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 - 고대 그리스에서 현대 중국까지
프랑수아 줄리앙 지음, 이근세 옮김 / 교유서가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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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프랑수아 줄리앙/교유서가]고대 그리스에서 현대 중국까지의 전략

 

고대 그리스와 춘추전국 시대의 차이는 무엇일까. 문화와 예술, 학문과 사상을 꽃피웠던 서양 대표 그리스와 동양 대표 중국의 차이는 무엇일까. 고대 그리스와 춘추전국 시대에서 출발해 현대 서양과 유럽의 전략을 비교하는 책이라니, 분명 흥미로운 주제다.

 

전략, 고대 그리스에서 현대 중국까지

제목을 보고 처음엔 전략이나 전술과 관련된 정치학이라고 생각했다. 책을 펼치는 순간 동서양 전략의 차이에 대한 철학적인 사유다. 100여 쪽의 책에 본문과 40여 쪽의 역자해설까지 실린 얇은 책이기에 쉽게 생각하며 펼쳤다가 쉽지 않은 이야기에 자꾸 되돌아보며 읽은 책이다.

 

중국은 서양문명과 동떨어진 문명이자 인도유럽어와 전혀 다른 언어를 쓰는 나라다.

프랑수아 줄리앙은 서양의 전략과 효율성 면에서 볼 때도, 중국은 서양의 관점과는 달라도 많이 다른 이색적인 나라라고 한다. 중국은 서양과 단절된 세계이면서도 오랫동안 체계적인 세계를 다스려온 유일한 세계라는 것이다.

 

처음 중국을 본 유럽인들은 유럽이라는 틀 바깥에 자생하는 꽉 찬 다른 세상을 보고 엄청 놀랐다고 한다. 이후 많은 학자들은 중국에 대한 연구를 했고, 파스칼, 몽테스키외, 라이프니츠 같은 학자들은 중국 인상을 제도와 통치조직, 기술의 탁월성이라고 보았다.

정신문명의 다른 가능성, 기준의 다른 가능성을 제시한 중국 문명은 14세기까지만 해도 많은 부문에서 유럽보다 빨랐다. 하지만 15~16세기 무렵부터는 유럽과 차이를 보이며 중국은 침체를 보였다. 그 원인은 중국이 현실에 안주한 반면에 유럽이 모델의 사유에 모든 힘을 쏟은 결과 생산성을 올렸고 과학과 기술의 발전 산업혁명을 일으켰다는 것이다. 더불어 수학이 언어로 사용된 유럽, 수학을 언어로 사용하지 않은 중국의 차이이기도 했다.

 

줄리앙은 효율성 측면에서 두 세계를 비교한다. 효율적인 전략으로 기하학적 모델을 추구했던 유럽 세계, 이상적인 모델을 현실 세계에서 구현하고자 한 노력들, 그럼 모델화로 물리학을 수학적으로 계량화했기에 효율성 모델은 산업혁명이라는 거대한 혁명을 이루게 도왔다.

 

그리스와 중국의 차이는 손자병법이라고 한다. 그리스나 서양엔 중국의 손자병법같은 책이 없다고 한다. 서양에서는 기하학을 바탕으로 한 군대의 배치 방법, 방향전환 방법 등을 다루고 있지만 손자병법은 상황에서 출발하고, 이미 개입하는 전략이다. 손자병법은 계획이 아니라 평가 즉, 상황 잠재력의 평가로 시작하기에 변수에 따라 끊임없이 다른 전략을 세울 것을 강조한다. 어떤 상황이든 최적의 유리한 조건을 찾아 변화하는 전략인 것이다.

책에서는 이론을 세워 모델화하고 실천하는 서양의 구조에서 효율성의 문제를 다룬다. 서양으로 하여금 효율성 모델에 대한 반성을 하게 하는 것은 중국이지만 중국 역시 문제를 내재하고 있음을 설명하고 있다. 변화 속에 최적의 기회를 찾는 중국과 최적의 모델을 정하고 그 실현에 가치를 두는 서양의 비교분석, 다분히 철학적 사유이기에 어렵지만 참신한 이야기들이다.

 

 

저자인 프랑수아 줄리앙는 프랑스의 철학자이자 파리7대학 교수다. 그는 20대부터 중국에서 공부를 했고 30년이 넘도록 서양철학과 중국철학을 비교하는 글을 써왔다고 한다. 단순히 중국학 연구가가 아닌 서양철학을 새롭게 보기위한 일환으로 중국을 소재로 삼는다고 한다. 이 책은 효율성에 대한 강연이라는 제목으로 경영자들에게 행한 강연을 모은 것이라고 한다.

 

이젠 중국을 빼놓고 생각할 수 없는 세계라는 의식이 전 지구적으로 팽배함을 느끼게 된다. 세계화는 곧 서구화라는 공식에서 벗어나 동양적인 장점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 고대 그리스와 춘추전국 시대에서 출발해 현대 서양과 유럽의 전략을 비교하는 사유를 보며 그런 생각이 든다. 올리뷰 이벤트로 받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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