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 철학 그리고 세계
홍병선 지음 / 어문학사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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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철학 그리고 세계/홍병선/어문학사]삶의 가치와 방향에 대해 따지기..

 

 

단편적인 지식 흡수에 가까운 한국 교육 현실에서 지혜의 보고라는 인문학 교육의 필요성은 어느 정도일까. 인문학이 인간다운 삶에 대한 가치와 방향에 대한 지침인 줄을 알고 있지만, 현실에 급급한 한국에서 인문학 교육은 실용 교육에 밀리고 있다. 힌국 교육, 이대로 괜찮은 걸까. 인문교육의 힘은 어느 정도이기에 인문 고전을 읽으라는 걸까.

 

 

인문 고전은 인류 역사를 새로 쓴 진정한 천재들이 자신의 모든 정수를 담아 놓은 지식의 보고인 셈이다. 현재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석학 중에 철학이나 역사를 외면하고 자신의 연구 분야에만 매달리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 이유는 새로운 원리를 발견하거나 창조하는 근간이 인문학에 기반을 둔 융합적 사고에서 비롯된다는 점, 즉 자연가학에서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는 자연과학에서 주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21)

 

중앙대학교 교양학부 홍병선 교수는 삶의 근본적인 변화를 원한다면 인문고전에 바탕을 두라고 한다. 사물의 본질을 꿰뚫는 통찰력과 지혜, 아이디어는 인문 고전에 기반 하기 때문이다. 인문학은 인간 자신에 대한 이해, 역사적 통찰, 자기계발의 지혜 등을 아우르는 삶의 지혜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역사적으로 인문 고전을 중시했던 나라들이 번영을 누렸음을 본다면 긴 말이 필요 없지 않을까. 고대 그리스의 아테네와 스파르타도 철학과 변론 교육을 중시했다. 고대 중국도 고전 공부를 중시했고, 조선 문화를 꽃피운 세종대왕은 자치통감을 대량으로 인쇄해 전국에 배포하라는 명령을 내렸다고 한다. 미개한 섬나라로 치부되던 일본이 근대화에 성공하고 선진국 대열로 오른 기반에도 인문학 교육이 있었다.

 

일본의 인문 교육은 거의 충격적인 내용이다. 일본 근대화의 아버지인 후쿠자와 유키치는 인문 고전 독서 사랑을 통해 메이지 유신의 사상적 토대를 쌓았다고 한다. 그가 고전 읽기를 강조하며 제자들을 키웠고, 국민들에게 서양 고전을 공급해서 인문 고전 독서 열풍을 일으켰다니. 그 열기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니.

심지어 1930년대 일본 중등 교육은 충격 그 자체다. 1고교 학생들은 3년 동안 매 주 열 시간 이상 외국어 수업을 받았다고 한다. 라틴어가 필수 공통 과목이었고 영어, 독어, 불어 중 두 과목이 선택 과목이었다. 그렇게 서양 고전 원전을 읽히기 위한 교육을 펼쳤고, 하루 한 권 이상의 인문 고전을 읽고 독서일기를 쓰는 전통을 이어갔으며,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다니는 동안 4.000권 이상의 책을 읽고 독후감을 쓰게 했다니, 대단한 선각자다. 지금 일본인들의 독서 열풍의 바탕에 메이지 시대의 고전 열풍과 잇닿아 있다니, 국가가 나서서 인문 고전 독서 교육을 실시한 결과 수많은 인재를 아직까지 배출하고 있다니, 인문 고전 공부의 힘을 절절히 느끼게 된다.

 

4년 동안 100권의 인문학 교육과 토론만으로 뉴욕 월가에 인재를 배출했던 세인트존스 대학, ‘세계 고전 100을 읽도록 한 시카고 플랜으로 노벨상 수상자들을 배출하기 시작한 시카고 대학의 명성, 모두 인문학의 힘을 보여준 사례들이다.

 

주어진 것들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그 답변이 무엇인가에 대해 궁극적으로 탐구하는 학문이 바로 철학이다. (35)

 

인문학과 철학은 어떤 관계일까. 당연히 인문학은 철학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모든 인문학은 철학적 질문을 바탕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의 사상과 이론에 의문을 갖고 따져 보거나, 인습과 전통에 대해 검토하고 비판하거나, 이미 이루어진 토대를 뒤집어서 탐구하는 것은 철학의 일이기 때문이다.

 

 

다분히 철학적인 질문들 속에서 인문학적 관계를 따져보는 사유들이다. 자유의지와 정의, 공정한 부의 분배를 위한 규범들, 행복에 대한 인문학적 통찰, 환경에 대한 반성 등에 대해 철학적으로 따져보는 책이다.

 

삶의 가치와 올바른 방향을 위해 생각하고 따져보는 일은 소중한 일이다. 나 스스로에 대한 반성과 질문에서 시작해 사회와 국가, 인간에 대한 모든 질문이 철학이기에 일상에서도 철학은 따로 떼어낼 수 없는 학문이다. 의심하고 궁극을 탐하는 자세는 학문의 길이기도 하지만 평생을 살면서 가져야 할 태도가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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