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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을 살리는 행복공간, 라운징
이상현 지음 / 프런티어 / 2015년 5월
평점 :
[라운징/이상현]도시 공간에 대한 인문학 산책~
라운징은 ‘Lounge'에 진행형 접미사 ’ing'를 더한 신조어다. 사람을 만나고 쉬는 라운지와 같은 공적 공간에서 타인과 함께 있되 불편함을 느끼지 않을 정도의 심리적 거리를 확보하며 몸과 마음을 가볍게 하는 것을 의미한다. (8~9쪽)
도시에서 쉴 수 있는 공간들은 많다. 그 중에서도 라운지는 앉아서 먼 곳을 조망하면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호텔이나 공항의 휴게실 같은 곳이다. 라운지는 누구나 쉽고 편하게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공간이다. 특히 건물의 맨 꼭대기에 있는 휴게실인 스카이라운지는 전망을 보는 것만으로도 숨통이 트이는 곳이다. 이런 라운지의 영역을 넓힌다면 도심 속 많은 공간이 라운지가 될 것이다.
몸과 마음을 살리는 행복공간 라운징!
건축에 의해 만들어진 공간에 대한 의미와 가치를 살펴보는 색다른 책이다. 건축학 교수를 따라가는 공간여정에는 세계적인 쉼터, 역사적이거나 현대적인 라운지, 추억의 휴식 공간, 새롭게 떠오르는 힐링 공간을 구경하게 된다. 마치 공간 탑사를 하면서 공간 에 대한 인문학 강의를 듣는 느낌이다.
1870년 프랑스 파리 르그랑호텔 라운지는 돈 좀 있는 부르주아들이 여가를 즐기기 위해 모여들던 곳이라고 한다. 이곳에서 부르주아들은 다른 부르주아들로부터 새로운 정보를 습득하기도 했다. 1870년 세계 최초의 백화점인 프랑스 파리 봉머루셰는 부르주아 여인들의 쇼핑의 공간이었고 그 곳의 라운지는 여인들의 사교의 장이자 자신들의 매력을 뽐내는 장소였다.
1931년 한국의 화신백화점 커피숍도 경제적 여유가 있는 부유층 여인들의 수다를 떨며 커피 문화를 뽐내던 과시의 장이었다.
공간은 자연과의 경계를 짓거나 이웃과의 경계를 짓는 과정에서 조성된 것이다. 자기만의 영역 형성을 위해 공간조성, 소통을 위한 통로 만들기, 성당의 뜰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른 심리적 간격, 도서관의 대출대가 서고와 얼마나 떨어져 있느냐에 따른 심리적 거리차이, 마트라는 상업적 공간구조의 세심한 전략, 도시의 작은 쉼터 역할을 하는 숨은 공간들, 구글 본사의 자유로운 공간, 독신자를 위한 원룸, 코하우징, 박물관, 사이버공간, 공항, 텐트까지 있다. 미처 생각지도 못했던 이야기이기에 신선한 느낌이다. 고정된 공간이 움직이고 숨 쉬는 생명체가 된 것 같은 느낌이 들게 하는 공간에 대한 인문학 산책이다.
대개 공간이 주는 이미지는 위로와 여유일 것이다. 멋진 공간은 평소에 가지지 못했던 꿈에 그리던 것에 대한 환상을 심어주거나 과시와 고급스러움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키기도 한다. 멋져 보이고 싶은 욕구와 근사해보이고 싶은 욕망을 채워주는 장소이기에 잠깐의 머무는 순간으로도 힐링이 되기도 한다. 예로부터 부를 과시하는 장소, 여유를 과시하는 장소, 쉼을 위한 공간, 에너지 충전의 공간, 또 다른 꿈을 꾸기도 하는 공간 등 공간의 역할이 참 다양함을 새삼 깨치게 된다. 발 딛는 곳마다 행복과 힐링의 공간, 가는 곳마다 상상이 현실이 되는 공간, 그런 마법의 공간도 잠시나마 생각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