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받기 위해 태어나다 - 트라우마에서 벗어나 공감 능력을 회복한 아이들
브루스 D. 페리, 마이아 샬라비츠 지음, 황정하 옮김 / 민음인 / 2015년 4월
평점 :
절판


[사랑받기 위해 태어나다/민음인]트라우마에서 벗어나 공감능력을 회복한 아이들...

 

책 제목을 보면서 책 내용을 상상하는 일은 재미있다. 책 제목으로 때로는 책의 내용을 가장 잘 설명하는 말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저자가 주장하고 싶은 말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주인공이나 주된 물건 등 가장 특징적인 것이 제목이 되기도 한다.

  

사랑받기 위해 태어나다.

제목에서 느껴지듯 사랑을 받지 못한 아이들이 다시 사랑스런 존재로 자각하도록 돕는 이야기다. 심각한 트라우마에서 벗어나 공감 능력을 회복한 아이들의 이야기다.

 

공감의 뿌리창립자 메리 고든의 이야기가 인상적이다. 그녀의 어린 시절 가정의 모습을 통해 어릴 때부터 누구나 인간 존엄성이 있음을 배운다면, 타인의 아픔과 괴로움을 함께 하는 게 기쁨이자 즐거운 사회적 경험이 됨을 체험한다면 세상은 더 나은 세상이 됨을 보여주고 있다. 어릴 적 그녀의 집엔 감옥에서 막 출소한 남자들이 공짜 밥을 먹으러 오거나 미혼모들이 집에 머물며 안전하게 몸을 풀었다고 한다. 부모님은 이런 낯선 사람들을 데려왔고 모든 가족은 친절을 베풀었다고 한다. 가족들은 식사 시간에도 웃음이 끊이지 않는 화목한 분위기였고, 잡담이 아닌 문학·정책·종교·철학을 주제로 토론을 벌였다. 이런 식탁 토론과 부모님의 사회정의 실천은 아이들의 공감 능력과 가치관 형성에 도움을 주었을 것이다. 훗날 아버지는 캐나다 노동부 장관을 지냈고, 어머니는 예술가였고, 자녀들도 성공했다고 한다. 그중에서 메리는 유치원 교사가 되었고, 아기 관찰을 통한 공감의 뿌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학교 따돌림이나 학교 폭력 피해자 또는 가해자, 자폐증 아이 등에게 공감의 뿌리 프로젝트를 진행한 후 아이들이 친사회적 성격으로 달라졌다고 한다.

 

공감능력은 어릴 때부터 키워진다고 한다. 웃는 능력은 생후 4~6주 정도에 생긴다. 육아가 힘들어지는 시점에 보게 되는 아기의 웃음은 상대방의 감정에 호소해서 긍정적 반응을 이끌어 내는 데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아기들은 흉내 내기로 공감을 배운다. 부모의 모습을 따라 하기도 하고 자신을 따라하는 부모를 보며 즐거워한다고 한다. 부모가 영아기 때부터 아기에게 충분한 공감으로 키운다면 아기는 정서적, 신체적, 사회적으로 건강하게 자란다는 연구 결과를 본 적이 있기에 모두 공감하게 된다.

 

어릴 적부터 충분한 공감 능력을 익히면 정서적, 육체적 건강, 사회적 관계가 유지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례들, 뇌와 공감능력에 대한 뇌과학적 이야기, 공감에 필요한 요소, 다양한 장애와 상황을 극복하는 방법, 얼굴에 털모반이 있는 아이의 과도한 스트레스 반응에 엄마의 한결같은 눈맞춤이 아이의 공감 능력을 높이고 행동수정을 이끈 이야기, 영아기에 부모와의 애착 관계 형성이 박탈된 입양아의 공감 능력 이야기 등..... 모두 가슴을 울리고 감동을 주는 이야기다.

 

이 책은 시카코 노스웨스턴 정신 의학 교수이자, 아동 트라우마 아카데미의 선임 연구원인 브루스 D. 페리와 10대 문제아에 관심이 많은 저널리스트 마이아 샬라비츠가 전하는 공감 능력 확산을 외치는 메시지다. 이들은 다양한 실제 사례를 통해 사회 전체에 공감의 물결이 확산되어야 하는 이유를 제시한다. 공감은 사실상 신뢰, 이타심, 협동, 사랑, 관용과 같은 모든 사회적 가치의 근원이기에 범죄, 폭력, 전쟁, 인종 차별, 아동 학대, 불평등 등 사회문제들의 해결법이라는 것이다. 모든 문제들은 공감 능력 부족에서 벌어진 사태라는 것이다.

 

 

공감능력 부족은 다양한 사회문제와 정신적 문제의 원인이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다. 자폐증, 우울증, 반사회적 인격 장애, 정신 질환, 신경성 증상의 주요 원인에 공감 능력 부족이 기인한다니, 공감 능력의 중요성을 다시 새기게 된 책이다. 트라우마에서 벗어나 공감능력을 회복한 아이들의 이야기가 가슴을 울린다. 학교 따돌림이나 학교 폭력 피해자 또는 가해자, 자폐증 아이 등이 많은 한국의 교육 현장에서도 공감 프로그램을 진행하면 좋을 텐데......

상처를 주지 않는 사회를 원한다며, 받은 상처를 회복하는 사회를 원한다면 읽어야 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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