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은 못 볼지도 몰라요 - 960번의 이별, 마지막 순간을 통해 깨달은 오늘의 삶
김여환 지음, 박지운 그림 / 쌤앤파커스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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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못 볼지도 몰라요/김여환/쌤앤파커스/호스피스 병동에서 일어난 일

 

인간은 삶과 죽음의 연속선 위에서 줄을 타는 어릿광대 같다. 생명선이 긴 사람도 있고 생명선이 짧은 사람도 있지만, 누구나 유한한 생명선 위에서 노닐다 간다. 언젠간 죽음을 맞이하겠지만 보통은 죽음에 대한 인식을 못하는 게 현실이다. 이런 책을 읽거나 주변에서 임종을 맞은 이를 접할 때면 짧은 생이라도 행복하게 노닐다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긴 질병의 시간을 보내고 죽음을 맞는 이도 있지만 ?’하는 순간에 갑작스런 죽음을 맞을 수도 있다. 해서 누구도 삶과 죽음의 경계선을 예측할 수 없을 것이다. 때로 죽음의 순간에 대한 무지가 용기를 주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무지가 사람을 겸손하게 만드는 게 아닐까? 대부분은 살아가는 동안 최선을 다해 사랑하며 감사하며 살아야 한다는 걸 깨치게 하니까.

 

호스피스 병동에 간다고 생명연장을 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해, 가족들의 고통을 줄이기 위해 선택하는 마지막 코스가 호스피스 병동이라고 한다.

책 속에서는 죽음 직전에 서로 외면하며 살아온 가족들을 만나고 삶을 정리한 사람, 86살의 말기 위암 할머니, 죽음 직전 밝은 세상을 보고 싶다는 말기 암 환자 할아버지의 백내장 수술을 결정한 가족, 무용 단원이었던 아빠를 위한 시립무용단원의 공연 등 주로 말기 암 환자들이 온다는 호스피스 병원에서 일어난 이야기다.

2007년부터 2014년까지 대구의료원 평온관에서 호스피스 완화의료 센터 장으로 일했던 경험담이기에 대구 이야기가 많다. 항암 요리를 만들어 가족들에게 선물하거나, 환자와 그 가족들을 보듬는 이야기이기에 뭉클하다.

 

7년 이상 호스피스 의사로서 임종 전의 환자들과 함께 한 순간을 그려낸 이야기다. 이미 TV로 소개된 이야기, 신문의 칼럼으로 접한 이야기도 있지만 삶과 죽음을 맞는 자세를 생각하게 한 책이다. 얼마 전 가까운 사람의 죽음을 접하면서 삶과 죽음은 연속선상에 존재함을 실감했기에 더욱 공감하는 내용이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살고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서로를 돌보는 가족의 사랑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던 책이다.

 

 

그동안 어떻게 살아왔는지, 그 사람의 인생 비밀이 드러나는 순간이 임종 직전이라고 한다. 언젠가는 끝나는 삶이다. 누군가는 짧게 살다가 가기도 하고, 누군가는 길게 살다가 가기도 한다. 삶이 끝나는 날 그저 행복했노라고, 열심히 사랑했노라고 말을 하고 싶다면,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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