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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똥말 ㅣ 바우솔 작은 어린이 19
서석영 지음, 허구 그림 / 바우솔 / 2015년 1월
평점 :
[위대한 똥말] 평범해도 최선을 다하는 똥말에게 박수를!!
꿈이 생긴다는 건 좋은 일이다. 최선을 다한다는 것도 멋진 일이다. 1등은 아니어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것도 승리다. 남들 보기에 하찮은 꿈이라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분명 박수를 받을 일이다. 하지만 세상은 1등을 원한다. 모두가 1등일 수 없는데도 말이다. 모두가 같은 능력을 가지고 있지 않은데도 말이다. 각자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 박수를 쳐 줄 순 없을까. 꿈이 생겼다는 것만으로도, 최선을 다했다는 것만으로도 박수를 쳐 줄 순 없을까.
현수의 누나는 학교 회장에다 공부면 공부, 운동이면 운동 등 뭐든지 했다하면 최고인 똑부러지는 우등생이다. 반면에 현수는 공부든 운동이든 제대로 하는 게 없는데다, 키 작고 뚱뚱하고 게으르고 똥돼지라는 기분 나쁜 별명까지 달고 있다. 게다가 현수는 꿈도 없지만 자신의 문제에 대한 고민이 전혀 없던 아이였다. 그 사건이 생기기 전까진 말이다. 그러니까 그 똥말을 보기 전까진 말이다.
똥말을 알게 된 건 아빠와 함께 경마장에 있는 경마 공원에 가면서부터다. 다니던 외국 투자 회사가 망하면서, 아빠는 편의점을 열었다. 하지만 아빠는 갇힌 공간에서 폐쇄공포증을 얻었다. 그 갑갑증을 해결하기 위해 한 달에 한 번은 휴식을 취하러 경마장을 가게 된다. 아르바이트를 쓰고, 경마장에 가다니. 엄마는 아빠가 경마도박을 하는 줄 알고 걱정하기까지 했다.
아빠를 따라 경마장 옆 경마 공원에 간 날, 현수는 공짜로 말타기를 하면서 경마장을 가게 된다. 아빠가 늘 응원하는 경주마는 차밍걸이라는 똥말이었다.
경주마 차밍걸은 다른 경주마에 비해 크기도 작았지만, 우승을 한 번도 하지 못했기에 똥말이었다. 하지만 아빠는 비록 1,000원의 돈이지만, 포기 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똥말을 응원하고 싶었고 그런 똥말을 응원하면서 힘을 얻는다고 했다. 현수도 아빠와 함께 우승 확률이 낮지만 최선을 다하는 똥말을 응원하면서 멋지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하지만 성적이 좋지 않으면 경주마도 이른 은퇴를 하나보다. 똥말은 은퇴를 하게 되고, 그 소식을 들은 똥말 카페에서는 은퇴한 똥말을 다시 뛰게 해달라고 청원하게 되고……. 드디어 은퇴한 똥말이 경주마에서 승용마가 되어 장애물 넘는 승마 대회에 출전한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는데......
늘 최선을 다하지만 1등 할 능력을 애초에 갖지 못한 차밍걸에게 똥말은 운명 같은 것이었으리라. 우승 확률이 낮다는 건 퇴출을 의미했지만, 단 돈 1,000원으로 잘 달리는 말보다 열심히 뛰는 똥말에 응원하면서 아빠의 평범한 삶도 위로를 받고 싶었으리라. 한 달에 한 번, 적은 돈으로 똥말을 응원하면서 아빠의 지친 일상도 격려를 받고 싶었으리라. 그렇게 평범한 똥말에게서 동병상련, 동질감을 느끼며 아빠는 자신의 스트레스를 치유했으리라.
경마에 꽂힌 게 아니라 똥말에 꽂힌 아빠와 아들. 똥말을 응원하면서 달라진 아빠와 아들. 아빠는 부지런해지고 활기차 지고 친절하고 웃음이 넘치는 아빠로 변하고, 아들은 달리기를 시작하면서 미니 마라톤에 도전하게 된다. 미니 마라톤을 완주하면서 현수에겐 꿈이 생겼다. 훌륭한 경마 기수라는 꿈이.
평범한 사람과 닮은 똥말 스토리다. 늘 최선을 다하는 똥말이 경주마에서 은퇴하고 장애물을 넘는 승용마로 자신의 길을 찾는 이야기다. 누구나 열심히 살지만 1등은 늘 한 명 뿐인 게 현실이다. 1등을 못하는 대부분의 평범한 사람들이 좌절하지 않고 똥말처럼 열심히 살기를, 스스로를 격려하고 위로할 수 있기를 빈다. 평범한 나에게도 스스로 박수를 보낸다. 짝짝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