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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형 박사의 둔하게 삽시다
이시형 지음, 이영미 그림 / 한국경제신문 / 2015년 4월
평점 :
[이시형 박사의 둔하게 삽시다/한국경제신문]민감하게 분노하는 이들을 위한 행복 처방전...
한국에서 모르면 간첩인 사람들이 있다. 그 중에서 한 사람이 이시형 박사일 것이다. 책으로, TV로, 강연으로 많이 알려진 국민 의사니까. 정신과 전문의이자 뇌과학자, 힐리언스 선마을 촌장, 한국자연의학종합연구원 원장인 이시형 박사의 이야기엔 언제나 힘과 자신감이 넘친다. 해서 많은 사람들이 그의 말을 듣고 위로와 치유를 얻는 것 같다. 예전에 배짱으로 살자던 그가 어느 순간엔 느리게 살자 더니, 이젠 둔하게 살자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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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같이 LTE급 세상에 둔하게 살자니, 말이 되진 않지만, 오죽 하면 그런 말을 할까 싶기도 하다. 빠르게 살다 보면 겉으로는 남의 감정에 무신경해진다. 하지만 내적으로는 다친 상처가 잘 아물지 않는다. 과민한 세상, 과만증후군을 앓는 시대, 화가 만연한 세상, 분노조절에 실패하는 사회, 행복지수가 하위권인 나라에 살기에 둔감하려해도 민감해지는 건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화는 인간의 고등 감정이 상할 때, 즉 명예, 자존심, 배신감 등 정신적 위협을 당할 때 신피질의 전두분야에서 일어나는 고급 감정이다.(29쪽)
긴장 속에 사는 매일이기에, 분노조절을 못하고 화를 낼 때가 있다. 화는 내면 낼수록 커짐을 알기에, 화를 내는 순간 아차 싶을 때가 많다. 화를 내는 순간 증폭되는 이유는 뇌 속의 공격성 호르몬인 노르아드레날린의 증가와 활성화 때문이라고 한다. 화를 낼수록, 폭언을 할수록 강도가 세지고 제어하기 힘든 이유엔 화나 분노의 증폭하는 속성 때문이라고 한다. 화는 자신은 물론 남을 해치는 속성이 있기에 화를 다스리고 조절하는 능력이 필요할 것이다.
저자는 감정보다 앞선 감정기억 때문에 화가 일어난다고 한다. 화는 조건반사작용처럼 순간적으로 긴급하게 일어난다. 전두엽과 상의할 시간이 없는 편도체 순간적 반응이다. 뇌신경은 과민한 상태에 있을 때, 별 것 아닌 일에도 비상사태인 양 과민반응 한다. 과민증후군의 배경에는 부정적인 사고, 비합리적 사고가 깔려 있고 이런 사고가 편도체를 자극해 분노를 일으킨다. 결국 분노나 화는 이전에 저장된 감정기억이 일으키는 반응이다.
화를 통해 이성이 마비되는 경우는 인간다울 수 있는 최고의 정신 기능을 담당하는 전두 연합야의 작동에 문제를 가져온다. 매사에 부정적인 사람은 위험신호에 반응하는 편도체의 과열을 가져온다.
화나 분노를 일으키는 요소들을 보자. 무한경쟁의 시대이기에 열등감과 경쟁 강박증, 자존심 과잉, 불신, 불안증, 만성 분노 증후군, 완벽주의 외형과민형, 스트레스, 조급증 등이 과민반응을 불러온다.
저자가 말하는 분노조절방법을 보자.
목표지향적인 사회에 스트레스를 피하려면 감동으로 살아야 한다. 평상심을 유지하고 세로토닌이 샘솟는 삶을 살아야 한다. 애정의 눈으로 작은 즐거움을 누린다면 민감증후군에서 벗어날 것이다. 베풀고 나누고 경청하고 배려하고 생각하며 살아야 한다. 그러니 화가 날 때는 말을 해야겠지만 일단 심호흡 세 번을 하면서 열을 가라앉히라고 한다. 감정이 가라앉으면 차분히 이야기하는 것이다.
세상에 화를 내서 이득을 얻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상처에 민감하다면 둔해지는 것도 마음을 편하게 하는 한 방법일 것이다. 그러니 평상심이든, 평정심이든, 무신경이든, 둔해지는 것도 필요한 법이다. 물론 직업적으로 민감해야할 사람, 업무적으로 민감해야 할 순간은 생존의 문제가 걸려있기에 민감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필요할 땐 화를 내야하고 예민해야 할 순간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지나친 화 표출은 흉기가 되고 폭행으로 이어져 더 큰 화를 부르기도 화나 분노를 다스려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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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내 의지대로 될 수 있다면, 평정심을 갖고 화와 분노, 민감성 등을 조절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시형 박사의 민감해서 분노하는 이들에게 전하는 행복 처방전을 보니, 민감한 이들에게 전하고 싶은 책이다.
책을 읽으며 이런 생각이 든다. 한국에 공감 프로젝트 같은 프로그램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배려하고 공감하며 살면 분노할 일도 없을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