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담한 생각 밥상 - 박규호의 울림이 있는 생각 에세이
박규호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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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담한 생각 밥상/박규호/매일경제신문사]소박하지만 울림이 있는 사유 밥상~

 

평소의 생각을 솔직하게 적어본다는 게 여간해서 쉽지 않은 일이다. 여유 있게 생각하고 싶어도 빠른 세상은 많은 일처리를 발리 하라고 독촉하니까. 그렇기에 더욱 생각할 여유, 쉴 여유는 필요할 것이다.

 

 

소담한 생각 밥상!

36년의 공기업에서 직장생활을 하며 삶과 일, 사람과 사회에 대한 사유를 담은 책이다. 베이징에서의 주재원 생활, 도올 선생의 EBS 방송 강좌, 스티븐 코비와 데일 카네기의 리더십과정, 고려대 MBA과정, 외교안보연구원의 글로벌 리더십과정, 서울대 AFP과정, 연세대 기술정책협동과정, 그동안의 모았던 독서 카드, 신문 스크랩, 강의 노트 등을 주제별로 새롭게 묶은 것이라고 한다. 에피타이저, 경영요리, 회사요리, 한국요리, 일본요리, 중국요리, 디저트 등 요리 형식으로 묶은 것이 이채롭다.

 

문명의 발상지이자 요즘 대세인 중국에 관심이 많기에 중국요리가 가장 인상적이다.

 

4개의 7,000만이 중국을 좌우한다니, 13억 인구가 만들어내는 숫자가 가히 상상불가다. 7,000만 명의 중국공산당원과 7,000만 명의 화교들, 7,000만 명의 부자, 7,000만 명의 야간업소 종업원들이 중국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니, 거의 한 나라를 이루는 셈이다.

예전에 노동자나 농민 등 무산계급이 쉽게 가입했건 중국 공산당이었지만 지금은 추천과 엄격한 검정을 거쳐 뽑기에 한 대학 졸업생 중에서 몇 명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지금은 거의 9,000만 명에 육박하고 있지만 13억 인구 중에서 공산당원이 되기란 하늘의 별따기인가 보다. 낙타가 바늘구멍을 들러가는 격이다.

일본 요리 중에서는 남을 배려하는 공공질서가 눈에 띈다. 화면중독에 빠진 요즈음 길에서든 지하철에서든 친구와의 모임에서든 고개를 푹 숙인 채 스마트 폰에 몰입하는 모습을 본다. 저자가 일본 주재원 시절 일본 지하철에서는 휴대폰이나 인터넷 사용을 자제하는 경향이라니, 전자파로 가득찬 지하철을 만들지 않기 위한 남을 위한 배려가 우리 사회에서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습관적인 인터넷 검색, 지나친 스마트폰 사용은 삶의 집중도를 떨어뜨리기에 생산 능력에서나 삶의 질에서도 마이너스 요인이라는 연구결과를 본 적이 있기에 공감하는 이야기다.

 

한국요리 중에서는 다산 정약용이 가장 인상적이다. 저자는 전남 강진의 다산 유배지를 돌며 정약용의 실학과 목민 정신을 음미한다. 정약용과 개혁군주 정조와의 만남, 김정희와의 나이를 잊은 우정, 벼슬길에 막힌 아들에게 주는 독서를 권면하는 편지 등 다산의 흔적 속에서 그의 정신을 되새긴다.

 

 

감정계좌, 갑골문자 발견이야기, 삼성이 인재 경영에 치중했던 이유, 안다는 것의 단계를 점선면으로 설명하는 이야기, 전보가 전기보다 먼저 들어왔기에 전기대가 아닌 전봇대로 불린 이야기 등…….

 

강의, 일터, 만남, 독서, 일상 등을 통해 사유하고 통찰하던 그대로를 담았기에 소박하다. 유려한 문장은 아니어도 진심을 담은 삶의 고수의 이야기이기에 작은 상차림이어도 울림이 있다. 자신만의 시간을 가지고 스스로 사유하는 습관, 시간을 내어 질문하고 통찰하는 습관이 인생에서 얼마나 중요한 순간인지를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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