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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으로 읽는 인문학 클래식 - 당당하게 살기 위한 최소한의 지식
이현성 지음 / 스타북스 / 2015년 4월
평점 :
품절
[교양으로 읽는 인문학 클래식/이현성]인문학의 박물관, 동양고전의 진수를 맛보다.
제목만 보고는 서양고전인 줄 알았다. 표지를 보고서야 동양고전 스페셜인 줄 알았다. 예전엔 서양고전에 끌렸지만 지금은 서양고전보다 동양고전에 더 끌린다. 갈수록 동양고전이 더 끌리는 이유엔 아시아 대륙에 살고 있다는 지역적 관계도 있지만 나의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익혔던 지식이라는 점, 3,000 의 세월에도 빛바램 없이 더욱 반짝이는 선현들의 지혜의 보고 같아서다.
중국 고전은 크게 천하를 다스리는 지혜인 경세제민(經世濟民)과 인간관계의 지혜인 응대사령(應對辭令)을 다루며 지도자를 위한 학문이라고 한다.
당 태종 이세민이 ‘정관의 치’를 이뤄 평화의 시대를 만든 정치의 비결이 담긴 『정관정요』가 끌린다. 당나라의 역사가 오긍이 저술한 『정관정요』는 당 태종과 명신들과의 정치 문답집이다. 당 태종은 끊임없이 유능한 인재 등용에 힘쓰며 자신을 보좌하는 뛰어난 신하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 정치를 함으로써 평화롭고 안정적으로 나라를 다스렸다. 그렇게 인재를 모아 당나라 300년의 기초를 세웠다.
『정관정요』에 담긴 수성시대의 제왕학을 정리해 보자.
현명하고 유능한 인재를 등용하고 그 인재들의 간언에 귀를 기울여라. 욕망을 절제하고 자신을 먼저 다스려 백성들의 모범이 되라. 나라가 평온할수록 긴장감을 늦추지 말고 위험에 대비하며 늘 초심을 유지하라. 인내심을 가지고 자신을 철저하게 관리하라. 평생을 일관되고 겸허하게 행동하고 신중하게 말하라.
책에선 정관정요의 명언도 정리되어 있다.
일을 일으키기는 쉽고 그것을 보존하기는 어렵다. 편안할 때는 위태로운 때를 생각해야 한다. 군주는 배이고 백성은 물이다. 큰일은 모두 작은 일에서 비롯된다. 나라를 다스리는 일은 나무를 심는 일과 같다. 상을 내릴 때는 사적인 감정을 개입시켜서는 안 된다. 깊은 숲에는 새가 날고 넓은 물에는 물고기가 산다. (37쪽)
인간 불신의 관점에서 지도자가 갖추어야 할 자세를 밝힌 『한비자』엔 法, 術, 勢가 주축이 되어 있다. 법가 이론을 집대성한 한비의 인간 불신의 지도철학을 보자.
묵묵히 위엄을 지키고 신하들이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부하의 능력을 끌어내라. 상과 벌을 적절히 활용한 術로 부하를 통솔하라. 윗사람의 노여움을 사지 말고 원만하게 자신의 의견을 말하라.
한비자의 명언을 보자.
이웃나라 성인은 적국의 우환이 된다. 일은 은밀히 해야 성공하며, 말이 누설되면 실패한다. 군주의 역린에 닿지 않도록 설득하는 것이 최상의 설득이다. 아무리 높고 튼튼한 제방도 개미구멍 때문에 무너진다. 먼 데 있는 불은 가까운 곳에 난 불을 끄지 못한다. (56쪽)
전국시대에 활약했던 이들의 권모술수를 정리한 책이라는 『전국책』에는 상대의 의표를 찌르는 설득법, 인간관계 원만하게 하는 법, 부하의 사기를 돋우는 법 등이 들어 있다.
예리하게 인간을 통찰하고 분석한 전형적인 인간학 『제갈량집』, 승부에 관한 행동법칙 『손자』, 싸움의 전략과 위정자의 실전 기술서 『오자』, 용병에 대한 병법서 『육도삼략』, 중국 병법서의 지혜의 정수 『삼십육계』, 지도자의 필독서인 역사문학서 『사기』, 천하통일의 역사를 가르치는 『삼국지』, 역사에서 얻은 삶의 지혜인 『십팔사략』, 설득과 논리의 리더십 『관자』, 지도자의 마음가짐을 다룬 『삼사충고』, 난세를 살아갈 가정교육의 지침서 『안씨가훈』 등 15권의 고전에서 뽑은 지혜와 삶의 통찰에서 오늘도 깨치게 된다.
책에선 『정관정요』 『한비자』 『전국책』 『제갈량집』을 통해 정치와 외교를, 『손자』 『오자』 『육도삼략』 『삼십육계』를 통해 병법과 지도자에 대한 지혜를, 『좌전』 『사기』 『삼국지』 『십팔사략』을 통해 역사서에서 얻은 가치를, 『관자』 『삼사충고』 『안씨가훈』을 통해 처세와 방법론을 전하고 있다.
죽기 전에 알아야 할 것이 어디 한둘일까 마는 죽기 전에 익히고 싶은 게 서양고전이고 동양고전이다. 고전을 원서로 읽을 수 있다면 더욱 전율이 이는 순간이겠지만 번역본으로도 삶의 깨달음을 충분히 음미하며 익힐 수 있으리라. 고전을 전문으로 모두 볼 수 있다면 더욱 생생한 지혜를 얻겠지만 압축하고 진수만 뽑은 책이어도 삶의 지혜를 터득할 수 있으리라.
교양으로 읽는 인문학 클래식!
책 속에는 중국 고전 15권이 담겨 있기에 마치 잘 차린 뷔페를 접한 느낌이다. 원하는 대로, 눈길 가는 대로 읽을 수 있어서 골라 읽는 재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