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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거 앨런 포 소설 전집 5 : 모험 편 - 아서 고든 핌 이야기 외, 최신 원전 완역본 ㅣ 에드거 앨런 포 소설 전집 5
에드거 앨런 포우 지음, 바른번역 옮김, 김성곤 감수 / 코너스톤 / 2015년 6월
평점 :
애드거 앨런 포 소설 전집/5. 모험 편/줄리어스 로드먼의 일기 외
추리소설의 시작을 알린 에드거 앨런 포의 소설 전집을 읽으면서 굵고 짧게 살았던 포의 삶이 아쉽기만 하다. 그의 이른 죽음으로 인해 포가 가진 능력 즉, 다방면에서 관찰력을 바탕으로 한 상상력과 통찰력을 발휘한 작품을 많이 볼 수 없기도 하지만 미완성으로 끝난 작품도 있기 때문이다.
포는 26살에 13살의 사촌 버지니아와 결혼했지만 궁핍한 삶으로 인해 사랑하는 아내를 결핵으로 잃었다. 포는 아내와 사별 후 2년 뒤 행려병자로 삶을 마감했다고 한다. 40년의 짧은 생을 살았던 에드거 앨런 포가 이룩한 업적은 인간의 광기와 엽기를 보여준 단편소설, 서정성이 짙은 시, 편집자, 문학이론가의 면모였을 것이다. 더구나 당시엔 비주류로 괄시받던 추리와 공포를 단편소설로 보여줌으로써 미스터리, 공포, 풍자, 환상, 모험 등 상상력의 한계가 무한함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개척자의 삶이었을 것이다. 살인, 광기, 공포, 두려움, 환영, 엽기적인 단편소설 뿐 아니라 환상과 모험의 이야기도 썼을 정도로 그의 상상력이 무한대임을 이번에 제대로 알게 되어 몹시 즐거웠다.
미스터리 편, 공포 편, 풍자 편, 환상 편, 모험 편 등 5권으로 구성된 <에드가 앨런 포 소설 전집>의 마지막은 모험 편이다. <아서 고든 핌 이야기>와 <줄리어스 로드먼의 일기>는 포를 탐정소설의 선구자라고 부르지만 모험소설의 선구자 중 하나라고 불러도 좋을 작품이다.
특히, <줄리어스 로드먼의 일기>가 인상적이다. 소설은 북아메리카에 미개척지가 남아 있던 시절의 이야기인데, 북아메리카 로키산맥을 횡단한 어느 문명인 이야기를 가상으로 엮은 것이다. 인간과의 교류보다 대자연에서 평화와 행복을 찾고자한다는 줄리어스 로드먼의 탐험 일기라는 형식으로 탐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소설에서는 북아메리카 횡단을 시도한 엔팽 일행, 영국인 카버 대령 팀, 구리 광산을 찾아서 떠난 새뮤얼 헌, 카버 대령의 두 번 째 여행에 합류한 국회의원 리처드 휘트위스, 캐나다 선교사들, 조지프 프로비셔, 피터 본드, 알렌산더 매켄지 경, 루이스와 클라크, 데이비드 톰프슨 등 많은 탐험가들이 있지만 정작 로키산맥을 넘은 최초의 탐험가는 줄리어스 로드먼이라는 인물이라며 모험담을 소개한다.
줄리어스 로드먼의 여정을 따라 가다보면, 남들이 가보지 않은 길을 걷는 설렘, 미개척지에서 대자연에 압도되는 모습들, 듣도 보도 못한 동식물들을 보고, 댐 쌓기 명수 비버, 괴력의 불곰에 대한 새로운 관찰 기록들, 수족 등 원주민과의 만남 등 자연이 훼손되지 않았던 시기의 야생의 모습이 세밀화처럼 묘사되어 있다. 마치 청정무구한 시절의 북아메리카를 횡단한 느낌이다. 모험을 즐기고 탐험하는 이야기를 통해 어딘가에 있을 미개척지로 떠나고 싶게 만든다.
이 작품 역시 포의 남다른 상상력과 관찰력, 분석력, 통찰력을 볼 수 있어서 즐거웠다. 아쉬운 점은 포의 죽음으로 인해 이 글의 연재가 중단되면서 영원한 미완성으로 남았다는 점이다.
포는 보들레르가 쓴 포의 전기로 유럽 문단에 알려지면서 천재적인 작가로 알려지게 되었다. 이후 포가 문단에 미친 영향은 상상 불가한 이야기다. 포가 만든 뒤팽이란 탐정 캐릭터는 코난 도일에게 사립탐정에 대한 영감을 주었고, 개인적 강박 관념을 주제로 쓴 소설은 도스토옙스키에게 영감을 주었고, 포는 시인 보들레르 등 무수한 작가들에게 인간 본성의 사악함에 대한 영감을 주었다고 한다. 그런 포의 작품을 만나서 무척이나 행복한 독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