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책 - 사춘기 소년이 어른이 되기까지 지금의 나를 만들어준 불온서적들
이재익.김훈종.이승훈 지음 / 시공사 / 2015년 4월
평점 :
품절


[빨간 책]사춘기의 금서들, 조금은 멋있어 보였던 책들, 읽은 적 있나요?

 

학창시절, 불온서적으로 대변되는 빨간 책을 읽은 적이 없지만 책속의 목록을 보면 당황스럽다. 학생들이 읽어서는 안 되는 책 목록이 맞나 싶을 정도다. 지금도 여전히 스테디셀러들이 책일까?

 

가장 황당한 빨간 책은 미국의 천문학자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학원사, 1981). 이 책은 지금도 학생들에게 스테디셀러다. 천문학을 공부하려는 학생들, 우주에 관심을 가진 이들이 일단 찾고 보는 책이다. <코스모스>는 전문적 지식이고 어려운 과학인 천문학을 인문적으로 풀어 쓴 책이기에 13, 600쪽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이지만 우주와 천문학에 대한 넓고 깊은 지식을 섭렵할 수 있는 책이다.

과학이론과 그 설명이 쉽고 재미있다는 데, 다 읽고 나면 저자의 지구와 우주 사랑을 절절히 느낄 수 있다는데, 언젠간 읽고 싶었던 책이기에 나도 읽어 봐야겠다.

 

비디오로 본 적이 있는 D. H. 로렌스의 <채털리 부인의 사랑>. 이 작품은 아름다운 문학으로 꼽히며 명작의 반열에 오른 조금은 야한 영미문학이다. 사춘기 시절에 읽었다면 책 속의 로맨스와 불륜을 이해하긴 어려웠을 텐데……. <북회귀선>도 비슷한 느낌의 명작이지만 어릴 땐 이해하기 어려웠던 소설이다.

 

(시란) 상상력으로 이성을 보완함으로써 즐거움과 진실을 결합하는 예술 -새뮤엘 존슨

 

좋은 시는 힘찬 감정의 자연적 발로 -윌리엄 워즈워스

 

가장 훌륭한 단어를 가장 훌륭한 방식으로 배열하는 것- 새뮤얼 테일러 콜리지

 

가장 행복하고 훌륭한 정신의 가장 훌륭하고 행복한 순간의 기록 - 퍼시 비시 셀리 (109~110)

 

섬진강 시인 김용택 시인과의 대담을 위해 예열 수준의 앞선 대화가 인상적이다. 좋은 시를 쓰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저자의 말에 많이 생각하고 많이 써 보라는 시인의 답변이 명쾌하다. 평범한 질문에 일반적인 답변이지만 좋은 시 쓰기에 대한 핵심을 관통하는 답일 테니까.

 

 

왜 빨간 책으로 분류 되었는지는 몰라도 책 속 목록에는 명작들이 가득하다

최규석의 100C,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 신봉승의 조선왕조 500, 월간 핫뮤직, 우노 고이이치로의 황홀한 사춘기, 빌 브라이슨의 빌 브라이슨의 발칙한 유럽산책, D.H. 로렌스의 채털리 부인의 사랑, 정현웅의 마루타, 장 코르미에의 체 게바라 평전, 무라카미 류의 69,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 위화의 허삼관매혈기 등 31권의 책들은 저자들에게 학창시절 깨침을 준 책이라고 한다.

 

여전히 명작인 책들이 사춘기 소년이 어른이 되기까지 만났던 불온서적이라니, 믿기지 않는 목록이다. 혹시 나이에 맞지 않는 책이거나, 시대가 금지한 책이거나, 19금처럼 연령 제한에 걸리는 책 목록일 것이다,

어쨌든 어린 나이에 읽으면 조금은 멋있어 보이는 책이다. 사춘기 시절에 읽으면 남다른 사고를 가진 특별한 아이로 돋보이게 하는 책들이다. 하지만 그 시절에 읽어보지 못한 나는 이제야 독서목록에 추가하는 책들이다. 사춘기에 읽으면 조금은 멋있어 보였던 책들, 난 읽어보지 못했기에 뒤늦게 빨간 책을 읽고 싶어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