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프 브라더
케네스 오펠 지음, 공보경 옮김 / 문학수첩 / 2015년 6월
평점 :
절판


하프 브라더 /케네스 오펠/문학수첩/실험동물 침팬지와 소통한 소년 이야기

 

 

세상에 무수한 동물들이 실험의 대상으로 살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실험연구의 성공이 중요할까, 아니면 동물의 본성을 지켜주는 것이 중요할까? 동물실험에서 동물의 본성을 거세한다면 실험의 잔혹성에 대한 책임을 누가 져야 할까? 무심코 행하는 동물실험에 대한 반성과 고민을 해봐야 하지 않을까?

 

 

프로젝트 님을 모티브로 한 작품이라니, 흥미로운 이야기다. 1973년 미국 뉴욕에서 진행되었다는 프로젝트 님은 영장류 연구 역사상 가장 유명한 언어실험연구였다. 이 책은 침팬지를 대상으로 한 언어실험연구를 소재로 하고 있기에 유인원의 언어 연구를 하는 과학자 부모를 둔 13세 소년과 부모의 실험 대상인 아기 침팬지와의 사랑과 형제애를 다루고 있다.

 

행동심리학자인 벤의 아빠는 사람처럼 기를 새끼 침팬지 연구를 하게 된다. 아빠가 8일 된 아기침팬지 잔을 데려오자, 벤은 진짜 남동생처럼 아기 침팬지 잔을 가르치라는 부모의 바람대로 잔을 가르치게 된다. 처음엔 가까이하기 꺼렸던 유인원이지만 점차 아기 침팬지 잔에게 아기처럼 젖을 물리고, 기저귀를 채우고, 폐렴에 걸린 잔을 엄마처럼 젖병을 물리기도 한다. 그러다가 벤은 잔에게 포옹을 수화로 가르치기도 하고 간단한 단어로 의사소통을 하기에 이른다. 수화를 하는 침팬지로 방송에 알려지면서 잔은 유명해지게 된다.

 

하지만 잔이 유명해질수록 난관도 그에 비례해서 증가하게 된다. 동물학대방지협회의 시위, 아빠 연구의 비용문제, 후원 대학교의 자금부족 등으로 잔에 대한 연구가 더 이상 어려워졌기에 부모님도 잔을 더 이상 키울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린다. 인간적 대우를 받은 침팬지 잔이지만 힘이 세지고 침팬지 특유의 성향을 우려해 더 이상 연구가 어렵다는 결론으로 결국 동생 같은 잔을 지킬 방법을 연구하던 중에 다른 연구소로 보내진다. 잔을 가족처럼 받아들이게 된 소년이 정이 든 침팬지와의 이별 장면이 가장 가슴 아픈 장면이다.

 

 

사람 속에서 인간 대우를 받으며 단어를 익히고 수화를 익힌 침팬지가 사람처럼 굴기도 하지만 결국 본성을 따르게 된다는 실험동물 침팬지와 끈끈한 사랑의 이야기에 가슴 뭉클해진다. 침팬지와 소년의 종을 넘은 우정과 사랑이 어른들의 무자비함에 대한 경종을 울리기에 숙연해지기까지 한다. 실험의 성공이냐, 아니면 동물의 본성을 지켜주어야 하나에 대한 고민을 던지는 소설이다. 오바마 대통령과 두 딸이 휴양지에서 함께 읽었다는 소설이다.

 

인간성과 동물성의 경계는 어디 인가? 동물 실험의 책임은 어디까지 져야 할까? 침팬지가 인간의 언어를 사용할 수 있는가에 대한 실험, 종과 종과의 의사소통이 가능한가에 대한 연구가 지금은 어떤 결론에 이르렀을까? 궁금해지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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