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훈현 고수의 생각법]바둑판에서 세상을 보다~

조훈현, 고수의 생각법 - 생각은 반드시 답을 찾는다 ㅣ 인플루엔셜 대가의 지혜 시리즈
조훈현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15년 6월

[조훈현 고수의 생각법]바둑판에서 세상을 보다~

바둑을 배워 본 적은 없지만 국수라는 조훈현 9단의 명성은 익히 알고 있다. 흔히들 바둑판이 세상과 판박이라고 하기에 배워보고 싶기도 했던 게 바둑이다. 바둑의 역사는 중국 요순시대부터 시작되었다고 들었다. 바둑은 네모진 바둑판 위에서 흑백의 알을 놓으며 공격과 수세를 통해 집을 만드는 게임이기에 언젠간 배우고 싶었다. 조훈현의 고수의 생각법을 읽으며 인생에 대한 고수의 훈수를 새기게 된다. 누구나 할 수 있는 훈수이지만 바둑 세계를 담은 훈수이기에 이색적이다.

바둑황제 조훈현은 다섯 살 때 아버지 바둑에 훈수를 두었고, 아홉 살 때 입단대회를 통과해서 최연소 프로 바둑 기사가 되었다고 한다. 열한 살 때 일본 세고에 겐사쿠의 내제자가 되면서 일본 바둑을 접하게 되었다고 한다.

조훈현 9단이 말하는 생각의 법칙이 평범하지만 자꾸 되새김질 하게 된다.

패배보다 더 부끄러운 건 포기다. 버려야 할 것은 과감히 버리고 끈질기게 도전해야 한다. 이를 위해 공부와 연구를 통한 수 읽기를 터득해야 한다.

생각 속으로 들어가라. 근성을 가지고 생각 하다보면 반드시 답을 찾게 된다. 초읽기에 몰려도 집요하게 다음 수를 고민하면서 치열하게 승부에 임한다.

다르게 생각하라. 창의적인 사고나 승부사는 남과 다름에서 나온다.

생각은 자아를 단단하게 한다. 이창호의 돌부처 스타일, 서봉수의 잡초 스타일, 유창혁의 일지매 스타일은 자신만의 삶의 철학이 낳은 자신만의 ‘류’다. 단단한 자아를 가지고 자신만의 해법을 찾는 게 행복이다.

의문을 품고 질문을 던져라. 상대방의 한 수 한 수를 깊게 생각해서 그 이유를 찾아낸 다음 다음 수를 결정해야 한다.

그는 1989년 대만의 부호 잉창치가 만든 세계 프로바둑선수권대회인 잉창치배 대회 첫 우승자가 되어 변방 바둑이라던 한국바둑을 세계정상에 올린 이야기는 짜릿한 전율이 일 정도다. 잉창치배 2회 대회에선 서봉수가, 3회 대회에선 유창혁이, 4회 대회에선 이창호가 우승했다니, 앞서간 선배들이 있었기에 후배들이 이룰 수 있지 않았을까.

책 속에는 그가 바둑 세계에서 겪었던 일화들과 그에 따른 삶의 교훈을 훈수하고 있기에 몰랐던 바둑 세계에 들어 선 느낌이다. 그의 스승인 세고에와 <설국>의 작가 가와바타 야스나리가 우정을 나누는 이야기, 한국 기원과 세계 바둑에 대한 이야기를 읽는 소소한 재미도 있다.

각자의 인생과 삶의 철학이 다르듯 누구나 자기 스타일이 있을 것이다. 그래도 고수의 말처럼 끈기와 생각의 힘, 인품과 겸허함, 자신감과 도전 정신 등은 인생의 공통된 기본일 것이다. 바둑판 같은 세상이라더니, 바둑에서 판을 읽으며 깨쳤던 고수의 노하우가 그대로 일상과 통하는 이야기들이다. 몰랐던 바둑 세계를 알게 된 것은 덤이기에 즐거운 독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