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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꾼 씨앗 - 평화의 씨앗을 심은 나무의 어머니 왕가리 마타이 ㅣ 도토리숲 그림책 3
젠 클레튼 존슨 지음, 소니아 린 새들러 그림 / 도토리숲 / 2015년 6월
평점 :
[세상을 바꾼 씨앗]아프리카를 바꾼 왕가리 마타이
평화의 씨앗을 심은 나무의 어머니!
왕가리 마타이(1940-2011)!
케냐 출신의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왕가리 마타이의 이야기를 동화로 만나니, 반갑다. 아프리카 케냐를 배경으로 하기에 책 속의 그림이 강렬하다. 노랑, 빨강, 초록, 파랑 등 원색의 물결이 마치 밀림을 비추는 태양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에너지가 넘친다.

아프리카 여성 최초로 노벨평화상을 받았다는 왕가리 마타이. 그녀의 나무심기운동의 배경에는 어릴 적 교육에서 비롯된 것이리라. 마타이는 어릴 때부터 엄마에게서 나무에 대한 교육을 받고 자랐는데, 마타이가 속한 부족인 키쿠유족 사람들은 조상의 영혼이 나무에 머물고 있다고 믿었다. 조상들의 영혼이 지키고 있는 나무였기에 서구자본들이 커피나무를 심으려고 오래된 나무들을 벨 때 그녀는 나무 보호 운동을 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마타이가 아프리카 동부지역에서 최초의 여성 교수가 되고 환경운동가가 된 것은 교육의 힘이었으리라.
교육받는 여자가 드문 시절이었지만 그녀는 엄마와 오빠들의 배려로 학교에 갈 수 있었다고 한다. 덕분에 고향에서 초등학교를 마친 후 케냐의 수도 나이로비로 가서 학교를 다니면서 생물학에 관심을 두게 되었고, 이후 미국 캔자스주에 있는 대학에서 장학금을 받으며 여성과학자의 꿈을 꿀 수 있었다고 한다. 펜실바니아에서 석사를 마치고 조국 케냐를 위해 할 일을 모색하다가 케냐로 돌아와 나이로비 대학교에서 나이로비대 최초로 학생들을 가르치는 여교수가 되었다고 한다.
마타이의 그린벨트운동은 아프리카에 대한 사랑과 여성의 역할에 대한 인식이 남달랐기에 가능했으리라. 그녀는 케냐의 독재 정권이 서구 자본에 땅을 팔아넘긴 것에 분노했고, 그런 땅에서 서구 자본이 이익이 되는 커피나무를 심기위해 밀림의 숲을 벌목하는 것에 분노했다. 그리곤 자신의 방법으로 밀림을 지키는 운동을 펼치게 된다. 숲을 터전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특히 여성들에게 나무심기를 가르쳤고 나무심기운동이 케냐의 미래임도 알렸다.
그렇게 심은 어린 나무는 초록색 띠처럼 보였다고 해서 ‘그린벨트 운동’이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사라지는 숲을 되돌리기 위해 시작한 운동이 케냐를 푸른 땅으로 바꾸면서 열매를 맺기 시작했고, 사라졌던 동물들이 돌아오고, 사람들은 땅을 일구며 살 수 있었다. 하지만 커피농장을 만들려던 거대 외국 자본들은 케냐의 부패한 정권과 손잡고 왕가리를 체포하기도 했고, 여성들이 일군 변화와 그 힘에 두려움을 느낀 케냐 독재정권은 그녀를 감옥에 가두기도 했다.

자신의 주장을 알리기 위해 외국으로 간 마타이는 만나는 사람마다 씨앗을 나눠주고, 나무를 심은 이야기와 여성의 권리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다행히 케냐에도 민주화 바람이 불었고, 케냐로 돌아온 케냐 국회의원, 환경부 장관이 되었다. 그녀가 받은 2014년 노벨 평화상은 아프리카 여성이 받은 최초의 노벨상, 환경 운동가가 받은 최초의 노벨 평화상이었다고 한다.
그린벨트 운동의 선구자가 된 왕가리 마타이의 이야기는 어릴 적 교육의 힘, 조국 케냐와 아프리카 밀림을 향한 사랑, 여성의 인권을 위한 노력, 세상을 바꾸고 싶은 정의감이 빚어낸 걸작품이다.
단편적으로만 알았던 왕가리 마타이에 대한 이야기를 정리해 볼 수 있었던 책이다. 여성 스스로 여성 지위 향상을 위해 노력해야 함을, 거대 서구 자본의 무지막지한 침탈에 맞서 아프리카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아프리카인 스스로 노력해야 함을, 작은 행동이지만 모이면 세상을 바꾸는 힘이 됨을 깨친 책이다. 가장 평화적인 운동으로 깊은 감동을 준 이야기인데다 그림까지 마음을 사로잡은 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