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수꾼
하퍼 리 지음, 공진호 옮김 / 열린책들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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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수꾼/하퍼 리/열린책들/오랜 불평등과 편견, 정의, 저항에 대한 이야기~

 

저자인 하퍼 리의 전작인 앵무새 죽이기는 그녀의 반자전적 소설이기에 흥미롭게 읽은 소설이다. 20세기 전반기 미국 작은 마을, 차별과 편견이 깊게 뿌리박힌 지역 사회에서 정의를 실현하기가 얼마나 어려운 지를 볼 수 있었던 저자의 체험 기록이었기에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파수꾼앵무새 죽이기의 전작이지만 내용은 성인이 된 스카웃의 이야기다. 파수꾼은 주인공 스카웃(진 루이스)이 성인이 되어 뉴욕 생활을 하다가 고향 메이콤을 방문하는 이야기로 시작한다. 고향이 한 번도 아름답다고 느낀 적인 없던 스카웃은 다시 고향으로 돌아오면서 처음으로 고향이 아름답다고 느끼게 되고…….

 

어릴 적 죽은 오빠 젬, 고향에서 의원으로 출마하려는 백인 하층민인 남자 친구 행크의 구애, 정숙하기를 고집하는 잔 소리쟁이 고모, 올드새럼의 공동체, , , 데이먼에 대한 추억과 현재 이야기가 오고간다.

 

진 루이스(스카웃)는 어릴 적부터 온갖 모험과 도전을 즐기는 말괄량이 소녀로 자랐고 지금도 사내 아이 같고 여성스런 치장이나 말투를 거부한다. 오빠 젬과 오빠 친구 행크(헨리 클린턴)과 함께 사내아이처럼 자라면서 누구보다도 자기주장이 강한 아이였다. 류머티스성 관절염을 앓는 아버지를 대신해 법원 일과 집안 사정을 챙기는 남자 친구 행크와의 결혼을 말리는 고모의 잔소리를 듣지만 스카웃의 곁에는 언제나 그림자 같은 행크가 있다.

 

천방지축이고 자유롭고 정의감에 찬 영혼의 스카웃의 행동에 대해 고향 사람들의 눈총은 호의적이 아닐 때가 많다. 그럴 때마다 그녀를 지켜주는 것은 고향을 지키며 법원 일을 보고 있는 아버지와 오빠 친구 행크(헨리 클린턴)였다. 때로는 티격태격하기도 하지만 두 사람은 그녀의 든든한 버팀목이자 파수꾼 같은 존재였을 것이다. 파수꾼이란 경계하여 지키는 일을 하는 사람이기도 하지만 어떤 일에 한눈팔지 않고 성실하게 하는 사람을 의미하니까.

 

 

하퍼 리는 파수꾼원고를 출판사에 보냈다가 어린 시절 이야기인 앵무새 죽이기를 먼저 출간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렇게 앵무새 죽이기1960년에 출간되면서 영화화까지 되었고, 그녀에게 퓰리처상을 안긴 작품이다. 지나친 관심과 갑작스런 성공에 하퍼 리는 은둔 생활을 했고 파수꾼은 잊고 있다가 50년이 지나 작가의 금고에서 발견되면서 후속 작이 되었다고 한다.

 

백인 사회의 뿌리 깊은 흑인 차별에 대한 분노, 기득권 어른들의 오랜 편견이 쉽게 깨지지 않음을 보여주는 작품이기에 지금도 여전히 의미심장한 이야기다. 반항과 저항, 자유정신과 정의감을 볼 수 있었던 작품이기에 세월이 지나도 빛나는 작품일 것이다. 긴 여운을 남기는 묵직한 시사와 서사가 가슴을 뜨겁게 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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