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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치유력 셰익스피어 인문학 - 셰익스피어, 삶의 무대에서 치유의 깃발을 올리다
최용훈 지음 / 페르소나 / 2015년 4월
평점 :
절판
[셰익스피어 인문학]상상력의 원천, 셰익스피어의 작품에서 만나는 삶의 주제들!
영국인들은 인도를 잃는 한이 있더라도 셰익스피어를 잃고 싶진 않다고 한다. 이 말에서 영국인들의 셰익스피어에 대한 자부심이 얼마나 큰 지 알 수 있을 정도다. 세계 최고의 시인이자 극작가로 셰익스피어를 따를 자가 있을까? 아직도 그의 작품이 연극이나 영화로 제작되는 것을 보면 그의 작품엔 시대를 초월한 매력이 있지 않을까?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섭렵하고 싶던 찰나에 셰익스피어의 작품에 대한 전반적인 리뷰를 담은 책을 만났다.

셰익스피어 인문학!
책 속에는 비극 6편과 희극 14편 등 모두 20편의 셰익스피어 작품에 대한 시놉시스와 리뷰, 쿼테이션 등이 들어 있다.
먼저 끌렸던 작품은 예전에 EBS와 비디오에서 영화로 만났던 『헛소동』이다. 『헛소동』은 젊은 남녀 간의 사랑과 악담으로 인해 일어나는 오해와 상처를 다룬 청춘 로맨스다.
아름답지만 수줍음을 타는 헤로와 멋진 클라우디오는 첫 눈에 사랑을 느낀 사이다. 반면에 발랄하고 자유분방한 베아트리체와 자존심 강한 베네딕트는 처음부터 의견이 맞지 않아 티격태격하며 악담까지 퍼붓는 사이다.
한숨짓지 마세요, 아가씨, 한숨짓지 마세요.
남자들은 언제나 사기꾼들;
한 발은 바다에 담그고, 다른 한 발은 땅에 딛고 있지요.
어느 것도 영원하지 않답니다.(163쪽)
한편, 아라곤의 왕자 돈 페드로는 서로 싸우기만 하는 베아트리체와 베네디크를 서로 맺어주기 위해 계략을 꾸민다. 베네디크에게는 베아트리체가 그를 좋아하고 있다는 거짓 정보를 흘리고, 베아트리체에게는 베네디크가 그녀를 좋아하고 있다는 거짓 정보를 흘린다.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까? 상대가 자신을 좋아한다는 것만으로도 오해가 풀리고 마음이 끌리게 되면서 두 사람은 사랑을 하게 된다. 반면에 처음부터 사랑에 빠졌던 헤로와 클라우디오는 타인에 의해 위기를 맞게 된다. 돈 페드로의 이복동생인 악당 존이 헤로가 다른 남자를 만나는 것처럼 연극을 꾸민 바람에 헤로와 클라우디오는 서로 간에 오해가 쌓이고 서로를 비난하게 되고 결국 결혼식마저 엉망이 된다. 물론 두 사람은 나중에 서로의 오해를 풀게 되고 사랑도 회복한다.
오 헤로! 당신의 겉으로 드러난 아름다움의
절반만이라도 당신의 생각, 당신의 마음속으로
옮겨졌다면, 진정한 헤로 당신이 되었을 텐데!
하지만 이제 작별이요, 가장 추악하고 가장 아름다운 그대여, 안녕
순결한 부정함, 부정한 순결함.
당신 때문에 나는 모든 사랑의 문에 자물쇠를 걸어버리고,
눈꺼풀에는 의심의 발을 내리고,
모든 아름다움을 악의 상징으로 바꿔놓고 말았소.
아름다움은 더 이상 정숙한 것이 아닐 테니. (166쪽)
사람은 두 사람만의 신뢰만으로 지속될 수 있을까? 사랑은 남에게 휘둘리는 약한 면모가 있지 않은가? 서로가 신뢰하는 마음이 느슨해지는 틈을 타 타인의 계략이 일어난다면 사랑은 언제라도 헛소동을 일으킬 수 있다. 반대로 타인의 지략만으로도 사랑은 이뤄질 수 있지 않은가? 세상의 모든 사랑이 취약함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외부의 작은 바람에 휩쓸리다보면 사랑의 시작도 쉽지만 작은 사건으로도 사랑의 이별도 쉬움을 보여준다.
소문에 무너지는 사랑, 소문으로 인해 이어지는 사랑, 셰익스피어의 아름다운 문장과 멋진 비유, 사랑의 심리를 꿰뚫는 유쾌한 사랑의 헛소동이다. 영화가 인상적이기에 책으로도 읽고 싶다.
셰익스피어는 제목 짓는 솜씨도 탁월하다. 『한여름 밤의 꿈』, 『베니스의 상인』, 『자에는 자로』, 『헛소동』, 『뜻대로 하세요』, 『끝이 좋으면 다 좋아』, 『말괄량이 길들이기』 등 한눈에 들어오고 기억되는 제목들이다.
저자는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통해 인간의 삶에 대한 인문학적 주제를 제시한다.
『햄릿』을 통해 모성과 여성성을, 『맥베드』를 통해 탐욕과 번민을, 『리어왕』을 통해 자만 뒤의 몰락과 깨달음을, 『오델로』를 통해 배신과 어리석은 사랑을, 『로미오와 줄리엣』을 통해 사랑과 죽음을, 『아테네의 타이몬』을 통해 황금에 배신당한 저주 받은 영혼을 주제로 인생을 이야기한다.
이외에도 『한여름 밤의 꿈』, 『베니스의 상인』, 『자에는 자로』, 『페리클레스』, 『폭풍우』, 『겨울이야기』, 『헛소동』, 『뜻대로 하세요』, 『베로나의 두 신사』, 『심벌린』, 『끝이 좋으면 다 좋아』, 『말괄량이 길들이기』, 『실수연발』, 『십이야』 등을 통해 사랑과 배신, 복수와 용서, 사랑의 성취 과정, 정의와 관용에 대한 이야기도 나눈다.

37편의 희곡을 남긴 셰익스피어는 사랑꾼일까? 그의 작품 속에는 사랑에 대한 묘사와 감정 표현, 공감가는 비유들이 가득하다. 더구나 다양한 인간 군상들, 온갖 사랑의 모습들, 인류의 보편적인 감정, 전 시대를 아우르는 가치 등 삶에 대한 통찰이 담겨 있다. 셰익스피어의 인간 본성과 감정에 대한 관찰과 통찰의 깊이를 알게 된 책이다. 인간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어떻게 사랑을 해야 하는가? 권력 본성과 욕망 본능을 어떻게 다스려야 하는가? 등 삶에 대한 전반적인 주제를 다루는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모두 읽고 싶어진다. 일부이지만 셰익스피어의 문장을 만나서 반가운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