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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는 세계문학 이야기 - 10대가 묻고 18명의 문학가가 답하는 ㅣ 10대를 위한 문답수업 4
쑨허 지음, 나진희 옮김, 조규형 감수 / 글담출판 / 2015년 5월
평점 :
[살아있는 세계문학 이야기]헐^^ 18인의 세계문학가를 만나다니^^
세계문학 작품은 언제나 끌리는 책이다. 아름다운 문장과 내용이 주는 긴 여운은 언제나 감동과 삶에 대한 통찰을 선물하니까. 18인의 세계문학가를 만날 수 있다니, 헐~~ 반갑고 고마운 책이다.
18인의 세계문학가 모두 매력적이지만 처음에 나오는 소포클레스가 제일 인상적이다. 그리스 시대의 비극의 탄생과 발전과정, 공영, 공연장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데다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 왕》의 비극을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5/0506/pimg_7269711951200693.jpg)
소포클레스 선생님, 《오이디푸스 왕》의 비극은 숙명인가요?
주어진 운명도 자기하기 나름이 아닐까. 물론 운명을 바꾸기 어렵겠지만 용기를 갖고 적극적으로 뚫고 간다면 조금씩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다.
책에는 유나는 토끼굴 책방에서 소포클레스 선생님을 만나는 이야기로 시작한다. 천하의 소포클레스를 만난다면, 개인적으로도 영광인데......
고대 그리스 비극의 시작은 술의 신 디오니소스에게 제사를 올리는 축전 의식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원래 비극은 엄숙하고 숭고한 의미이기에, 영웅의 엄숙하고 숭고한 행위를 흉내 내면서 대중의 심리를 정화시키는 장치로 사용했다. 그렇게 비극은 신화 속 영웅의 행적을 찬양함으로써 대중을 교화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이후 비극은 정치투쟁의 도구로 전락하거나 인물평론, 현실 풍자의 도구로 이용되기도 했다. 비극 공연은 처음에는 주신에 대한 찬가에서 시작되지만 점차 비극 공연의 형태를 갖추게 된다. 극본과 무대 장치, 배우들, 디오니소스 극장까지 짓기에 이른다. 소크라테스를 만나기 전, 플라톤도 비극 작가를 준비했을 정도로 비극은 그리스에서 인기가 있었지.
그리스 3대 비극 작가인 소포클레스, 심리극의 창시자 에우리피데스, 비극의 아버지 아이스킬로스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 왕》의 비극적 운명을 이야기 한다. 오이디푸스 왕은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로 잘 알려진 왕이다.
테베의 라이오스 왕은 아들에게 죽임을 당한다는 신탁을 듣고 간난 아기의 발에 구멍을 뚫어 산에 버린다. 비정한 부모에게 버림받은 오이디푸스(통통 부은 발이라는 뜻)는 목동을 거쳐 이웃나라 코린토스의 국왕 폴리보스의 양자로 자란다. 나중에 자기 아버지를 죽일 거라는 신탁을 들은 오이디푸스는 이를 피하고자 진짜 아버지가 있는 테베로 간다. 테베로 가는 도중에 오이디푸스는 한 노인(라이오스 왕)과 시비가 붙게 되자 그 노인을 죽이고 만다. 테베를 지키던 괴물 스핑크스의 수수께끼마저 푼 오이디푸스는 괴물마저 죽이고 비어있던 테베의 왕이 되고 왕비를 차지한다. 자신의 친 아버지를 죽이고 자신의 친 어머니와 결혼해 아이까지 낳지만 오이디푸스는 그 모든 사실을 안 연후에 자기 눈을 스스로 뽑아 장님이 되고 세상을 떠돌게 된다.
무지에서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결혼한 오이디푸스의 운명은 비극 자체다.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 되는 슬픈 일이다. 만약 자신의 운명이 비극이라면 어떻게 비극적 운명을 피할 수 있을까. 말도 안 되는 비극의 주인공인 오이디푸스를 보며 자신의 눈을 해하면서까지 운명을 피하려고 하는 오이디푸스의 결단이 느껴져 더욱 안타깝다.. 운명을 헤쳐 나갈 용기와 결단만 있다면 , 신탁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면, 그런 비극적 위기에서 현명하게 처신하지 않았을까.
두 번째로 인상적인 이야기는 카프카의 《변신》이다.
카프카 선생님, 《변신》 속 현대인의 진짜 모습은 무엇인가요?
단편 소설인 《변신》 속 그레고르는 잠에서 깨어나자 황당한 자신을 보게 된다. 잠에서 깨었을 때 자신이 벌레로 변한 모습을 보고 식겁을 하게 된다. 하지만 평소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던 그레고르가 벌레로 변신하자 그의 가족들은 그레고르를 멀리하게 된다. 이후 그레고르는 가족에게 버림받고 죽음을 맞게 되지만 누구에게서도 애도를 받지 못한다. 일의 노예인 현대인의 모습, 소외되고 왜곡된 가족애를 비튼 현대인의 비극이다. 현대인의 진짜 모습은 밥벌레일까, 아니면 일 벌레일까. 그도 아니면 이용만 당하고 징그럽고 보기 싫은 끔찍한 인간벌레일까. 그레고르가 작가인 카프카의 투영이기도 해서 더욱 슬픈 소설이다.
가부장적인, 권위적인 아버지 밑에서의 성장을 그린 카프카의 《심판》, 소통의 부재와 사회의 부조리를 빗댄 《성》에 대한 설명도 흥미롭다.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5/0506/pimg_7269711951200694.jpg)
책에서는 유명한 세계문학가들이 즐비하다. 모두 반가운 작가, 다시 읽고 싶은 작품들이다.
소포클레스, 호메로스, 단테 알리기에리, 조반니 보카치오, 미켈 데 세르반테스, 윌리엄 세익스피어, 몰리에르, 장 자크 루소, 요한 볼프강 괴테, 조지 고든 바이런, 빅토르 위고, 오노레 드 발자크,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어니스트 밀러 헤밍웨이, 프란츠 카프카,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나쓰메 소세키, 라빈드라니트 타고르 등 18인의 세계문학가를 만날 수 있는 멋지고 알찬 책이다. 10대가 세계문학가를 직접 만난다는 설정이 코믹해서 술술 읽히는 책이다. 청소년을 위한 세계문학 길잡이, 책 속에 나온 모든 작품을 다시 읽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