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꾼 우연 - 과학 속에 숨겨진 이야기
그레이엄 도널드 지음, 이형욱 옮김 / 글램북스 / 2015년 2월
평점 :
품절


[세상을 바꾼 우연/글램북스] 실수와 실패가 빚은 발견들, 반전이네.^^

 

실수인 줄 알았는데 대박의 발명품을 건진 이야기, 우연한 발견과 실수에 의해 뜻밖의 발명품을 만든 이야기는 언제 들어도 스릴 있다. 비록 과학 이야기지만 추리소설 같고, 발명이야기지만 미스터리 같기도 하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이야기이기에 스릴과 긴장감을 느낄 정도다.

 

 

너무나 알려진 이야기지만 읽을수록 신기한 이야기는 보톡스다.

소시지를 의미하는 라틴어 보툴루스에서 따온 보툴리누스균은 분명 독소다. 1817년 유스티누스 케르너가 삶은 소시지에서 기인하는 독소임을 알고 붙인 이름이다. 1895년 장례식장에서 말린 훈제 햄을 먹은 사람들이 동공이 풀리고 근육이 풀리면서 죽는 것을 보고 보툴리누스균 연구에 박차를 가하게 되었다. 1950년 베넌 브룩스는 보툴리누스균이 내는 독소를 원숭이에게 주입했고, 원숭이는 심한 경련을 일으켰다. 하지만 경련을 일으킨 원숭이에게 주사를 더 놓아 주자 원숭이의 경련이 감소됨을 알게 되었다. 이후 보툴리눔 주사(보톡스)가 주름을 펴는 묘약이 되었고 현재까지 인기를 끌고 있다. 독소에서 미용을 위한 아이템으로 처지가 바뀌다니, 반전에 반전을 주는 이야기다.

 

사무실이나 학교, 집 등 어디에서나 유용한 포스트잇도 우연의 산물이었다.

19683M회사의 스펜서 실버 박사는 새 접착물을 개발했다. 인쇄물의 페이지를 표시하는 데 쓸 수 있는 접착물인데 뗐다가 붙여도 책장이 찢기지 않고 잘 떨어지는 접착물이었다.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던 접착물이 다시 사용하게 된 건 6년 후 교회 성가대에서였다. 원하는 성가곡을 악보에 표시하려다가 실버가 접착물을 프라이가 기억해 낸 것이다. 프라이는 그 접착물을 발전시키고 만들었고, 자회사를 설득해서 포스트잇 판매를 하면서 인기를 누리게 되었다.

 

휴대전화기의 이야기에 <사운드 오브 뮤직>에 나온 트랩 대령의 이야기까지 있다니. 세상에 이런 일이. 헤디 라마는 1930년대의 요염한 여배우이자 막강한 무기거래상 만들의 부인이었다. 그녀는 남편의 사업 때문에 히틀러, 무솔리니, 유력한 사업 후보들과 잠자리를 해야 했을 정도로 남편의 들러리였다.

그녀는 사람들과의 대화를 통해 무기에 대한 정보를 얻던 중 화이트헤드 대뢰의 작동기제에 대한 상당한 지식을 얻게 되었다. 1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던 이탈리아 잠수함 함장인 트랩은 화이트헤드 가문에 장가들었는데 이 사람이 <사운드 오브 뮤작>에 나오는 조지 폰 트랩이다. 어쨌든 아내는 병으로 죽게 되고 트랩은 유럽을 떠나 미국을 가던 중 헤디 라마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변하는 주파수를 사용해 표적 함정의 무선 유도 시스템을 해결하게 되었다. 헤디 라마는 미국에서 가슴 성형을 위해 만난 캠프예술과 전위예술이 전문인 미국 음악가의 예술 작품을 통해 원조 휴대전화의 아이디어를 미국 육본부에 제안했지만 거절당했다. 헤디 라마의 특허 유효 기간이 지난 뒤, 미군은 스펙트럼 확산 통신이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특허를 냈고, 1982년엔 민간 통신회사들에 의해 휴대전화기를 대량 생산하게 되었다고 한다.

무역거래상의 아내, 함장, 전위예술가의 합작품이 시대를 너무 앞선 걸까. 라마는 자신의 아이디어로 휴대전화기가 만들어졌지만 특허의 이익을 전혀 보지 못했다니, 아이러니다.

 

 

책에서는 우연이 행운으로 바뀐 이야기, 실수가 대단한 발명이 되어 세상을 바꾼 이야기가 가득하다. 마약의 일종인 엑시터시는 1953년 미국 육군이 자백약을 개발하는 도중에 발명했고, 우주복은 헨리 8세가 말을 타지 않고 싸우는 기사 경연대회에서 입었던 갑옷을 본떠 만든 이야기도 있다. 24가지의 우연 속에 건진 뜻밖의 발명으로 세상을 구한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 실수 속에서 성공을 맛본다는 말이 괜한 말이 아님을 확인한 이야기들이다. 우연한 발견과 실수에서 뜻밖의 발명품을 만든 반전 이야기는 역시 스릴과 긴장감 제대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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