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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거 앨런 포 소설 전집 4 : 풍자 편 - 사기술 외, 최신 원전 완역본 ㅣ 에드거 앨런 포 소설 전집 4
에드거 앨런 포우 지음, 바른번역 옮김, 김성곤 감수 / 코너스톤 / 2015년 6월
평점 :
애드거 앨런 포 소설 전집/4. 풍자 편/사기술 외
<모르그 가의 살인>, <검은 고양이>의 저자 에드거 앨런 포의 작품 세계가 미스터리, 공포, 풍자, 환상, 모험 등 포의 소설 영역이 광대함을 새삼 느끼며 읽은 책이다. 추리소설의 창시자라는 포의 작품을 코너스톤출판사의 <에드거 앨런 포 소설 전집>으로 만나면서 여름밤의 무더위를 한껏 날릴 수 있어서 행복한 순간이었다.
<에드거 앨런 포 소설 전집> 제4편은 풍자 편인데, 사기술, 비즈니스맨, 안경, 소모된 남자. 곤경, 스핑크스, 현혹, 예루살렘 이야기 등 모두 21편의 단편소설로 이루어져 있다.
까마귀는 훔치고, 여우는 속이고, 족제비는 선수 치고, 인간은 사기를 친다.(10쪽)
속이는 기술인 사기술은 상대를 속이고 상대에게 손해를 입히는 경우다. 에드거 앨런 포가 본 사기술의 특징은 현금으로 이뤄지는 섬세함과 타인의 주머닛돈에 대한 흥미, 굴복하거나 낙담하지 않는 끈기, 전체적인 줄거리를 꿰고 계획적으로 짠 행동의 정교함, 침착하고 대범하기까지 한 대담함, 절대 불안해하지 않는 태연함, 타인과 다른 독창성, 허풍과 비웃음이 넘치는 건방짐, 마무리한 뒤에 씩 웃는 소리 없는 웃음 등이다.
이 소설은 사기술에 대한 단편소설이기에 사기꾼 유형과 사기꾼의 장점, 사기의 종류에 대한 분석이 꽤나 그럴 듯하게 펼쳐진다. 최초의 사기꾼인 아담, 주인 없는 점포에서 잠시 주인 행세를 하며 고객의 돈을 갈취하는 아주 뛰어난 사기꾼, 물건을 사러 가게에 갔다가 돈은 나중에 집에 배달된 후에 준다며 물건과 잔돈을 미리 챙기는 대단한 사기꾼, 통행료가 없는 다리의 통행료를 챙기는 대담한 사기꾼, 개를 이용한 기상천외한 깔끔한 사기, 아주 소소한 사기, 과학적인 사기 등 사기에 대한 다양한 분석들이 흥미롭다. 사기꾼의 달콤한 언변에 속는 순진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늘 있는 이야기지만 황당할 정도다.
세상엔 영민한 자와 어리 숙한 자가 공존하고, 사기를 치는 놈과 사기를 당하는 자가 공존한다. 그러니 사기꾼 이야기는 세월이 흘러도 그치지 않을 것이다. 예나지금이나 뻔뻔한 사기꾼과 사기술 이야기는 여전히 뉴스감이지 않나? 누구에게나 사기꾼과 피사기꾼의 양면성을 가지고 있지 않나? 사기를 치는 자와 사기를 당하는 자의 인간 내면의 심리를 꿰뚫는 사기에 대한 포의 남다른 상상력과 관찰력, 분석력, 통찰력, 종합력을 볼 수 있었던 색다른 단편소설이다. 사기술에 대한 포의 통찰이 이토록 매력적일 줄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