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그런 게 아니야! 다릿돌읽기
임서경 지음, 김형근 그림 / 크레용하우스 / 2015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내가 그런 게 아니야/임서경/크레용하우스/사춘기 소녀의 변기 사건의 오해와 진실

 

냄새가 무지 나는 이야기다.

살다보면 화장실에서 누군가가 본 대변이 내려가지 않은 경우를 보기도 한다. 만약 공중화장실에서 그런 경우에 처한다면 범인이 내가 아님을 알리기 위해 찡그리며 코를 막거나 누가 그랬냐며 한소리를 해댔을 것이다. 만약 내가 십대라면, 그리고 또래들이 모이는 학교나 공공장소에서 누군가의 대변이 화장실 변기 구멍을 막고 있는 그런 경우를 본다면 잠시나마 입맛이 사라지기도 할 것 같다. 그래도 거식증에 가까운 환자라니......

 

 

깔끔쟁이 스튜어디스 엄마를 둔 초등학생 승희는 며칠 째 밥도 넘기기 힘들고, 물도 넘기기 힘들다. 의사 선생님은 그런 승희가 거식증 환자는 아니지만 앞으로도 이렇게 먹지 않는다면 거식증에 걸릴 수도 있다며 주의를 준다. 승희가 음식을 거부하는 이유는 며칠 전 화장실 변기의 내용물이 내려가지 않아 변기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되면서 부터다. 더구나 진짜 범인인 유빈은 승희에게 범행을 덮어씌우기까지 했다.

어쨌든 화장실 이야기만 들어도 토악질을 해대는 승희는 밥 대신 엄마가 먹는 비타민제로 대신하기도 한다. 먹은 음식과 물이 대변이 되고 소변이 되면 화장실을 가야하기에 맛있는 음식이 눈앞에 어른거릴 때마다 똥 덩어리로 보이기도 한다.

 

그러다 꿈속에서 스카이댄서가 되어 뼈만 앙상하게 살아있는 해골을 보게 되고, 진짜 범인인 유빈은 자신의 생일잔치에 초대장을 보내면서 사과까지 한다. 아프리카의 먹지 못해서 죽는 아이들과 음식을 넘기지 못하는 환자들을 생각하라는 부모님 말씀에 조금씩 먹게 되고, 화장실도 가게 되고......

 

어쨌거나 변기 막힘은 누구나 한 번 쯤은 겪게 되는 일이다. 하지만 사춘기 시절, 학교에서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더구나 변기 막힘의 범인으로 자신이 잘못 지목된다면, 더구나 진짜 범인인 친구가 자신을 범인으로 몰아세우기까지 한다면 어떨까?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기분도 상하고, 좋아하는 음식도 거부할 것이고, 밥맛도 뚝 떨어질 것이다. 더구나 깔끔쟁이라면 화장실 가기가 꺼려질 것이다.

 

 

사춘기 시절의 화장실 해프닝과 우정을 그린 동화를 읽으며 깔끔한 승희의 입장이 이해되기에 공감하게 된다. 사춘기엔 친구가 중요한 법이다. 또래의 이야기에 상처도 받고 위로도 받는 시기다. 사춘기 소녀의 변기 사건의 오해와 진실 사건도 결국 우정을 통해서 해결됨을 보여준다. 사춘기에 친구를 통해 상처도 받지만, 친구를 통해 위로도 받는 이야기를 통해 웃으며 읽게 되는 동화다. 그래도 냄새가 무지 나는 이야기지만. ㅎ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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