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옛상인의 지혜 인간사랑 중국사 5
리샤오 지음, 이기흥 옮김 / 인간사랑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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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옛 상인의 지혜/인간사랑] 사마천의 사기속에 나타난 상인들의 상도를 찾아서

 

상인(商人)은 물건을 사고파는 이윤을 탐하는 사람이다. 욕심이 욕심을 낳는 걸까? 불량품을 만들어 정품처럼 속여 파는 상인, 상한 식재료로 만든 음식을 파는 상인, 돈만 받고 물건을 떼어 먹는 상인에 대한 이야기들을 듣고 있으면 세상의 모든 상인들은 못 믿을 존재인가? ‘라는 생각이 든다. 정직한 상인들만 있어도 세상은 좀 더 살 만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인류의 역사에서 자급자족의 시대, 물물교환의 시대를 지나면서 필요했던 이들이 상인이었다. 먼 거리에 있는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일, 남아도는 물품과 필요한 물품의 수요와 공급을 해결하는 일 등 역사적 필연에서 등장하게 된 존재가 상인이었다. 사실 세상엔 선인이 있으면 악인도 있는 법이다. 선량한 상인이 있으면 악덕한 상인도 있는 법이다. 역사 속 상인들의 모습은 어떠했을까?

 

 

 

 

사마천의 사기속의 화식열전이나 평준서는 경제 인물의 전기, 경제 지리, 경제 사상 등을 담고 있다. ‘부유함을 추구하는 것은 사람의 본성으로 학습을 하지 않아도 이를 바라게 마련이다.(16)

 

사마천의 사기화식열전은 상공업에 종사한 전문가에 대한 기록이다. 52명의 인물 중 가장 앞에 있는 강자아(강태공)가 나온다. 강자아가 곧은 낚싯바늘을 사용한 이유, 그가 주문왕의 스승이 되어 정치를 하며 계책을 내놓아 주왕조 창건에 기여했고 제나라를 부강하게 한 소상인이었다는 이야기. 소금기가 많은 땅에서 바닷소금을 제조해서 판매한 전략, 여성들을 동원해 방직업과 유명한 자수인 노수를 시작하게 한 이야기에서 전략과 기술을 가진 상인 정신을 배우게 된다.

 

 

 

 

전설의 나라로만 알려졌던 상이 상인의 기원을 이뤘다니, 얼핏 들은 이야기를 자세하게 알게 되어 반갑다.

상인의 탄생은 중국 하조 후기에 출현했다고 한다. 은허와 갑골문의 주인공인 상()족 부락은 목축업이 발달했고 주변 부락과 가축이나 모피 등을 거래하는 일에 아주 능했다고 한다. 상족 부락의 수령이던 상토는 말을 훈련시켜 물품을 운반했고, 왕해라는 수령은 소를 길들여 달구지를 끌게 해 전국 각지로 장사를 다녔다고 한다. 이후 소를 길들여 농업에 이용하게 된 것도 왕해의 공적이라고 한다. 상의 탕왕은 하조와 무역전쟁을 벌이기도 했다. 상에서는 조상 대대로 내려온 전통이 장사였기에 장사에 대한 기술이 남달랐던 상이다. 이런 상술이 중국인들의 유전자에 내재한 것은 아닐까? 화교상들이 세계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것을 보면 말이다.

사마천의 사기속에 나오는 이야기들이 소상공인에서 인재를 보는 재상으로 거듭난 관중과 포숙아의 우정과 상인 정신도 흥미롭고, ‘붕우(朋友)’라는 남탐의 본뜻이 장사와 관계가 있다니 놀랍다. 갑골문의 () ‘은 바닷가 조개껍데기를 하나로 꿴 상형문자다. 조개를 돈으로 사용했던 시절엔 바닷조개 5개를 한 꿰미로 만들었고, 두 꿰미를 양쪽에 매달아 10개를 이루면 이었다고 한다. 상나라 때는 화폐의 수량을 단위로 계산했다고 한다. 금문(金文)에서의 상()은 한 사람이 붕을 메고 나아가서 장사하는 모습이라고 한다. 갑골문에서 () ‘는 한사람의 왼손이 다른 사람의 오른손을 잡고 있는 모습인데, 이것은 물건의 교환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한다. 결국 붕우는 장사와 관련된 말로 가진 것으로써 없는 것을 바꾼다.‘는 뜻이라고 한다. 그러니 친구(붕우)란 서로 믿고 거래할 수 있는 인간관계여야 한다는 말이다. 서로에게 도움을 주는 관계라는 말이다.

 

 

 

 

책 속에는 역사상 가장 정통적인 유상 자공, 사회적 책임감이 강했던 상성 범려, 상업의 창시자인 백규, 여성 기업가 과부청, 선곡 임씨, 모험적인 무염씨, 사람을 골라 쓰는 대 능했던 도한, 되파는 방법으로 부를 이룩한 아지나, 한무제 때의 나라를 사랑하는 상인의 전형인 복식과 균수와 평준으로 전국 시장을 통제한 상홍양 등의 상술과 상도덕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사마천의 사기화식열전을 통해 옛 상인들의 지혜, 집안과 나라를 다스리는 지혜, 상술과 상도덕에 대한 것을 배울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중국 옛 상인의 지혜

이 책은 중국 CCTV10 ‘백가강단강연내용을 정리한 책이다. 사람을 감동시키는 상도, 현대인들을 위한 성공과 부의 지혜를 담은 옛 중국 상인들의 이야기다. 저자인 중국정법대학 리샤오 교수는 짝퉁의 오명을 갖고 있는 중국의 불량 먹거리 제조를 한탄하며 옛 상인들의 지혜를 배우자고 외친다.

 

 

 

 

지금 중국에서는 버려야 할 폐식용유가 돼지에게 갔다가 돼지조차 거부하는 지방이 되어 저질 식용유 업자에게 간다고 한다. 저질 식용유 업자들은 그런 식용유를 탈색과 화학물 첨가로 다시 식용유가 되고, 우유나 분유의 경우엔 더욱 심하다. 우유나 분유의 성분인 단백질 양을 늘리기 위해 주입된 멜라민 우유를 만들어 낸다. 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곰팡이로 변질된 쌀을 표피 제거, 표백, 광택내기, 파라핀주입 등의 과정을 거쳐 다시 쌀 제품으로 포장한다.

중국에서 유독 눈속임과 사기가 팽배한 이유는 무엇인가? 저자는 역사를 들춰보면 남을 속여 이윤을 취득하는 것은 동서양의 오랜 괸행이었다고 한다. 자본주의가 발달할수록 속임수나 사기를 근절하기 위한 법과 제도 등의 노력 덕분에 지금의 판매자들의 양심과 소비자들의 성숙이 이뤄졌다고 한다.

중국에서는 왜 소비자들의 성숙, 판매자들의 양심을 기대하긴 어려운가? 저자는 중국의 아직 성숙하지 못한 소비자, 경영자의 도덕 수준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자기에게 배우기, 타인에게 배우기, 옛사람에게서 배우기를 내세운다. 사마천의 사기속에서 상인의 역사, 상도를 일깨운다.

 

어디 중국만 그럴까? 중국이든 한국이든, 전세계에서 상도가 살아났으면 좋겠고, 정직한 상인만 존재하는 세상이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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