드는 범인을 다룬 가상의 범죄소설을 읽으며 범죄 현장의 섬뜩함 속에 빛나는 작가의 상상력을 보며 현대인의 심리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싶었다. 빛나는 소녀들의 잠재력을 차단해 버리는 살인마는 인간의 시기심과 영원한 젊음에의 욕구가 아닐까 싶기도 했다. 어쨌든 상상하던 모든 것이 이뤄지는 시대를 살기에 연쇄살인범의 시간여행자라는 설정이 무서우리만치 소름 돋았다. 만능 범죄자, 끔찍하지 않나?

제1차 세계대전 참전용사였던 하퍼 커티스는 시비 끝에 살인을 저지른다. 그리고 시카고 우범지대에 있던 시간을 향해 열려 있는 집 ‘더 하우스’의 청동열쇠를 획득하게 된다. 하지만 더 하우스의 규칙은 시대를 넘나드는 능력을 그에게 주는 대신에 그로 하여금 빛나는 소녀들의 눈빛을 뺏게 하는 것이다. 해서 그는 빛나는 소녀 즉, 가능성 있고 아름다운 소녀들의 잠재력을 빼앗아 와야 하기에 숙명적으로 그녀들을 죽여야 한다. 진숙, 조라, 윌비, 커비, 마고, 줄리아, 캐서린, 앨리스, 미샤 등 샤이닝 걸스의 삶을 따라가며 기회를 노려 살해를 하던 하퍼는 큰 실수를 저지르게 된다.
서커스 소꿉놀이를 하던 6세의 커비 마즈라치에게 조랑말까지 선물하면서 빛나는 소녀가 된 그녀를 살해하지만 미수에 그치고 만다. 한편, 커비는 연쇄살인마의 손에서 극적으로 살아남으면서 자신의 어두운 기억을 찾아 자신의 살인사건을 취재했던 <시카고 선 타임스>기자 댄의 인턴으로 들어가서 자신이 살인미수 당한 사건을 추적하게 된다. 하지만 살해당할 뻔한 기억을 쫓아 살인자의 흔적을 찾고 단서를 잡지만 살인자는 현존하지 않는다. 결국 하퍼와 커비는 살벌한 조우를 하게 된다.

시카고 무법지대인 후버빌을 배경으로 1930년대에서 1990년대를 오가며 벌어지는 시대를 넘나드는 희대의 살인마 이야기다. 시간을 뛰어넘어 시간여행을 하는 살인마 하퍼와 그런 살인마로부터 살아남은 인턴 기자 커비, 사건 취재 기자였던 댄과의 짜릿한 긴박함, 다른 시기의 다른 장소, 다른 소녀의 살인에 대한 연결 고리를 잇는 단서를 찾는 재미, 무엇보다 빛나는 문장의 매력에 빠져들게 한 소설이다.
만약 시대를 넘나드는 시간여행자가 연쇄살인범이라면, 끝나지 않을 미스터리를 어떻게 풀어갈 수 있을까? 시간을 조율할 수 있는 범인이 각 시대의 빛나는 소녀들을 찾아다니는 동안 경찰이 가진 단서들은 모두 과거나 미래와 연결되기에 전혀 논리적이지 않다. 사건의 엽기적인 잔혹성에 치를 떨며 연쇄살인범을 추적하다보니 어느새 작가의 빛나는 문장에 매료되어 추적불능의 연쇄살인범과 실수로 살아남은 샤이닝 걸 커비, 사건 취재 기자였던 댄을 따라가게 된 소설이다. TV드라마로 제작되고 있다는 소설이기에 미드로 만날 수 있음에 더욱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