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마디를 대신하는 말 한 마디 아시아 문학선 13
류전윈 지음, 김태성 옮김 / 도서출판 아시아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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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마디를 대신하는 말 한 마디/류전윈]중국 문학의 또다른 맛을 알게 한 책~

 

뜻을 전달하는 데 굳이 많은 말이 필요하진 않을 것이다. 꼭 필요한 말만 명쾌하게 할 수 있어도 의도는 잘 전달된다. 말 한 마디가 말 만 마디를 대신하기도 한다. 말 한마디에 천냥 빚도 갚는다.

 

중국 냄새가 물씬 풍기는 소설을 만났다. 만 마디를 대신하는 말 한 마디!

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중국 소시민들의 일상 속으로 깊숙이 들어가 본 느낌이다. 말에는 듣고 싶은 말도 있고, 하고 싶은 말도 있다. 듣고 싶은 말과 하고 싶은 말이 일치하진 않기에 벌어지는 에피소드는 무궁무진 할 것이다.

 

 

주인공 뉴아이궈(牛愛國)는 말을 조리 있게 하지 못한다. 자신의 생각을 상대에게 제대로 전달하지도 못한다. 35살이 된 그는 의지할 친구가 딱 3명 있다. 펑원슈, 두칭하이, 천쿠이이는 언제나 상의할 수 있는 사람, 허심탄회하게 고민을 나눌 수 있는 친구다.

 

펑원슈와는 초중고 동창이다. 하지만 그들의 아버지 사이는 말을 하지 않는 사이다. 세상에 둘도 없는 친구였다가 만터우 하나로 인한 말 한마디 때문에 원수가 된 것이다, 뉴아이궈와 펑원슈는 둘도 없는 친구 사이다. 뉴아이궈는 고민이 있을 때마다 펑원슈를 찾아가면 펑원슈는 뉴아이궈의 고민을 한 마디로 정리하게 도와준다. 하지만 뉴아이궈가 군대 갔다 온 이후로 더 이상 펑원슈의 말을 신뢰할 수 없을 정도로 펑원슈는 술병에 걸려버린다.

 

두칭하이는 군대에서 만난 친구다. 운전병이 되어 운전을 배우고 싶었던 뉴아이궈는 운전병 대신에 취사병이 되었고 그런 뉴아이궈에게 운전병 두칭하이는 자신이 몰던 트럭을 몰래 가져와 운전을 가르쳐주었다.

 

천쿠이이는 도로공사를 하면서 알게 된 마음을 터놓는 친구다.

 

어쨌든, 군대를 다녀 온 뉴아이궈는 결혼을 했다. 하지만 서로에게 말을 거는 것을 좋아하지 않은 탓일까? 아내 팡리나는 결혼에 싫증을 내고 바람을 피운다. 하지만 뉴아이궈는 그런 아내를 내치지도 못하고 내색도 하지 못하고 살아간다.

 

가난했던 5세 엄마가 인신매매범에 납치된 이야기, 5세에 인신매매범에 잡혀 팔려가면서도 새아버지 우모세를 그리던 엄마, 새로운 집에서의 학대와 욕설에 이전의 아버지였던 우모세를 그리워하는 엄마, 마지막 죽으면서도 고향에 가고 싶었던 엄마의 말 한마디 때문에 고향 옌진을 찾게되고, 옌진에서 자신의 외할아버지인 70년 전의 우모세처럼 살아가는 뉴아이궈는 하고 싶은 한 마디 때문에 장추홍을 찾아 따나고......

 

  

 

 

 

엄마의 고향을 찾았다가 알게 된 엄마와 외할아버지 우모세 이야기, 주인공 뉴아이궈를 중심으로 뻗어가는 이야기는 모두 말 한마디와 관련되어 있다. 말 한마디로 연결되어지는 이야기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늘어지기에 아직도 끝나지 않은 이야기 같다. 하고 싶은 말이든, 듣고 싶은 말이든 필요한 말은 딱 한 마디일 것이다. 사랑해, 네가 필요해, 미안해, 고마워.......

필요한 말은 딱 한 마디일 수도 있다. 그게 무엇이든 말이다.

말에 대한 스토리가 이리도 방대할 줄이야. 하고 싶은 말과 듣고 싶은 말이 서로 엇갈리는 것도 묘하고 말로 인해 벌어지는 오해와 화해를 보며 말 한마디의 마력을 체감하게 된다. 다양한 중국인들의 생각, 풍습, 언어습관을 엿볼 수 있어서 흥미로웠던 책이다. 말과 관련해서 이런 소설을 쓸 수 있다니, 대단타. 중국 문학의 또다른 맛을 알게 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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