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트 마운틴
데이비드 밴 지음, 조영학 옮김 / arte(아르테) / 2015년 6월
평점 :
품절


[고트 마운틴/데이비드 밴]너무 잔인해서 읽기가 힘든....

 

제목은 서정적이나 내용은 끔찍하고 살벌하다. 살인을 통해 성인 의식을 치르 듯 어른 행세를 하고 있으니 말이다. 인간의 본성은 왜 이리도 잔혹한 걸까? 하긴 세계의 역사가 전쟁의 역사인 것만 봐도 성선설보단 성악설에 한 표를 던져야 할 판이다.

 

 

소설은 아빠를 따라 사슴 사냥을 나선 소년이 우연히 살인을 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1978년 가을 북부 캘리포니아 바틀릿 핫스프링스, 11살 소년은 할아버지와 아버지, 아버지의 친구 톰 아저씨와 함께 사슴 사냥을 나선다. 바틀릿 핫스프링스는 수십 년 전에 문을 닫았다가 최근에 사냥 허가가 난 곳이다. 해서 잡풀과 잡목이 무성하고, 수백 년 이상이 된 나무들이 자라고, 원시적 느낌이 강해서 너무나 매혹적인 곳이다. 아무도 살지 않는 텅 빈 곳, 태고적 모습과도 같은 곳에서의 사냥은 구석기인들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어쨌든 고트 마운틴에 도착한 소년은 법을 어긴 밀렵꾼을 발견하고는 본능적으로 방아쇠를 당겨 밀렵꾼을 쓰러뜨린다. 갑작스런 사고에 총알을 찾아내서 없애버리라는 할아버지, 시체를 숨기자는 아버지, 자수하라는 톰 아저씨 등 의견이 갈라지게 된다. 이후 소년은 아빠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사슴사냥까지 나서게 된다.

11살 소년의 행동과 말투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다. 이성이 본능에 앞서게 되면 조절 불가능한 괴물인 건가? 스스로의 인생을 총알 한 방으로 망친 아이, 이미 시간은 되돌릴 수 없는지 소년의 의식과 행동은 점점 괴물처럼 변한다.

 

하나의 사건은 또 다른 사건을 쉽게 하듯, 한 번의 살인이 또 다른 살인을 쉽게 한다. 죄가 죄를 낳듯 말이다. 소년이 밀렵꾼을 죽인 후 할아버지와 아버지, 톰 아저씨의 갈등이 시작된다. 할아버지는 손자를 죽여 버리려 하고, 손자는 그런 할아버지가 사냥의 대상으로 보인다. 동생인 아벨을 죽인 카인처럼, 한 번의 살인으로 모두가 점점 잔학해져 간다.

인간성은 사라지고 동물성만 생존한 곳이 최초의 세계였을까? 고트 마운틴은 인간은 없고 동물만 존재하는 세상이다. 상식은 없고 본능만 있는 세상이다. 사냥이 생존의 수단이었던 태곳적 방식처럼 사냥에 대한 양심이나 도덕성은 없다. 오직 공포를 즐길 뿐이다.

 

소년은 밀렵꾼을 총으로 쏜 이후로 부쩍 어른 같은 느낌이 들고, 사슴까지 사냥한 뒤 의식 치르듯 내장을 직접 제거하고, 이후 어른의 세계로 들어간 느낌을 갖게 된다.

 

 

잔혹한 어른들의 세계는 그토록 매혹적인가. 살인의 과정을 거쳐서 어른이 된다니. 기가 막히는 이야기다. 인간에 대한 살해든, 동물에 대한 살해든 언젠가는 부메랑이 되어 올 텐데....

소년의 어떤 본성이 어른들의 세계로 끌어 들였을까? 애초에 11살짜리를 사냥에 데려 간 것이 잘못이다. 11살 소년이 살인의식을 통해서야 철이 들고 어른이 된다는 이야기가 너무나 소름 돋는다. 문장은 매력적이나 내용은 너무 잔인해서 읽기가 힘든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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