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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가 된 30인의 기업가 - 메디치에서 하워드 슐츠까지
우베 장 호이저.존 융클라우센 엮음, 이온화 옮김 / 넥서스BIZ / 2015년 6월
평점 :
절판
[신화가 된 30인의 기업가]중세 메디치에서 스타벅스의 하워드 슐츠까지~
신화가 된 30인의 기업가!
제목에서 끌렸던 책이다. 하루에도 많은 이들이 창업을 하고, 많은 이들이 폐업을 하는 세상이기에 기업을 일구어 신화가 될 정도라면 뭐가 특별하다고 생각했으니까. 1인 기업도 있고 인간의 삶 자체가 경영이기에 신화를 창조한 기업가의 정신은 보통 사람들과 달라도 많이 다를 것이라는 생각을 했으니까. 이들의 남다른 사고구조와 남다른 집념, 사고방식들은 언제나 호기심 대상이었으니까.
기업가는 자신의 일을 타인에게 결정하게 하지 않는다. (7쪽)
신화가 된 30인의 특징들을 정리해 보면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기업정신을 보게 된다.
그 시대의 정신과는 다른 생각을 한다는 것이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고 이용했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시장의 흐름을 잘 읽었다는 것이다. 신념과 의지가 강하고 기회를 잘 포착한다는 점이다. 성공을 위해 게임 규칙까지 바꾸기도 하고, 무자비할 만큼 냉정하고 엄격하고, 그런 와중에 언제나 자신의 사업을 즐긴다는 점이다. 절약정신이 투철하고 경영관이 명확하고 건전하다는 특징도 있다.
미켈란젤로, 보티첼리 등 예술가들을 후원했고, 우피치 미술관을 세워 문화와 예술 보존했던 중세 메디치가의 기업을 일군 이야기가 궁금했는데, 은행가인 코시모 데 메디치가 세계에서 최초로 콘체른을 세운 최초의 기업회장이라니, 대단하다. 메디치가를 세계적인 가문으로 일군 그는 뇌물과 인맥, 모함과 협박이 필수이던 시대에 이를 활용해 돈이 정치계와 종교계를 지배하게 만들었다. 결국 메디치가의 기업은 교황청의 공식 은행이 되었고, 세계적으로 뻗은 이들 은행은 무역상사의 역할까지 해내며 메디치가의 연매출이 유럽 국가들의 총재산을 능가할 정도였다니, 유럽을 호령하던 기업이다. 코시모의 특징은 자신의 권력을 축소하고 공동 투자자에게 많은 자율권을 주고, 현대적인 사고로 기업을 확장하고 이끈 최초의 기업 회장이었다니, 그의 선견지명들이 대단해 보인다, 그래도 기업 확장에 필수적인 것이 뇌물과 인맥, 모함과 협박이었다니, 씁쓸하기만 하다. 정당한 방법으로 신화적인 기업가가 되기는 어려우나 보다.
하워드 슐츠의 스타벅스 이야기는 커피전문점의 전설일 것이다.
슐츠는 해외 출장 중 이탈리아식 에스프레소 바에 들렀을 때 감동을 받아 이탈리아식 에스프레소 바를 만들었다. 이후 기존의 스타벅스를 인수해 세계적으로 키웠다. 맥도날드 지점 수보다 더 많은 지점을 내고 싶어 지금도 매일 30개의 커피 전문점을 개점하고 있다니,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는가 보다. 경쟁 지점을 이겨내는 전략이 조금은 잔인하다. 동종 기업끼리 공존하기는 어려울까?
역사책에서 접했던 이들의 기업정신을 엿볼 수 있어서 좋다.
미켈란젤로와 보티첼리 등 예술가를 지원한 가문으로 유명한 코시모 데 메디치, 증기 기관으로 산업혁명의 주축이 된 제임스 와트, 유럽을 제패한 금융인 나탄 로스차일드, 만병통치약으로 성공한 수녀 사업가 마리아 클리멘티네 마르틴, 전기 산업의 선구자 베르너 폰 지멘스, 언론 기업가 율리우스 로이터, 석유 사업가 존 데이비슨 록펠러, 자동차 대중화를 이끈 자동차 왕 헨리 포드, 금융가 존 피어폰트 모건, 프랑스 자동차 사업가 루이 르노, 마이크로소프트 사 빌 게이츠, 스타벅스의 하워드 슐츠 등 모두 30인의 거대 기업을 일군 이야기다.
세계 최고가 되려면 저항이 거세지더라도 물러서지 않고 맞설 만큼 배짱이 두둑해야 한다는 사실, 돈을 벌겠다는 생각 이전에 사업 구상의 매력에 빠져 본능적으로 위험을 즐기는 기질, 발전 가능성을 이용하지만 거기에만 빠져 있지 않고 더 넓은 세계를 생각하는 확장된 사고가 이들의 신화적으로 만들었을 것이다.
중세 메디치에서 현대 스타벅스 하워드 슐츠에 이르기까지 신화가 된 기업가들의 이야기를 읽다가 보니 욕심으로 뭉쳐진 기업가 정신을 보게 된다. 혁신이라는 이름으로 경쟁사를 사버리거나 밀어내는 전략들이 잔인하게 느껴질 정도다. 함께 더불어 살자는 윈윈 전략이 경쟁 기업들 사이엔 불가능한 일인가? 그런 신화 앞에 무너진 수많은 작은 기업들의 통곡이 들리는 듯하다. 나만 그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