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토지 제1부 1 - 박경리 원작
박경리 원작, 오세영 그림 / 마로니에북스 / 2015년 7월
평점 :
절판


 

[박경리 원작 만화 토지 1/박경리/오세영]토지, 만화로도 나왔구나!~

 

경남 하동 평사리 대지주의 최참판댁의 흥망성쇠를 다룬 박경리 원작의 <토지>가 만화로 나왔다니, 반갑다. <토지>는 비록 소설이지만 우리의 근현대사가 아닌가. 가난과 고난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일어서려는 용기를 보여준 최서희의 삶이 지난한 세월을 견뎌온 우리 조상들의 삶과 똑같아서 실제 일어난 사건처럼 느껴질 정도였는데......

 

 

<토지>는 완독은 아니지만 소설로도 읽었고 TV드라마로도 본 기억이 있다. 해서 하동 근처를 갈 때마다 생각나곤 했던 소설이다. 더구나 하동엔 최참판 댁 세트장까지 있기에 소설 속 인물들이 살다간 느낌이었는데......

한반도의 역사에서 격동의 시절이 아닌 때가 있을까마는 그래도 가장 격동의 시절은 아마도 일제강점기 전후라 아닐까. 나라 잃은 설움에 일제의 압박으로 숨조차 편히 쉴 수 없었을 테니까. 소설 <토지>는 한국사에서 가장 격동의 시절을 다루고 있기에 가슴 절이며 읽기도 했다.

 

<만화 토지>는 동학농민혁명이 일어나기 직전의 경남 하동 평사리를 배경으로 한다. 대지주 최참판댁의 안주인 윤씨부인, 윤씨부인 며느리 별당아씨, 별당아씨의 딸 최서희, 최서희의 아이들이 겪는 파란만장한 4대의 역사다. 모두 17권으로 되어 있기에 1부에는 장대한 드라마의 서두인 셈이다. 구천의 등장, 별당아씨의 가출, 문제적 인간 최치수의 재종형이자 서희의 재산을 가로채는 조준구의 등장으로 긴장감을 준다.

 

최참판가, 평사리 농민들에 대한 등장인물 소개만 봐도 옛 기억이 꿈실대며 살아난다. 최서희의 아버지 최치수의 약골과 집착, 할머니 윤씨부인의 기센 안주인 포스, 예쁘고 아무지지만 한 성질하는 최서희, 그런 최서희의 곁을 지키는 하녀 봉순, 최서희를 보호하고 지키는 충직한 하인 길상, 매혹적이 눈빛의 귀녀, 윤씨부인의 눈매를 닮았으나 태생적으로 우울한 구천에 대한 인물 묘사를 만화로 보니 드라마가 연상될 정도다.

 

 

만화로 그려진 얼굴 표정이 과장되지 않고 실감나기에 읽는 맛이 난다. 작은 부분도 세밀하게 그리고 있어 만화가 오세영의 정성이 느껴진다. 만화를 통해 그 시대의 풍물, 풍습, 문화를 만날 수 있어서 더욱 재미있다. 하지만 굶주리고 천대받던 농민, 인간 취급을 못 받던 하인들의 비루한 삶이 아름다운 봄꽃 배경과 대조되는 장면에서는 울컥해진다. 마지막에 등장한 야비한 친척 조준구의 등장이 최참판댁에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궁금해진다. 동학혁명의 기운도 번지는 것 같고....역시 다음 편이 기대되는 <만화 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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