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 BOOn 9호 - 2015년
RHK일본문화콘텐츠연구소 편집부 엮음 / RHK일본문화콘텐츠연구소(월간지)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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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N 9/RHK]문학 중심의 최신 일본 문화 잡지~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이다. 역사적 진실을 외면하는 일본은 싫지만 아직도 일본 문화와 경제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경제부문에서는 일본보다 중국의 영향이 커지고 있지만 그래도 품질이나 창의력에선 무시할 수 없는 일본이다. 문학이나 책 문화에 있어서도 워낙 광범위한 시장을 가진 일본이기에 한국에서도 일본 저자들의 출판물이 분야를 가리지 않고 쏟아져 나오고 있다. 정치적으로는 얄밉지만 문화나 경제적인 면에서는 배울 것이 많은 일본이기에 일본에 대한 관심을 놓아버릴 수가 없을 정도다.

 

 

한국 최초의 일본 문화 콘텐츠 전문지를 지향하는 잡지라니, 새롭다. 일본의 다양한 문화를 한글로 접할 수 있다니, 참신하다. 일본 문학과 예술, 문인, 유명 여행지, 책 문화를 접할 수 있기에 호기심이 갔던 책이다.

 

현대 작가 좌담회에 나온 히라노 게이치로를 논하다가 인상적이다.

히라노 게이치로는 나란 누구인가를 읽으면서 알게 된 작가다. 분인, 다중인격, 해리성장애, 포커페이스 등에 관심이 많은 작가다. 그의 소설을 읽은 적이 없지만 천재적인 작가라고 들었기에 궁금한 내용이었다. 김연수와 은희경 작가와 우정을 나누고 있고, 한국에서도 그의 작품들이 많이 출판되었다니 읽고 싶어진다.

게이치로는 미시마 유키오의 영향으로 문학에 흥미를 가졌고 모리 오카이, 트루게네프, 도스토예프스키, 스탕달, 플로베르 등을 좋아한다니...... 일본 작가들의 이름을 낯설지만 도스토예프스키나 스탕달은 나도 좋아하는 작가인데...... 책을 읽고 생각하려면 한가로운 시간이 중요하다는 말에 공감한다. 먼 산을 바라보는 시간, 멍하게 있는 시간을 통해서 불쑥불쑥 아이디어가 샘솟고 창의력이 발휘되는 편이니까.

 

 

규슈올레 탐방에서는 규슈의 최북단에 위치한 후쿠오카현의 무나카타·오시마 코스가 매력적이다. 윤동주가 갇혔던 형무소가 있던 지역이 후쿠오카였기에 더욱 자세히 보게 된다.

김해와 무나카타의 역사적 인연과 지리적 특징들이 흡사하다는 설명, 가야의 철기 문화가 야요이 문화를 이룬 무나카타로 전해졌다는 이야기에 더욱 솔깃해진다.

 

작가를 읽다에서는 다나카 신야를 집중적으로 조명하고 있다. 어릴 때부터 닥치는 대로 책을 읽었던 그는 가와바타, 다니자키, 미시마 등의 글을 통해 소설을 쓰고 싶다는 동경을 가졌다고 한다. 일본에서 문학상을 많이 받은 작가이기에 그의 작품인 번데기』 『도모구이를 읽고 싶어진다. 번데기는 장수풍뎅이의 성장과정을 다룬 단편소설이기에 곤충을 대상으로 한 독특한 소설이다. 도모구이는 가학적 성적 취향을 가진 아버지의 피를 물려받은 아들이 자신도 아버지를 닮아 상대를 가학적으로 다루게 된다는 소설이다. 일본에서는 영화로도 나왔다는데…….

 

일본의 요괴문화는 일본의 요괴 소설을 접하면서 궁금했던 내용이다. 마성의 뱀부인 마나고의 초월적인 힘과 여성적인 매력과 위협적인 본성을 드러내는 이야기엔 구미호와 닮은 점도 있다. 일본의 요괴문화는 우리의 귀신 이야기와 달리 다양하고 친근하고 일상적인 것 같다. 요정과는 다르지만 깜찍하기도 하고 실수도 하는 귀신도 있고 무서운 귀신도 있으니까.

 

 

이외에도 스미다 강을 따라 고독한 문인들을 만나는 여정, 연재소설 인 아베 가즈시케의 <미스테리어스 세팅>, <오타쿠 서미트> 참관기, 덕수궁 돌담과 첫눈에 얽힌 이야기, 일본 신작 소개, 일본 문화 가이드, 일본 문학 출판 동향 등 호기심 가득히 보게 된다.

 

! 유쾌한 이라는 뜻을 가진 말로 문화{분카)’라는 일본어 음독에서 발음을 차용해서 만든 이름이라고 한다. 최신 일본 문화를 볼 수 있는 가장 따끈한 잡지가 아닐까? 그것도 한굴로 말이다. 정치적으로는 먼 나라지만 문학적으로는 가까운 일본이기에 신선한 잡지다. 문학 중심의 최신 일본 문화 잡지를 유쾌하게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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