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 이빨 - 최신 원전 완역본 아르센 뤼팽 전집 10
모리스 르블랑 지음, 바른번역 옮김, 장경현.나혁진 감수 / 코너스톤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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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센 뤼팽/10. 호랑이 이빨] 불사조 같은 뤼팽에게 위기가....

 

작가보다 작품 속 인물이 더 유명하다면 이는 성공한 작품이라는 뜻일 게다. 작가 대신에 창조된 캐릭터가 실존 인물처럼 여겨진다면 이는 분명 대박이라는 의미일 것이다. 영국에서 작가 아서 코난 도일보다 그가 창조한 셜록 홈스가 저자로 기억될 정도인 것처럼, 프랑스에서 작가인 모리스 르블랑보다 그가 만든 가상 인물인 아르센 뤼팽이 실존 인물처럼 여겨진다는 건 작품이 대박을 쳤다는 말이다. 작가는 기억 못해도 작품 속 인물은 살아서 대대로 기억되는 아이러니라니. <아르센 뤼팽>시리즈는 프랑스가 자랑하는 모리스 르블랑의 작품이지만 이작도 르블랑보단 뤼팽이 익숙한 이름이다.

 

 

이젠 <아르센 뤼팽> 시리즈의 10번째 이야기다. 호랑이 이빨.

프랑스에서 태어나 귀화한 미국인인 코스모 모닝턴은 잘못 맞은 주사로 인해 급사한다. 많은 재산을 남기고 죽은 그를 두고 모닝턴의 친구인 돈 루이스 페레나는 타살이라고 주장한다. 관심을 끄는 건 모닝턴의 유산이 4억 프랑에 달하기에 과연 누가 유언을 받느냐는 것이다. 문제는 루셀 가의 유산 상속자들이 순위에 따라 줄줄이 죽임을 당하고 있고, 직계 후손 다음으로 유산을 받을 사람은 모로코 전투에서 알게 된 모닝턴의 친구 돈 루이스 페레나라는 것이다. 돈 루이스가 뤼팽이라는 소문이 떠돌면서 돈 루이스는 살인 누명까지 쓰게 된다.

 

유산 상속 1위인 포빌을 시작으로 루셀 가의 상속자들인 엘리자벳 루셀과 그 직계 후손, 아르망드 루셀과 그 직계 후손, 어머니의 자매와 사촌, 경찰, 포빌, 그의 아내, 친척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차례로 죽어 간다. 범죄의 단서는 상속자로서 죽임을 당한 베로 형사에게 남겨진 남긴 호랑이 이빨 자국, 갈색 반점 등 독살 흔적들이다, 범인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이전까지 살인을 하지 않았던 뤼팽이 진짜 살인을 저지른 걸까를 독자들에게 판단하는 재미도 선물하다니.

 

돈 루이스로 변신한 뤼팽, 터키석 목걸이에 있던 보석의 깨진 반쪽, 두 개의 사과에 새겨진 잇자국의 일치, 모로코 전쟁에서의 영웅적인 돈 루이스의 활약, 뤼팽에게 불리한 상황들, 결국 감옥에 가고 형 집행까지 받게 되는 등 불사조 같은 뤼팽의 활약이 돋보이는 이야기다. 권력욕과 물욕에 눈 먼 인간 본성을 주제로 마지막까지 반전에 반전, 연속적인 긴장감까지 제대로 선물하는 모리스 르블랑에게 감사의 인사까지 하게 되는 이야기다. 추리소설에 문학적 아름다움까지 입힌 모리스 르블랑의 재주를 볼 수 있기에 더욱 고마운 책이다.

 

 

비록 도둑이지만 왕족인데다 잘 생기고 매너 좋고 멋진 신사로 묘사되는 아르센 뤼팽, 부자들의 돈이나 재산을 훔치지만 때로는 나라를 위해 쓰기도 하는 뤼팽, 필요할 때마다 자유자재로 변신 가능하다는 점, 때로는 권력자나 부자들을 조롱하기에 대리만족을 선사한다는 점, 한 마디로 못하는 게 없고 안 되는 게 없는 뤼팽이기에 늘 매력적인 캐릭터다. 언제나 뤼팽은 체력 좋고, 인물 좋고, 매너 좋고, 머리도 뛰어나고, 센스도 있다. 어떤 위기 상황에서도 초인적 활약, 육체적 민첩함과 정신적 강인함, 상상력과 추리력, 담력과 두뇌 회전력까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는 모험담을 보여주는 뤼팽이기에 멋진 캐릭터다. 현실에서는 불가능하기에 더욱 끌리는 이야기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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