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쿠터를 타면 바람이 분다
석우주 지음 / 파란(파란미디어)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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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쿠터를 타면 바람이 분다/석우주/파란]우연이 반복되면그건 운명~

 

 

표지를 보면 청바지를 입고 선머슴 같은 짧은 머리의 여자가 헬멧을 쓰고 연분홍 스쿠터를 타고 도시를 달리고 있다. 이탈리아핏이 나는 밝은 핑크의 베스파라니. 스쿠터 중에서 가장 끌렸던 베스파, 오드리 헵븐도 탔던 스쿠터가 베스파 아닌가?

 

연분홍은 소년처럼 짧은 머리에 까만 곱슬머리 이십대 여자 사람이다. 분홍은 학교 통학용으로 작은 중고 스쿠터를 몰지만 치킨 가게를 하는 엄마를 도울 때도 낡은 자신의 스쿠터를 몬다.

 

 

 

 

우연히 겹쳐지면 필연처럼 느껴지는 법이다.

분홍이 엄마를 도와 치킨 배달을 가다가 폐지 줍는 할머니를 돕게 되고 이어서 부드러운 목소리로 길을 묻는 태신묵에게 길을 가르쳐준다. 하지만 불길한 인연이었을까? 분홍의 스쿠터는 택시와 접촉사고를 당하게 된다. 선의를 행하다가 당한 일이지만 누굴 탓하랴. 분홍은 그 사고로 낡은 스쿠터를 폐차시키고 그녀의 왼손에도 흔적처럼 상처가 남게 된다. 그리고 크리스마스이브에 치킨 배달을 갔다가 신묵을 다시 만나게 된다. 분홍이 과외를 했던 제자 민준의 외삼촌님이라는 그 남자의 집으로 배달을 간 것이다. 두 번의 우연이면 운명처럼 느껴지는 걸까?

 

자신에게 친절을 베풀다 사고를 당한 걸 안 남자는 사과의 의미로 연분홍에게 이탈리아산 베스파를 선물하게 된다. 하지만 분홍이 신묵과 커피 마시는 시간에 치킨 가게에서는 가스 폭발 사고가 나고 엄마는 중환자실로 가게 된다. 얼마 뒤 오빠도 심장 수술을 받다가 세상을 떠나게 된다.

연이어 가족을 잃고 천애 고아가 된 분홍은 거친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 이름을 바꾸게 된다. 유약해 보이는 분홍 대신에 좀 더 강하게 살자며 연강희란 이름으로 바꾼다.

 

하지만 1년의 시간이 흐른 뒤 다시 우연한 기회에 신묵을 만나게 된다. 신묵과 함께 있을 때마다 소중한 것을 하나씩 잃은 분홍은 신묵과의 만남을 꺼리게 되고, 우연이 인연이라지만 나쁜 인연인 신묵을 벗어나고 싶어한다. 신묵을 만나면 기다렸다는 듯이 나쁜 일만 터지는 것은 우연이겠지만 나쁜 우연이라면 피하는 게 상책이니까.

 

 

 

 

신묵 역시 어릴 적의 상처로 여자와의 사랑이 두려운 남자다. 하지만 분홍을 볼 때마다 끌리게 된다. 분홍의 슬픔이 모두 자신으로 인해 일어난 것 같아 미안하기도 하지만 털털한 분홍의 매력에 자꾸만 빨려들게 되고...... 분홍도 그런 신묵에게 자꾸만 끌리게 되고......

 

제목을 보면 약간 슬픈 여운을 남기는 밝고 경쾌한 소설 같았다. 읽을수록 로맨스 소설이 주는 설렘과 속도감으로 훈훈하게 읽은 책이다.

로맨스 소설이라면 믿고 읽게 되는 출판사가 파란미디어 출판사다. 이 소설도 역시 쫄깃하면서도 술술 읽히는 로맨스다. 약간 달달하고 약간 아슬아슬한 이야기여서 밀당의 설렘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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