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옛날 청계천 맑은 시내엔 어린이작가정신 어린이 문학 6
김용운 지음, 김옥재 그림 / 어린이작가정신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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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옛날 청계천 맑은 시내엔/김용운/어린이작가정신] 가치를 따질 수 없는 청계천 옛 이야기들~

 

 

격세지감이다. 옛 이야기를 접하다 보면 늘 세월의 차이를 느낀다. 옛날 청계천 주변에서 일어났을 것 같은 일상의 풍경이다. 책 속에는 할머니나 아버지에게서 들음직한 이야기도 있고, 어릴 적 경험한 것도 있고, 옛 동화에서 만난 이야기도 있다.

재강, 처음 듣는 말이다. 술을 빚고 남은 찌꺼기가 재강인데, 먹을 것이 부족한 시절에 돼지 먹이였다는 재강은 아이들의 좋은 먹거리였나 보다. 골목마다 누비며 파는 재강을 사서 설탕물과 섞으면 달콤하면서도 정신이 얼얼 했다는데. 재강을 먹고 헤롱거리는 아이들의 모습을 생각만 해도 웃음이 난다. 먹을 것이 넘쳐나는 지금과 달라도 많이 다르다.

 

 

 

 

야경꾼은 지금의 방범 대원 같다. 동네 공터에 움막을 짓고 마을 남자들의 아지트를 만든다. 일할 기력이 없는 노인들의 사랑방이기도 하고, 회투놀이를 하거나 출출하면 메밀묵을 사 먹기도 하고, 밤이 되면 순번을 정해 야경을 돈다고 한다. 범죄로부터 마음을 수호하기 위해서 말이다. 지금의 자율 방범대원 같다.

 

 

 

물이 맑아 물고기도 잡았다는 청계천. 그 주변 공터에서 간간이 찾아오던 곡마단의 공연을 구경하기 위해 몰래 잠입을 시도한 아이들, 고무신이나 운동화, 쇠붙이를 역으로 바꿔주던 엿장수, 술 찌꺼기 재강, 곡마단, 야경꾼, 구슬치기, 장날, 한약, 도깨비, 다듬이질, 겨울밤, 동생 생각, 정거장, 살곶이 다리, 청계천, 씨름하고 창포에 머리 감던 날 단오, 소풍, 마을을 지켜주는 서낭당, 망우리 공동묘지와 문둥병을 가진 거지들, 서민들이 위로를 받던 굿과 점, 여인들의 뒷담화 장소인 우물가, 아이가 묻힌 무덤인 애총 등 추억의 이야기들이다. 책에선 청계천 주변을 돌아보고 우리의 옛 이야기를 찾아서 들려준다.

 

 

 

 

맑은 시냇물이라는 청계천의 옛 모습을 3D로 가상체험할 수 있다면 아마도 이 책과 같을 것이다. 50년 전이나 100년 전의 모습으로 돌아간 청계천은 아이들의 놀이터이자 어른들의 쉼터였으니까. 청계천 주변 골목마다 집들이 빼곡하게 차 있고, 아이들 소리와 장사꾼 소리가 어우러져 주저리 주저리 이야기가 열리는 곳이니까. 그렇게 가치를 따질 수 없는 소중한 우리의 이야기들이다. 청계천 옛 이야기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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