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아 우라 - 박삼중 스님이 쓰는 청년 안중근의 꿈
박삼중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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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레아 우라/박삼중]박삼중 스님이 쓴 안중근 의사의 동양 평화, 가슴 뭉클해!~

 

우리 역사에서 안중근이라는 인물이 살다 갔다는 것은 기적과 같은 일이다. 이토라는 인물을 죽였기 때문에 영웅이 아니다. (중략) 그가 우리에게 주는 키워드는 애국이 아니다. 그가 스스로 죽음을 택하면서까지 세상에 던진 메시지는 화합평화이다. (17)

 

 

32살의 나이에 동양 평화를 외치며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청년 안중근 의사의 이야기라서 읽고 싶었던 책이다. 올해(2015)가 안중근 의사 순국 105주년이기에 의미 있다고 생각했으니까. 더구나 재소자들의 아버지인 박삼중 스님이 당시 재소자였던 안중근 의사를 추적한 이야기라서 더욱 의미 있다고 생각했다. 안중근 의사에 빠져 30년을 연구했던 박삼중 스님의 열정만으로도 감동의 깊이는 다를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책을 읽을수록 느꼈던 감동의 깊이와 넓이는 재고 따질 수가 없는, 이루 헤아릴 수 없는 것이었다. 가슴을 뜨겁게 하는 감동의 늪이었으니까. 잘 몰랐던 박삼중 스님의 이야기를 알게 된 점도 좋았고, 잘 안다고 생각했던 안중근 의사의 이야기를 다시 읽는 것만으로도 좋았다.

 

먼저 나오는 박삼중 스님의 이야기부터 감동의 물결이었다.

서대문 형무소 담장 뒤에서 태어났기 때문일까. 아니면 유년기에 서대문형무소 정문 앞에서 놀면서 독립운동 했던 죄수들을 보았기 때문일까. 그도 아니면 독립자금을 비밀리에 대다가 잡혀간 아버지, 함께 고문당한 어머니, 결국 독립자금을 조달하다가 풍족한 재산을 날리고 가문이 풍지박산된 상황때문이었을까. 그런 환경 속에서 자랐기에 박삼중 스님이 재소자와 함께 하는 삶을 택한 것이나 안중근 의사와 함께 하는 길로 가게 된 것은 분명 운명이었을 것이다.

 

안중근 의사의 이야기는 언제 읽어도 존경과 감동, 감사가 절로 나오게 한다. 안중근 의사의 청년기는 을사조약으로 일본이 조선을 삼킨 상황이었고, 많은 애국지사들이 울분을 토하고 자결을 하던 상황이었다. 안중근 의사도 뜻을 세우고 만주로 갔다가 평소 한국에서 알고 지냈던 신부님을 만나면서 교육과 여론 조성, 민심 단합의 중요성을 느끼게 된다. 이후 한국에 돌아와 삼흥학교를 세우고 돈의학교를 인수하는 등 학교를 통해 계몽과 교육에 힘쓰게 된다.

 

정미7조약 이후 안 의사의 활동은 더욱 적극적이 된다. 직접적인 항일 투쟁을 위해 러시아의 엔치야로 가서 김두성, 이범윤과 함께 대한제국의 의병을 창설한다. 조선의 독립군의 정당한 투쟁을 세계에 알리고 싶었던 안중근은 두만강을 건너 일본의 수비대를 공격하기도 한다. 그러다가 일본군 포로들을 만국공법에 따라 풀어주었던 일본군 포로들에 의해 다시 공격당하기도 한다.

 

 

19091월은 항일 투쟁 결단의 정점이었을 것이다. 동지 열한 명을 모아 단지동맹을 만든 안 의사는 왼손 네 번째 손가락 첫 마다를 잘라 대한 독립이라는 혈서를 쓰고 대한의 독립에 대한 결의를 다짐한 것이다. 손가락의 아픔도, 혈서의 피비린내고 조국의 평화 독립 앞에서는 아무 것도 아니었던 것이다. 일본의 조선 침략이 부당함을 알리고자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할 계획을 세운 터에 이토가 러시아 대사를 만나기 위해 만주로 온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그리고 역사적인 그 날, 19091026일 하얼빈 역에서 권총으로 이토를 죽이는 데 성공한다. 어릴 적부터 화승총 연습을 했던 덕분일까. 안중근은 얼굴도 몰랐던 이토를 정확하게 사살하고 그 자리에서 크 소리로 코레아 우라(대한독립 만세)! 코레라 우라라고 외친다.

 

이토 히로부미는 우리 대한의 똑립적인 주권을 침탈한 원흉이며 동양 평화를 해친 자이므로 한국의 군인 자격으로 총살한 것이오. 안중근 개인의 자격으로 사살한 것이 아니란 말이요. (148)

 

안중근 의사가 재판정에서 내세운 이토의 죄목은 동양평화를 바탕에 둔 것이었다. 조선의 왕비인 명성 왕후를 시해한 죄, 5조약과 7조약을 강제로 체결한 죄, 무고한 한국인을 학살한 죄, 정권을 강제로 빼앗은 죄, 군대를 강제로 해산 시킨 죄, 이에 대항하는 조선 의병을 죽인 죄, 우리의 교과서를 불태우고 신문을 보지 못하게 한 죄, 교육을 방해한 죄, 조선의 광물과 자원, 토지까지 약탈한 죄, 동양평화를 깨뜨린 죄...... 이렇게 재판정에서도 그는 일본의 죄목을 조목조목 논리적으로 따진 것이다.

 

 

러시아 영토에서 일어난 일이지만 일본군에 의해 재판을 받고, 국제 여론이나 일본법으로도 사형죄에 해당하지 않았지만 안중근 의사는 결국 사형을 언도 받게 된다. 그리고 32세의 평화를 사랑하고 나라를 사랑했던 청년은 어머니가 직접 지어주신 수의를 입고 떳떳하게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공은 삼한을 덮고 이름은 만국에 떨치나니

살아서는 100년을 못 채워도 죽어 1000년을 살리라.

힘없는 나라는 죄인이요 강한 나라는 재상이로구나.

처지를 바꾸어놓고 보면 이토 히로부미 역시 죄인이리. -중국 혁명가 쑨원 (217)

 

책에서는 뤼순 감옥의 구리하라 형무소장과 지바 도시치 간수, 쓰다 가이준 스님과의 만남, 재판 과정들, 해외 반응들 등이 세세하게 적혀 있다.

 

2015326일은 안중근 의사(1879~1910)가 순국한 지 105주년 되는 날이다. 시기적으로 안중근 의사를 추모하는 마음으로 읽고 싶었던 책이다. 겪지 않았지만 치욕의 역사인 일제강점기를 어찌 모른 척 할 수 있을까. 내 조상들이 겪은 일이지 않은가. 그러니 억울하고 험한 시대를 살다간 안중근 의사의 이야기는 더욱 가슴에 새기고 싶었다. 그의 평화와 독립에 대한 열망과 노력이 오늘의 우리에게 힘과 용기를 주고 험난한 시대를 견딜 힘을 주기에.

 

 

이기적인 세상이기에 이타적인 사람을 보면 존경스러웠다. 나 하나도 건사하기 힘든 세상에서 남을 위하는 사람, 그것도 재소자를 위하는 사람을 보면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더구나 목숨 걸고 나라를 위하는 사람을 보면 그건 영웅이라고 생각했다. 파리 같은 목숨이지만 백세장수를 하고 싶어 하는 이기적인 나와는 달라도 많이 다른 사람들이었으니까.

 

지금의 한국과 아시아, 세계를 본다면 안중근 의사는 뭐라고 할까. 분단된 한반도, 여전히 강국의 힘이 지배하는 세상을 본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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