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시간들 - 이보영의 마이 힐링 북
이보영 지음 / 예담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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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시간들/이보영]배우 이보영도 책벌레였군~

 

 

어떤 장르의 책을 읽느냐에 따라 다르지만, 책을 읽는 시간은 나에게도 나를 사랑하는 시간이고 힐링의 순간이다. 독서를 통해 새로운 정보를 얻기도 하고, 세상을 보는 눈을 갖기도 하고, 상상의 세계로 가기도 하고, 시간여행을 하기도 한다. 그래도 가장 좋은 점은 혼자만의 사색의 시간을 갖거나 저자와의 대화의 시간을 갖는 것이다. 그렇게 집중과 몰입의 시간이 지나고나면 마음의 묵은 때가 쏙~ 빠지고 쌓였던 스트레스가 순식간에 기화하듯 공중 분해된 느낌이다. 때로는 새로 태어난 착각까지 들기도 한다.

 

 

예쁜 배우, 연기 잘하는 배우 정도로만  알았는데 배우 이보영이 국문학도에다가 책읽기를 좋아한다니, 동류의식이 생겨서 좋다. 책을 읽으며 지성의 아내이자 갓 태어난 아기의 엄마가 된 그녀의 미래가 기대될 정도다. 이토록 마음이 알찬 여배우인 줄 처음 알았으니까.

 

이 책 속에는 23권의 책에 대한 그녀의 감상이 들어 있다. 매일 책을 읽지만 책 속의 리스트 중 내가 읽은 책이 절반 정도라니, 광대한 책세상임을 다시 절감하게 된다.

 

조조 모예스의 미 비포 유에 대한 감상이 인상적이다. 영화로도 나올 책이기에 여배우의 입장에서 남녀 주인공 역할에 대한 분석이나 영화화 되었다는 이야기가 있을 줄 알았다. 그런데 두 주인공이 만나서 일으키는 시너지인 새로운 경험과 도전의 의미에 대한 이야기여서 의외였다. 경제력, 집안, 인물, 성격, 좋은 친구 등 모든 것을 다 가진 남자 윌 트레이너는 한 순간의 사고로 몸을 가눌 수 없는 중증 장애인이 된다. 반면에 그런 윌을 수발하도록 고용된 루이자는 가난하고 수수한 여자인데다 여행이나 도전적인 일을 해 본적이 없는 단순한 시골 여자다. 매사에 정확하고 까칠한 도시 남자와 매사에 긍정적이고 수더분하고 건강한 시골 처녀와의 만남이었으니, 달라도 많이 다른 만남이었으리라. 남자로 인해 새로운 도전을 즐기게 된 여자, 여자로 인해 긍정의 세상을 보게 된 남자. 서로가 만나서 변화해가고 그 와중에 사랑을 느끼고 서로를 위해 최선의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던 안타까운 사랑이야기다. 언뜻 제인 에어같은 고전의 포스도 풍기던 책이었지.

 

그런 책에서 도전적인 삶에 대한 고민을 하는 모습도 인상적이고, 베스트셀러보단 자신이 좋아하는 작가나 출판사 등을 중심으로 직접 고른 책을 읽던 그녀에게 펜이 보내준 책이어서 꺼렸던 베스트셀러를 읽으며 편견을 깼다는 이야기도 인상적이다.

  

 

마지막에 나온 이동원의 살고 싶다. 세계문학상을 받은 책인데, 군부대에서의 왕따와 자살 등에 대한 문제를 다루고 있기에 나도 책을 읽으면서 가슴 먹먹해졌던 책이다.

해결되기는커녕 자꾸 되풀이되는 폭력과 자살의 문제가 군대까지 퍼졌다는 사실에 충격이기도 했고, 이십 대 초반의 꽃다운 나이에 죽음을 선택할 수밖에 없도록 내몬 환경도 원망스러웠다. 영화 <연평해전>에서 꽃다운 청춘들을 버려둔 상부와 군부대의 왕따를 외면해온 군대가 뭐가 다를까 싶다. ‘죽고 싶다는 말은 살고 싶다는 말의 역설법이자 반어법임을 알아 줄 순 없을까? 안타까운 군인들의 푸른 죽음을 보며 그 참담함에 안타까웠는데...... 

 

 

책을 읽으며 소박하게 자신을 성찰하는 모습이 예쁘다. 어릴 때부터 책을 좋아했고 활자중독에다 책벌레인 그녀의 이야기가 공감 가득한 글이기에 동질감도 느끼게 된다. 책을 읽으며 자신과 타인, 세계를 더욱 사랑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다.  차 한 잔을 마시며 동류이식도 느끼며 여유롭게 읽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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