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속 여행 위대한 클래식
쥘 베른 지음, 박선주 옮김 / 크레용하우스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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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속 여행/쥘 베른/크레용하우스/아이슬란드 빙하지대에 가면 이런 여행이 가능할까?

 

과학이 발달하기 전엔 지구 밖 우주여행처럼 지구 속 지하여행을 꿈꾸기도 했을 것이다. 어쩌면 지구 속에 사는 다른 종족들을 생각했을 지도 모른다. 지구가 편편하다고 생각했던 시절도 있었기에 화산 활동으로 만들어진, 오랫동안 활동하지 않는 화산 분화구를 수직으로 따라가다 보면 궁극엔 지구 중심에 닿으리라는 상상을 누군가는 했을 지도 모를 일이다.

 

 

쥘 베른은 그런 상상을 글로 옮긴 공상과학소설의 선구자다. 이미 어린 시절 <해저2만리>, <15소년 표류기>, <80일 간의 세계일주> 등을 통해 쥘 베른을 만났지만 요즘에 다시 읽으니 작가의 공상과학 상상력이 대단하다. 이번에 읽은 지구 속 여행역시 상상 그 이상이다.

 

아이슬란드의 시원한 빙하를 배경으로 아찔한 위험 수위를 넘은 이야기에 서늘하면서도 오싹해진다.

광물학 교수에다가 과학에 빠져 있는 괴짜 교수인 리덴브로크가 룬 문자 필사본으로 된 12세기 아이슬란드를 다스렸던 노르웨이 왕자들의 연대기라는 책을 발견하면서 사건은 시작한다. 책 속에서 떨어진 양피지 한 장에는 16세기 아이슬란드 연금술사 사크누셈이 남긴 암호로 적힌 쪽지가 들어 있다. 조카 악셀이 해독해낸 그 쪽지엔 아이슬란드 스네펠스에 가면 지구 중심으로 들어가는 방법이 적혀 있다. 이미 사크누셈 자신이 성공했다는 이야기와 함께 스카르타리스의 그림자가 지구 중심으로 들어갈 수 있는 입구를 정확히 알려줄 때 그 분화구를 따라 들어가면 된다고 적혀있다. 그러니 스네펠스 분화구에 스카르타리스의 그림자가 지는 것을 보지 못하면 불가능한 일이다. 지구 중심 온도가 엄청날 텐데, 지구 속으로 들어갈수록 뜨거울 텐데, 그게 가당키나 할까?

 

악셀이 사랑하는 그라우벤은 악셀에게 탐험을 마치고 돌아오면 결혼할 일만 남았다며 영광스러운 명예를 얻는 탐험이 될 것이라고 부추긴다.

 

새로운 탐험으로 인해 행복에 겨운 삼촌과 두려움에 떠는 조카 악셀의 상반되는 지구 속 탐험여행은 그렇게 시작된 것이다. 코펜하겐에서 아이슬란드에 도착한 이들은 오리사냥꾼 한스를 안내인으로 앞세우고 만년설이 덮인 휴화산 스네펠스로 향한다. 스네펠스 분화구에서 스카르타리스의 그림자가가 지는 구멍을 발견한 이들은 분화구 속 수직굴로 내려간다. 지구 중심에 가까워질수록 온도가 상승하는 것이 아니라 거의 10도 근처를 유지하고 있음을 관찰과 기록으로 남긴다. 쾌적한 분화구 속이라니......

 

 

이들은 지구 속 여행을 통해 용암층이 지금과 비슷한 시대의 지층에서 멸종된 갑각류의 껍데기를 보기도 하고, 최근에 살았던 작은 바다 생물의 흔적도 보고, 아무도 손대지 않은 석탄 굴도 보고, 고생대의 식물군, 신생대 3기의 맘모스들, 지구상에서 이미 사라진 어종을 보기도 하고, 수장룡과 어룡의 싸움, 사람의 뼈와 거대 동물의 뼈가 펼쳐진 거대한 평야도 보고, 사크누셈의 흔적도 보게 된다. 이들은 분화구를 통한 지구 속 여행의 끝에 지중해 이탈리아 근처에서 분화구의 뜨거운 열풍을 타고 지상에 오르게 된다.

이들은 지하 6만 리터 아래인 바다 속 동굴을 지나며 바닷물 무게를 견디는 지층의 위력에 감탄하기도 하고, 물을 찾아 헤매기도 하고, 길을 잃기도 하고, 지하의 바다에 사는 생물, 사람들을 보면서 또 다른 세계를 체험하게 된다. 마치 그 이전부터 평행선처럼 존재해왔던 지구 속 세상이었던 것처럼...

 

지하 깊은 곳에 펼쳐진 새로운 세상에 대한 두려움과 경이가 교차하는 순간을 맞기도 하는 호기심과 두려움이 공존하는 여행기다. <해저2만리>, <15소년 표류기>, <80일 간의 세계일주> 등을 통해 쥘 베른의 작품에 매력을 느꼈지만 <지구 속 여행>은 상상 그 이상이다. 과학적 사실과 상상력이 만난 시너지가 만들어 낸 작품이다. 공상과학소설의 선구자인 쥘 베른의 소설은 이번에도 몹시 흥미롭다. 얼마 전 아이슬란드 빙하지대 여행 이야기를 TV에서 접하면서 더욱 이런 생각이 들었다. 지구 중심에 가까울수록 온도가 높다지만 어쩌면 아이슬란드 빙하지대에 가면 이런 여행이 가능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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