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과 세바스찬
니콜라 바니에 지음, 양영란 옮김 / 밝은세상 / 2015년 5월
평점 :
절판


[벨과 세바스찬/니콜라 바니에/밝은세상]양치기 소년과 떠돌이 개의 우정과 용기~

 

공감은 인간과 인간 관계의 전유물은 아닐 것이다. 인간과 동물 사이에도 공감을 나누고 우정을 나눈다는 이야기가 있으니 말이다. 말 못하는 동물과 인간이 서로 공감하는 이야기는 언제나 따뜻하다. 특히 개와 인간이 서로 공감하고 우정을 나누는 이야기에선 신뢰의 순수함이 느껴진다. 사심 없이 받아들이고 서로를 믿고 배려 한다면 개든, 동물이든 인간과의 우정이나 의리가 가능하지 않을까. 1960년대 프랑스 국민드라마였던 TV드라마 벨과 세바스찬을 새롭게 리메이크 한 소설을 읽으며 그런 생각이 든다. 개와 인간도 서로 믿고 배려한다면 친구 이상의 공감을 나누지 않을까.

 

 

소설의 배경은 나치가 유럽을 점령한 시절의 프랑스와 스위스 국경 지대다. 알프스 산자락에서 할아버지 세자르, 누나 앙젤리나와 함께 사는 세바스찬은 이제 여덟 살의 어린 양치기다. 세바스찬은 학교를 다니지 않기에 친구가 없이 늘 외롭게 알프스 자락을 놀이터 삼아 뛰어다닌다. 그러다 떠돌이 개 베트를 만나게 된다.

 

떠돌이개 베트는 마을 사람들이 양을 잡아 먹은 범인으로 여기고 잡으려던 개다. 하지만 세바스찬은 베트를 만날수록 양을 잡아먹은 범인이 아님을 확신하게 된다. 그리고 베트가 양을 잡아 먹은 범인이 아님을 밝히기 위해 베트와 더욱 가깝게 지낸다.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소년 세바스찬이 인간을 두려워하는 베트와 친하기 위해 조금씩 다가간 방법이다. 아이들에겐 친구를 사귀는 본능이 내재하는 걸까. 세바스찬은 베트와 친구가 되기 위해, 베트가 출물하는 곳에 가서 베트를 기다리거나 치즈나 빵 조각 등 먹을 것을 주고 오거나 자기 손수건을 놓고 오기도 한다. 심지어 친구가 되고 싶다고 말하기도 한다. 이런 세바스찬의 노력이 통한 걸까. 베트는 세바스찬 가까이 오게 되면서 서로 우정의 냄새를 교환한 뒤 그렇게 알프스 친구가 되어 간다. 세바스찬은 베트와 함께 낚시도 하고 수영도 하던 중 베트가 흰 털을 가진 암캐임을 알게 되면서 이라고 부르게 된다. 늑대들이 양 우리를 공격한 날, 벨은 양치기 개의 본능을 살려 양을 지키기 위해 늑대들과 혈투를 벌이면서 할아버지의 인정도 받게 된다.

 

한편, 마을엔 독일 군이 점령한 상황에서 젊은 의사 기욤은 유대인을 숨겨주거나 스위스로의 도망을 돕고 있다. 누나 앙젤리나도 비밀스럽게 기욤을 돕는다. 물론 벨과 세바스찬도 유대인 도망자를 돕게 되고......

 

독일군 중위의 반전이 스릴 있다. 엄마가 계신 스위스를 아메리카라고 듣고 자란 세바스찬의 스위스 행은 위험해서 아슬아슬하다. 게다가 독일군의 추격에 긴박감마저 느끼게 된다. 벨과 함께 눈덮인 알프스를 안내하며 유대인 도망자를 돕는 모습에선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이 생각나기도 하고......

 

 

떠돌이 개와 외로운 소년의 우정을 보며 종의 한계를 초월한 신뢰와 사랑의 승리를 느끼게 된다. 벨의 무죄를 입증하는 과정이나 위험스런 상황에서도 자유를 찾으려는 유대인들을 안내하는 모습에선 대단한 용기를 배우게 된다. 양치기 소년과 떠돌이 개의 깊은 우정과 용기에 가슴이 따뜻해지고 뭉클해진다. 소설을 영화로 옮겼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이미 2014년 영화 벨과 세바스찬으로 나왔다고 한다. 이웃한 영화관에서는 예고편조차 본 적이 없다. 감동적인 영화를 놓쳐서 무척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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