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먼 인 골드
앤 마리 오코너 지음, 조한나.이수진 옮김 / 영림카디널 / 2015년 7월
평점 :
절판


우먼 인 골드/앤 마리 오코너/영림카디널/클림트의 그림에 얽힌 사랑과 소송 비화...

 

<키스>로 유명한 오스트리아 화가 구스타프 클림프에 대한 실제 이야기를 담은 소설이라니, 그의 그림을 좋아하기에 몹시 끌렸던 소설이다. 더구나 구스타프 클림트의 그림 <레이디 인 골드>의 유산 상속과 관련된 이야기인데다가 영화 <우먼 인 골드>로도 만들어졌던 작품이기에 더욱 읽고 싶었던 작품이다. 클림트가 그린 아델레의 초상화와 관련된 유산 이야기도 흥미롭지만 클림트가 활동하던 당시의 빈의 정치사, 예술적 분위기, 클림트의 가족사, 그의 미술의 변화, 그의 여성 편력에 대한 이야기가 더 끌리는 이야기다.

 

 

구스타프 클림트는 금 세공사인 아버지의 일을 도운 경험을 자신의 그림에 녹여낸 찬란한 황금빛의 화가다. 남성적이고 야성적인 외모의 그는 그의 모델과 상류층 부인 등 많은 여인들과 염문을 뿌리기도 했고, 그의 애인들을 그림에 담아냈다. 소설 속 그림의 모델은 당시 사교계의 꽃이었던 매력적인 상류층 부인 아델레 블로흐 바우어이다. 그림 속엔 오스트리아의 모나리자로 불리는 이 작품엔 금빛 옷을 두른 여인 아델레가 그려져 있다. 관능적인 눈빛, 찬란한 황금빛 도색, 화려한 기하학적 무늬는 상징성과 현대적인 감각이 살아 있기에 여전히 매력적이다. 이 그림은 1,500 억 원에 경매되었다는 전 세계에서 가장 비싼 초상화라고 한다.

 

여성의 활동이 제한적이던 시절, 아델레는 질이 높은 예술에 대한 안목을 키우며 예술가들에 관심을 가졌다. 왕가의 후손, 은행 부호인 아버지, 설탕 부호인 나이 많은 남편이 그녀의 든든한 재력을 뒷받침했지만 늘 새로운 세상을 꿈꾸는 여성이었다. 남편의 선물인 그녀의 초상화를 그리는 동안 화가 클림트와 사랑을 나누기도 했던 그녀였다. 나치 독일이 오스트리아를 점령하게 되자 유대인 박해를 피해 해외 망명길에 올랐다. 그리고 클림트가 후원자이자 연인이었던 아델레에게 그려준 그녀의 초상화는 그녀가 죽은 이후 나치가 점령한 오스트리아 정부에 몰수당하게 된다. 그 그림을 조카에게 남긴다는 유언을 남긴 채 그녀의 남편 페르낭드마저 사망하게 된다. 하지만 그의 조카 마리아 알트만은 유언을 받들어 국가를 상대로 한 기나긴 싸움을 하게 된다. 그녀의 해외 망명, 그의 후손들이 유산인 클림트의 그림을 찾고 아델레의 명예를 회복하고자 벌이는 재판과정들도 인상적이다.

 

 

클림트가 살던 시절, 오스트리아 빈의 사교계를 흔들었던 유대계 상류층 부인 아델레 블로흐 바우어의 초상화와 그녀의 후손인 마리아 알트만이 겪는 가정사는 곧 세계사다. 국가 권력에 휘둘려 개인의 재산이 몰수되던 시절의 불의에 대한 정의와 개인의 승전보다. 8년 간 줄기차게 개인이 국가를 상대로 유명한 화가의 작품을 되찾는 일은 힘들지만 집안의 자존심을 건 싸움이었을 것이다. 구스타프 클림트의 그림에 얽힌 사랑과 소송 비화가 지금까지도 여전히 매력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영화로 미처 보지 못했기에 아쉽지만 책으로나마 달랠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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