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왕자 컬러링북 아름다운 고전 컬러링북 1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글, 최연순 옮김, 이호석 그림 / 북로그컴퍼니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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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왕자 컬러링북/북로그컴퍼니]생텍쥐페리 어린 왕자, 나만의 채색을^^

 

생텍쥐페리의 동화 <어린 왕자>는 암시 가득한 명문장들이 빛나는 명품 동화다. 이렇게 아름다운 고전을 컬러링북으로 만나다니!^^

동화도 읽고 나만의 어린 왕자로 컬러링 할 수 있는 책이다. 요즘 대세인 컬러링북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할까. 동화나 소설 속에 그려진 일러스트를 나만의 감각으로 채색할 수 있다니, 채색하는 내내 신나고 즐거운 순간들이었다.

 

 

어린 시절, <어린 왕자>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그림은 보아뱀이 먹이를 삼킨 그림이다. 통째로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이 모자처럼 보이는 그림이다. 더구나 투명한 보아뱀인 양 삼킨 코끼리까지 보여주는 그림은 정말 압권이었다. 비행기가 불시착한 사하라 사막에서 어린 왕자를 만나는 모습도 기억에 생생하다.

     

사막에 떨어진 조종사에게 양 한 마리를 그려달라며 다가온 어린 왕자.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도 이미 알고 있고, 그림 속 양이 병든 양인지, 뿔 달린 염소인지, 늙은 양인지도 훤하게 꿰뚫고 있다며 뭐든지 알고 있는 어린 왕자에게 결국 상자를 그릴 수밖에 없었던 장면도 기억에 남는다. 원하는 양이 상자 안에 있다니, 얼마나 기막힌 발상인가.

 

 

책 속의 그림은 환상적이고 감성적이지만 조금은 현대적이다. 코끼리를 삼킨 보아 구렁이, 세 그루의 바오바브나무가 자라는 작은 행성, 가시가 있는 꽃도 먹어치우는 양이 사는 행성, 소행행성 여행에서 만난 왕, 허영심 많은 남자, 점등원, 방대한 책을 쓰는 노학자의 모습 등......

  

사랑과 소유에 대한 여우와의 대화가 상징적이고 은유적이다. 소소한 일에 의미를 두고 유난스러울 정도로 감탄하며 경이로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어린 왕자의 한 마디가 철학적이기까지 하다.

 

 

-무언가를 알려면 그걸 길들여야 해. 사람들은 이해하는 데 시간을 들이지 않아. 그래서 아무 것도 알지 못해. (중략) 친구를 가지고 싶다면 나를 길들여줘.(100)

 

 

인간관계에서 길들인다는 건 관계를 맺는 것이지. 관계를 맺기 위해선 길들이는 노려과 정성의 시간이 필요한 게야. 꽃이 나를 길들이기 위해 들려주는 아침 인사도 들을 수 있어야 관계가 형성되는 거지. 어린 왕자와 장미처럼, 어린 왕자와 여우처럼 친구가 되려면 길들이는 시간이 필요한 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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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이 아름다운 건 어딘가에 우물을 감추고 있기 때문이야.

-맞아, 집이든, 별이든, 사막이든……그것을 아름답게 하는 것은 눈에 보이지 않아!(111)

 

자신이 하는 일이 무엇인지를 모르거나 어디로 가야할 지를 모르는 현대인들에게 어린 왕자가 들려주는 한 마디 한 마디가 정곡을 찌른다. 소소한 것에 감사를 하고, 작은 발견에도 감탄과 기쁨을 표현하는 어린 왕자의 한 마디가 던지는 울림은 몹시 깊다. 눈에 보이지 않으나 중요한 것들, 작고 작으나 빛나게 하는 것들, 가지고 있으나 감사하지 않은 것들이 얼마나 많은가

 

    

가시 네 개로 자신을 보호하는 그저 평범한 장미 하나, 겨우 무릎까지 오는 화산 세 개를 지닌 작은 행성에 사는 어린 왕자, 말을 걸어주는 꽃으로도 친구가 될 수 있는 아주 작은 어린 왕자의 행성, 여린 자신을 최선을 다해 보호하기 위해 생긴 장미꽃의 가시들, 가시가 있는 꽃도 먹어치우는 양, 가가각의 소행성 여행에서 만나는 왕, 지구에 도착해서 꽃과 여우와 만나는 이야기가 모두 명문장으로 빛난다.

생텍쥐페리는 실제로 비행기 조종사의 자격을 딴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비행기 조종사의 이야기를 어린 왕자에 담았다고 한다. 파리예술대학에서 15개월 간 했던 건축학 공부를 기반으로 동화에 직접 삽화를 그리기도 했다고 한다. 저자가 다재다능하면서 순수한 상상력을 지녔기에 순수한 영혼을 가진 어린 왕자를 그릴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에 나만의 채색을 하고 있으니, 마냥 즐겁고 행복하다. 컬러링북에 길들여지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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