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도시 동물들의 권리 투쟁기 사계절 아동교양 문고 9
김향금 지음, 이갑규 그림 / 사계절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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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도시 동물들의 권리 투쟁기/김향금/사계절/동물들이 권리장전을 외친다면~

 

 

만약 동물들이 인간의 말을 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동물원의 동물들과 집에서 키우는 가축이나 반려견, 애완묘들이 인간과 말로 소통한다면 대단한 소동이 벌어지지 않을까? 비록 말 못하는 동물들이지만 동물에게도 감정이 있고, 생각이 있고, 기억력이 있다고 한다. 만약 동물들이 자신들도 존중받을 권리나 보호받을 권리, 행복할 권리가 있다고 외친다면 인간은 어떻게 해야 할까?

 

 

어느 날 달빛도시에선 동물들이 반란을 일으킨다. 동물들이 인간의 말을 하게 되면서 자신들의 불만을 토로하기 시작한 것이다.

닭장의 닭은 날개 한 번 펴보는 게 소원이라고 하고, 젖소는 자신들의 젖을 아기 소들에게만 주라고 시위하고, 거위들은 산 채로 털을 뽑지 말라고 하고 하소연한다. 돼지들은 친환경 농장에서 자라지만 사람들이 자신들을 햄이나 삼겹살로 보는 시선이 싫다고 하고, 암퇘지의 경우엔 새끼를 배는 동안 움직일 수 없는 철제 우리에 갇히기도 하고 새끼를 낳으면 새끼들과 떨어져 젖을 빨리거나 어미와 새끼를 일찍 떨어지게 하려고 젖 물리는 기간을 단축시킨다고 한다. 그러니 돼지들의 삶의 터전인 지금의 농장은 돼지를 찍어내는 공장이고 자신들은 그저 인간을 위해 더 많은 새끼들을 낳는 기계일 뿐이라고 불만이다. 농장 돼지들은 서로 꼬리를 물어뜯는 습성 때문에 태어난 지 3일 만에 마취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꼬리가 잘린다고 한다. 그러니 살만한 농장이 될 때까지 시위를 벌이겠다고 한다.

 

수퇘지를 대장으로 돼지들은 처음으로 농장을 탈출하게 되고, 농장 동물들의 소식이 달빛동물원에도 전해지면서 동물원의 동물들도 반란을 꾀한다. 코끼리 할멈이 전하는 자유롭게 살던 옛날이야기에 동물원의 동물들도 자유를 찾으려 하고, 화장품 연구에 쓰이는 실험실 토끼들의 취재기는 사람들의 공감을 사기도 하고, 집에서 키우는 개와 고양이마저 가출을 한다. 달빛도시 시청광장엔 시위하던 사람들 대신 시위하는 동물들이 모이는 일이 벌어진다. 그러다가 주동자 수퇘지가 잡혀가게 되고......

 

 

한편, 인간 나챙겨 씨는 사람제일주의를 달빛도시에서 실현하고자 시장 선거에 출마를 한다. 하지만 달빛도시에선 동물들의 가출로 우유가 없고, 달걀이 없기에 문 닫는 상점들이 속출한다. 나챙겨 시장의 딸 사랑이가 키우던 강아지 행복이마저 집을 나가자 사랑이의 울음에 나챙겨 시장은 사람과 동물이 더불어 사는 지구임을 절실히 깨닫게 된다.

 

 

실험용 동물들의 고통을 인간이 안다면 그런 실험이 가능할 수 있을까? 동물농장의 열악한 사육 조건을 안다면 고기를 먹는 일이 줄어들지 않을까? 넓은 곳에서 자유롭게 살고 싶은 돼지들의 욕망을 인간이 안다면, 자신들의 새끼와 함께하고 싶다는 것을 안다면 어미와 새끼를 일찍 떨어지게 하지 않을 것이다. 만약 동물들이 인간의 말을 하게 된다면 지금의 식생활 구조를 많이 바꾸게 되지 않을까? 동물들이 권리장전을 들고 일어나는 혁명을 하기 전에 인간 스스로 동물들 권리보호를 위해 앞장 서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인간중심의 오만한 세상을 향한 뼈가 있는 일침을 준 동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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