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 생각 파랑새 그림책 118
최순애 글, 김동성 그림 / 파랑새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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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생각/최순애]일제강점기, 일본 헌병에 쫓기던 오빠를 기다리며 부른 노래라니!

 

모르고 불렀던 동요나 가곡의 사연을 접하면 느낌이 새로워지곤 했다.  ‘봄의 교향악이 울려퍼지는~ ’으로 시작하는 <동무생각>의 사연을 접했을 때도 그랬다. 이 책에 나오는 <오빠 생각>  역시 사연을 알고 나니, 가사의 의미가 새롭게 와 닿는다.

 

 

 

 

오빠 생각

 

뜸북뜸북 뜸북새

논에서 울고

뻐꾹뻐꾹 뻐꾹새

숲에서 울 때

우리 오빠 말 타고

서울 가시며

비단 구도 사 가지고

오신다더니

 

 

기럭기럭 기러기

북에서 오고

귀뚤귀뚤 귀뚜라미

슬피 울건만

서울 가신 오빠는

소식도 없고

나뭇잎만 우수수

떨어집니다. (책에서)

 

<오빠 생각>은 어릴 적 즐겨 부르던 동요다. 서정적인 가사에 오누이의 정이 느껴졌던 동요여서 자주 부르던 노래였다. 무심코 불렀던 동요 속에 사연이 담겨 있을 줄이야.

 

책에선 일제강점기의 풍경이 수채화로 그려져 있다.

논두렁에 살포시 내려앉은 뜸북새 그림, 말 타고 서울 가는 오빠를 동구 밖까지 배웅하는 모습, 나뭇가지에 걸터앉아 노래는 뻐꾹새, 오빠에게 가르침을 받는 정겨운 오누이 모습, 성 위에 올라 오빠가 오기만을 기다리는 모습 등이 잔잔하게 그려져 있다. 담담하게 그려져서 일까. 동요의 가사가 더욱 구슬프게 느껴진다.

 

사연을 모르고 불렀던 어린 마음에도 서울로 떠난 오빠를 하염없이 기다리는 여동생의 사랑스런 마음이 느껴졌던 동요다.

사연을 접하고 나니 일제강점기의 아픔이 오롯이 전해져 더욱 애틋하다.

 

 

 

 

작사가인 최순애 선생님은 우리나라 아동 문학가 1세대이며 <고향의 봄>의 이원수 선생님과 부부라고 한다. 일제강점기, 그녀의 오빠는 일본의 주요 감시 대상이었다고 한다. 늘 숨어 지내야 했던 문예 운동가였기에 오빠를 보기가 힘들었을 것이다. 기다려도 오지 않는 오빠, 보고 싶어도 올 수 없었던 오빠였기에 그녀의 마음은 더욱 애달팠으리라.

그녀는 그런 자신의 마음을 담아 오빠를 기다리는 여동생의 마음을 적었고, 나중에 작곡가 박태준 선생님에 의해 노래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일제강점기, 일본 헌병에 쫓기던 오빠를 기다리며 부른 노래라니!

동요에 담긴 사연을 알고 나니, 오빠를 그리는 마음이 더욱 애잔하게 느껴진다. 옛 풍경을 담은 수채화 그림이 그 시절을 연상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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